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1780~1867), 오시안의 꿈, 1813, 캔버스에 유채, 348×274cm, 몽토방 앵그르 미술관
마법과 신기한 사건들로 풍성한 해리 포터 이야기. 그 이야기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는 옛 유럽의 전설과 만나게 됩니다. 옛 유럽에는 용감한 기사들과 마법, 신기한 나라에 관한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장 도미니크 앵그르가 그린 ‘오시안의 꿈’도 그런 이야기를 담은 그림이지요. 그림 맨 아랫부분에 고개를 숙이고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한 남자가 전설의 주인공 오시안입니다. 그는 젊은 시절 얼굴이 돼지처럼 생긴 여인과 결혼했습니다. 아무도 결혼하고 싶어하지 않은 그 여인과 결혼한 것은, 결혼만 해주면 자신이 본래의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는 여인의 말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추녀의 말을 믿어준 그는 진정 용기 있는 남자였습니다. 그 용기에 대한 보상이랄까, 본래 모습으로 돌아온 아내와 오시안은 ‘티르나 느 오그’라는 젊은이의 땅으로 가 3백 년 동안 왕 노릇을 했습니다.
그렇게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젊음과 행복에 취해 있던 오시안은 문득 고향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절대 그 땅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아내의 충고를 마음에 새기고 고향에 간 오시안. 그러나 불행히도 말에서 미끄러져 떨어지고 맙니다. 그로 인해 타고 간 마법의 말은 그 자리에서 죽고 자신은 졸지에 눈먼 노인이 돼 버렸습니다.
그림 속의 오시안은 그렇게 노인의 모습으로 수금(하프)에 기대 잠이 들었습니다. 그의 꿈속에 나타난 왕국은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세상입니다. 그의 아들과 며느리, 눈의 왕 등 그가 아는 모든 이들이 얼음처럼 굳은 모습으로 그려져 있어 그 아득하고도 아련한 그리움을 실감하게 합니다.
혹시 우리가 간절히 원한다면 오늘밤 꿈속에서 오시안의 나라를 방문해볼 수 있을까요? 우리도 거기서 영원한 젊음을 누리며 수백 년 동안 왕 노릇을 할 수 있을까요? 왠지 자꾸만 가보고 싶습니다.
한 가지 더∼
해리 포터는 판타지 소설이라 불립니다. 판타지란 현실에 있지 않은 것, 현실로 나타나지 않은 것을 상상력의 힘으로 마치 하나의 현실인 것처럼 보여주는 것을 말합니다. 동화나 소설뿐 아니라 그림으로도 판타지의 세계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현실처럼 느껴지는 상상이기에 더욱 우리의 흥미를 자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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