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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아이와 함께 보는 명화 ①

위대한 철학자 기린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

2006. 03. 08

위대한 철학자 기린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

라파엘로(1483~1520), 아테네 학당, 1511, 프레스코, 579.5×823.5cm, 바티칸, 스탄차 델라 세냐투라


역사를 이끌어가는 것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정신입니다. 시대를 이끄는 정신은 무엇보다 학자와 예술가들에 의해 가장 아름답게 꽃피어납니다. 먼 옛날 고대 그리스에서도 그랬습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 그리스의 위대한 철학자들은 오늘날까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상을 남겼습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 라파엘로는 그들을 깊이 존경해 그들의 영광을 멋지게 드러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바티칸은 널리 알려져 있듯 기독교 세계의 중심이지요. 라파엘로는 그 바티칸 건물 안에 기독교인이 아닌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을 이처럼 영광스럽게 그려놓았습니다. 그만큼 존경스럽고 그만큼 대단하다는 뜻이었지요. 라파엘로는 그들의 명석한 두뇌와 냉철한 판단력, 학문에 대한 열정을 닮고 싶어했습니다.
그림의 주인공은 한가운데의 두 남자, 곧 붉은 옷을 입은 플라톤과 푸른 옷을 입은 아리스토텔레스입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물의 이치를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이성의 힘으로 세계의 진실을 밝히려고 한 사람들이지요. 오늘날에도 어떤 사람이 이성적이다 하면 그 사람은 매우 똑똑한 사람으로 취급됩니다. 물론 이 그림에 그려진 학자치고 똑똑하지 않은 사람은 하나도 없지요.
그런 그들 사이에서 우리가 특별히 주목해야 할 인물이 제논입니다. 평생 바르게 사는 법을 연구한 제논은 지금 그림 맨 왼쪽 끝에서 아이 하나를 안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제논은 소질의 조기 계발을 매우 중요시했다고 해요. 아이가 가진 능력을 일찍부터 계발하면 그 잠재력을 극대화해 크고 아름다운 성취를 이룰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 그림을 그린 라파엘로도 일찍 소질을 계발해 르네상스 최고의 화가가 됐지요.
여러분은 지금 어떤 소질을 계발하고 있나요?

한 가지 더∼
학당은 영어로 스쿨(school)입니다. 학교라는 뜻이지요. 하지만 이 그림에서는 어떤 특별한 학교를 지칭한 것이 아니라 그리스의 학자 전체를 일컫는 말입니다. 스쿨이라는 말을 이런 식으로 붙일 때 우리는 학파, 화파라고도 번역합니다. 학자들의 무리면 학파, 화가들의 무리면 화파가 되지요. 만약 특정한 시기 동안 경기도 수원에서 뛰어난 화가들이 많이 나오면 ‘수원 화파’라고 부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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