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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거침없는 섹스 토크

“부부간 의무방어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터넷 사이트 팍시러브 설문조사 결과 & 주부 4인의 채팅수다

정리·김명희 기자 / 사진ㆍ홍중식 기자

2006. 02. 08

성을 테마로 한 인터넷 사이트 ‘팍시러브’에서 최근 부부간의 의무적인 섹스, 일명 ‘의무방어전’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여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조사에 참가한 주부 4인이 부부간 의무방어전에 관해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부부간 의무방어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섹스는 원만한 부부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아주 중요한 요소다. 때문에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경우에도 상대방을 배려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섹스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복싱 선수가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경기를 치르는 것에 빗대 ‘의무방어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성을 위한 인터넷 사이트 팍시러브(www.foxylove.net)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남녀들은 부부간 의무방어의 필요성에 절대적으로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343명 중의 85%(290명)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의무방어를 해준다’고 답한 반면 ‘절대 안 한다’는 대답은 6%(21명)에 불과했다.
팍시러브 이연희 대표(32)는 “부부간에 섹스를 얼마나 자주 해야 하는가에 관한 정답은 없지만 섹스를 자주 하는 부부가 그렇지 않은 부부에 비해 친밀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육체적으로 피로한데도 굳이 의무방어전을 치르는 것은 오히려 섹스에 대한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그것이 반복되면 서로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설문조사에 참가한 팍시러브 회원 4명이 인터넷상에서 ‘의무방어’에 관해 거침없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참석자(아이디명 표기)
효경맘 : : 34세로 결혼 4년 차 맞벌이 주부. 본인이 원하지 않는 섹스는 딱 잘라 거절하는 편이다.

쩡이 : : 29세 결혼 3년 차 주부. 남편이 섹스에 소극적인 반면 본인은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스타일이다.

루시드 : : 42세 결혼 14년 차 주부. 때로는 의무방어가 필요하다는 입장.

팍시 : : 32세. 결혼 3년 차. 부부가 서로 노력하면 의무적인 섹스로도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나이 들어 남편이 섹스 요구하는 횟수 줄어드니 밖에서 바람피우는 게 아닌지 걱정되기도 해요 ”

팍시 : 오늘은 ‘의무방어전’, 그러니까 본인은 원하지 않는데 상대가 원해서 섹스를 하는 경우에 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루시드 : 의무방어는 여자들이 할 때가 더 많은 것 같아요. 한참 피곤하고 힘들 때는 아무 생각이 안 들고 그냥 자고 싶은데 남편은 조르고…. 처음엔 불쌍했는데 나중엔 안 해주면 ‘이 남자가 바람피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효경맘 : 전 그냥 딱 잘라 거절하는데…. 평소에 잘 해야 그런 마음도 들죠. 저희는 맞벌이인데 남편이 정말 집에서 까딱도 안 해요. 일해주는 아줌마가 가시면 5분 간격으로 회사에 전화해서 빨리 오라고 난리고 제가 파김치 돼서 집에 오면 누워서 TV만 봐요. 그런데, 밤에 하자고 달려들면 하고 싶겠어요?
쩡이 : 정말 너무하신다. 저희는 사실 제가 먼저 조르는 편이에요.
팍시 : 효경맘님은 섹스의 문제를 떠나서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으시네요.
효경맘 : 몸이 피곤하기도 한 데다가 평소에 너무 지긋지긋하니까 남편을 봐도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 가끔 제 눈치 보면서 애교를 떨면 불쌍한 마음이 생기기는 하죠.

“부부간 의무방어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루시드 : 하지만 남편이 좋은 면도 있겠죠. 완벽한 남자는 없더라고요.
쩡이 : 밤에 잘 해야 낮에 좀 못해도 커버가 된다던대….
팍시 : 그건 상황이 웬만할 때 얘기죠. 일단 육체적으로 힘들면 성욕이 안 생기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정말 아내를 배려한다면 성욕을 다시 샘솟게 하기 위한 노력들을 해줘야 하는데 ‘아내니까 남편이 원할 때는 해줄 수도 있는 거 아니냐’는 식으로 억지를 부리는 남자들이 많죠.
효경맘 : 맞아요. 힘든데 하자고 조르고, 안 한다고 하면 삐쳐서 확 돌아눕고…. 그런 거 보면 정말 내가 이 사람이랑 왜 결혼했나 싶고 정이 다 떨어져요.
팍시 : 이해해요. 쩡이님은 어때요? 남편에게 먼저 요구하는 일이 많다고요? 효경님과는 반대로 남편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힘든 상황인가요?
쩡이 : 그렇다기보다 제 남편은 이상하게 원래 성욕이 없는 것 같아요. 결혼하기 전 보통 남자들은 막 하고 싶어하잖아요. 기회만 되면 여관 가고 싶어하고 키스도 하고 싶어하고…. 그런데 제 남편은 그런 게 없었어요. 한 달에 한 번 할까 말까 한 정도죠.
루시드 : 그런 남자 의외로 많아요.
효경맘 : 일이 힘든가보죠?
쩡이 : 아니요. 원래 섹스에 흥미가 없는 편인데 또 그 일로 자존심이 너무 상해서 다른 일로 트집을 잡고. 아무튼 싸우기도 많이 싸웠어요. 신혼여행 가서도 밤엔 그냥 안고만 자고…. 3박5일이었는데 한 번밖에 안 했어요.
팍시 : 원래 성욕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 달라요. 저도 남편에 비해 제가 좀 성욕이 많은 편이예요.
루시드 : 맞아요. 어떤 여자들은 제가 의무방어전 치르느라 힘들다고 하면 호강에 겨운 소리 한다는 사람도 있고, 남편 하자는 대로 맞춰주기 너무 힘들어서 끝내 이혼했다는 사람도 봤어요.
팍시 : 루시드님은 얼마나 자주 하시나요?
루시드 : 남편은 30대까지만 해도 거의 매일 하고 싶어했어요. 다 하지는 않았지만 일주일에 세 번 정도는 했죠. 피곤하고 힘들 때는 짜증이 나기도 했는데, 이제 나이가 좀 들어서 그런지 주춤해지더라고요. 남편이 이제 50대에 접어들었거든요. 언젠가부터 일주일에 한 번 정도로 줄더니 이제 한 달에 두세 번도 힘들어요. 요구하는 횟수가 줄어드니까 은근히 그것도 기분 나쁘더라고요. 밖에서 바람이라도 피우나 의심이 들기도 해요.
쩡이 : 저희는 신랑이 먼저 섹스를 하자고 한 적이 거의 없어요. 저도 결혼 전엔 나름대로 한 미모 했었고 좋다는 남자들도 꽤 있었는데 정말 억울해요.
효경맘 : 부부가 꼭 섹스 때문에 사는 건 아니잖아요. 원래 그런 거에 좀 무심한 남자려니 하세요.
팍시 : 효경맘님은 얼마나 자주 하세요?
효경맘 : 한 달에 한두 번?
팍시 : 하실 때마다 별로 좋지 않은 기분으로 하시나요?
효경맘 : 그렇지는 않죠. 저도 하고 싶을 때가 아예 없지는 않으니까요. 하지만 하기 싫을 때는 절대 안 해요.
쩡이 : 저희 남편은 제가 졸라서 하면 발기가 잘 안 돼요.
팍시 : 그런 면에서 여자는 좀 불리한 것 같아요. 남자는 여자가 별로 맘에 없어도 그냥 삽입을 하고 보잖아요. 그렇게 하면 섹스가 그럭저럭 진행되기도 하고…. 하지만 여자는 남자가 발기하지 않으면 삽입을 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남자들이 의무방어전이라는 말을 더 즐겨하는 것 같아요. 여자들과 달리 남자들은 노력을 해야 하니까요.

“남편과의 섹스가 재미없으면 성적 판타지를 이용해 섹스를 즐겁게 만들어요”
“부부간 의무방어전, 어떻게 해야 할까요”

팍시 : 그런데 부부관계에서 섹스가 의무라고 생각하세요?
효경맘 : 절대 아니죠. 어느 정도 배려는 해줄 수 있지만 의무라고까지 하는 건 너무 해요.
루시드 : 하지만 부부가 성관계를 게을리 하면 점점 멀어지게 되잖아요. 섹스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것 같아요. 싸움을 해도 부부관계를 하고 나면 풀어지잖아요. 의무라는 말이 거슬리긴 하지만 어느 정도는 노력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팍시 : 루시드님 말이 맞아요. 근데, 효경맘님의 경우는 정도를 좀 지나친 것 같아요. 사랑싸움은 부부관계로 풀어질 수 있지만, 부부간의 삶에서 불만과 스트레스가 과도하게 쌓여 있으면 섹스가 강간처럼 느껴질 수도 있거든요.
효경맘 : 딱 그거예요. 강간처럼 느껴진다.
쩡이 : 우리 남편도 그렇게 느끼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되는데요?
팍시 : 쩡이님 경우는 단순히 성욕의 차이죠. 두 분 사이에 별 다른 문제는 없으시잖아요.
쩡이 : 그렇죠. 하지만 남편이 의무감으로 한다거나 어쩔 수 없이 해주는 느낌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느끼게 되면 저도 사실 식어버리거든요. 자존심도 너무 상하고 ‘내가 여자로서 매력이 없나’라는 생각도 들고요.
팍시 : 맞아요. 그건 남자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남자들도 섹스를 거부하는 것보다 시체처럼 누워서 “빨리 해” 하는 여자들이 더 무섭다고 하잖아요.
루시드 : 저도 남편이 의무방어전을 한다는 기분이 들면 기분이 확 깨죠.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남자들도 신음소리 좀 오버해서 내고 그럴 때.
팍시 : 맞아요. 이건 의무방어전과 좀 다르지만 남편이 먼저 사정하고 제가 나중에 마무리할 때 남편이 손가락이나 애무로 도와주거든요. 사정하고 나면 흥분이 가라앉는다는 사실을 뻔히 아는데 도와주려고 흥분한 척 하는 걸 보면 고맙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집중이 풀리죠.
쩡이 : 하다가 죽어서 손으로 다시 발기시키는 것보다는 낫죠.
효경맘 : 그런데 그건 자기가 먼저 원해도 그런 일이 있어요.
팍시 : 효경맘님이 의무방어전한다는 느낌을 남편분이 받아서 그런 건 아닐까요?
효경맘 : 그럴 수도 있겠네요. 남편 말은 피곤해서 그렇다는데.
팍시 : 그래도 이왕 하는 건데 즐겁게 하는 게 좋지 않겠어요? 효경맘님은 섹스 이전에 가사분담 문제부터 해결해야겠지만.
효경맘 :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팍시 : 그러려니 하고 참고 살지 마시고 꼭 해결하려고 노력하셔야 할 것 같아요. 그런 데 불만이 많으니까 섹스도 하기 싫고, 상대방이 미워지고, 몸이 멀어지니까 점점 마음도 멀어지고, 그런 마음은 평소에 또 문제 해결을 퉁명스럽게 하게 만들고 그러잖아요. 악순환의 연속이 되니까 어떻게든 타협점을 찾아서 부부관계를 원만하게 하셔야 하지 않겠어요?
루시드 : 갈라서지 않을 생각이라면 죽도록 싸우고 그만큼 섹스도 죽도록 열심히 해야 돼요. 그게 부부죠.
쩡이 : 멋있는 말씀이네요. 그런데 우리 남편 성욕 좀 왕성하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루시드 : 따로 운동하는 거 있어요?
쩡이 : 아니요. 책만 파고 앉아서 공부하고 일하는 것밖에 모르는 사람이에요.
루시드 : 그럼 헬스라도 다니게 해요. 주말에 같이 등산도 가고. 몸을 많이 움직여야 건강해지고 성욕도 더 생기는 것 같더라고요.
팍시 : 그럴 가능성도 크죠. 심리적 요인일 수도 있겠지만 신체적으로 대사가 왕성하지 못한 문제일 수도 있으니 운동을 권해보세요. 그런데 의무방어전을 즐거운 섹스로 바꾸는 자신만의 노하우들이 있으신가요?
루시드 : 전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일단 하기 시작하면 그럭저럭 좋더라고요. 그렇게 하다가 오르가슴까지 가는 적도 많고….
효경맘 : 전 싫으면 싫다고 하지만, 한번 할 때는 제대로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입으로도 해주고 손으로도 해주고 여성 상위로도 많이 움직이죠. 단 기분 좋게 하기 위해 눈을 감고 다른 남자의 얼굴을 떠올리죠.
루시드 : 다른 남자 누구요?
효경맘 : 우리 옆동 남자요.
팍시 :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 없는 연예인들보다 가까운 이웃이 더 끌리긴 하죠. 누구나 자신만의 성적 판타지가 있잖아요. 실제 상황에 집중되지 않을 땐 판타지를 잘 활용하는 게 의무방어전을 즐겁게 하기 위한 하나의 비법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루시드 : 남편에게 좀 미안하긴 하죠.
팍시 : 또 무슨 방법이 있을까요?
루시드 : 팍시님은 어때요? 팍시님도 항상 섹스를 하고 싶어서 하는 건 아닐 것 같은데.
팍시 : 사실 저도 하다 보면 좋아지는 편이지만, 잘 안되는 날엔 바이브레이터나 다른 성인용품을 함께 사용하죠. 시간을 단축시켜주니까요. 아니면 야한 동영상을 틀어놓고 함께 보면서 하든가 하죠.
루시드 : 과감하시네요. 남편이 그런 거 보면 기분 나쁘지 않나요?
팍시 : 여자 혼자 나와서 쇼 하는 걸 보면 기분이 나쁠 때도 있지만, 시간이 흐르고 저도 어느 정도 흥분이 되면 여자의 몸이 참 섹시하게 보여요. 함께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데 의의를 두는 거죠.



배우자가 의무방어를 요구할 경우 어떻게 하나?(전체 응답자 343명)
1. 절대 안 한다.                                21명(6%)

2. 배려하는 마음으로 해준다.             290명(85%)

3. 원하지는 않지만 반강제로 당한다.   32명(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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