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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교육의 밑걸음, 우리 아이 용돈관리

초등학교 1학년 때가 적기

■ 기획·이한경 기자(hklee9@donga.com) ■ 글·박진숙

2002. 11. 11

아이들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사려면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일찍부터 알고 있다. 하지만 돈을 어떻게 벌고 관리하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 경제교육의 밑거름이 될 우리 아이 용돈 지도, 어떻게 해야 할까.

경제교육의 밑걸음, 우리 아이 용돈관리
설날 같은 명절이 되면 친지들이 아이에게 돈을 주는 관습이 있다. 그리고 이때 받은 돈은 대개 부모가 대신 보관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아이가 돈의 교환가치를 알게 되면서 스스로 돈을 관리하기 원한다. 이때 올바른 경제개념과 건전한 소비습관을 가르치기에 적합한 용돈 지도가 필요하다.
용돈 지도
언제부터 주는 것이 좋을까 아이마다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한마디로 꼭 집어 말할 수 없다. 대략 아이가 돈의 의미를 안다고 판단될 때면 적당하다. 예컨대 아이가 돈을 달라고 직접적으로 표현할 때, 원하는 물건을 갖기 위해서 돈을 건네야 한다는 것을 알 때, 엄마가 준 돈을 잃어버리지 않고 잘 가지고 다닐 때라고 할 수 있다. 유치원 때부터 시작해 책임감도 강해지고, 학용품 구입을 시작하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본격적으로 용돈을 준다.
얼마나 주어야 할까 아이가 필요로 하는 것보다 조금 더 주는 것이 좋다. 용돈을 관리하는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빠듯하게 용돈을 주면 아껴서 저축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용돈을 지나치게 많이 주면 아이가 돈을 쉽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 낭비하는 습관이 생길 수 있다.
대한어머니회에서 2001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교 5학년의 경우 한달에 3만3천원을 적정선으로 권장하고 있다. 의류구입비 4천원, 학용품비 2천원, 교재비 6천원, 간식비 4천원, 보건위생비 2천원, 교양오락비 2천원, 선물구입비 2천원, 종교활동비 1천원, 개인저축 6천원, 기타 4천원 등이다.
몇 번에 나눠주어야 하나 아이가 원할 때마다 용돈을 주면 관리능력을 키우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처음에는 적은 액수를 짧은 주기에 걸쳐 자주 주도록 한다. 원하는 물건의 가격에 맞춰 주되 이 기간은 함께 가서 물건 사는 과정을 지켜보며 지도한다. 그러다가 용돈을 저축하거나 관리하는 능력이 생기면 주급, 월급 등의 형태로 액수도 늘리면서 주기를 길게 하는 것이 좋다. 초등학생은 주 1회가 바람직하다.
용돈 스스로 벌어요
외국에서는 집안의 허드렛일을 하는 대가로 용돈을 주는 경우가 흔하다. 가족의 일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가정에서는 아이에게 그냥 용돈을 주는 경우가 많지만 책임을 다한 후에 그 대가로 받게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어떤 일을 시킬까 아이가 할 수 있는 집안일을 적어본다. 그런 다음 아이 스스로 일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 좋다. 용돈 액수를 정할 때 아이를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키고 그 의견을 어느 정도 반영시켜주면 아이가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하게 된다. 아이가 집안일을 정해진 시간 안에 끝마치지 못했을 때에는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그 원인을 찾아낸다.
부적합한 조건을 내세우지 않는다 “숙제를 오늘 다 하면 5백원을 줄게”라며 아이가 당연히 해야 할 일에 용돈을 주겠다는 식의 조건을 내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불 개기, 방 청소 등은 아이 자신을 위해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인데도 부모가 그 일을 하는 대가로 돈을 준다면 아이는 돈 때문에 그 일을 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길들여진 아이는 무엇이든 물질적인 대가가 주어지지 않으면 스스로 아무것도 하지 않게 마련이다. 또한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돈과 선물로 대신 보상하거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벌로 용돈을 깎아서도 안된다.

용돈 잘 쓰는 지혜
용돈을 처음 받은 아이는 한꺼번에 다 써버리기도 하고, 받은 돈을 모으는 데만 열중하기도 한다. 돈을 모으는 것, 안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용돈을 통해 무엇보다도 ‘돈을 제대로 쓰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용돈 주는 날짜와 장소를 정한다 용돈을 주는 것도 하나의 약속이므로 부모가 진지한 모습으로 실천해야 한다. 용돈을 줄 때는 용돈의 일부를 여러 용도로 쓸 수 있도록 소액 지폐나 잔돈으로 준다. 또한 아이와 용돈을 쓰면서 힘들었던 점을 함께 이야기한다. 정기적으로 기입장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평가와 격려를 잊지 않는다.
자율적으로 쓰도록 한다 용돈을 쓰는 것은 기본적으로 아이의 자율에 맡긴다. 부모는 용돈을 준 후 돈이 남든 모자라든 무엇을 사든 신경을 쓰지 않아야 한다. 돈 쓰기에 대한 개념은 경험을 통해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충분한 관리능력이 생기기 전까지는 용돈 쓰는 방법을 지도해주는 것이 좋다. 예컨대 용돈의 일부를 반드시 저축하게 하거나 군것질하는 돈은 얼마를 넘지 않게 하는 것 등이다. 단, 아이가 정해진 용돈을 다 쓴 후 더 요구할 때는 단호히 거절한다.
축할 때는 꼭 목표를 정한다 언제까지 또는 얼마가 될 때까지 모아서 무엇에 쓰기로 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두고, 목표가 달성되도록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 목표가 여러가지일 때는, 목표별로 별도의 저금통을 마련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산을 세운다 아이가 쓰게 될 돈의 용도를 가능한 한 모두 생각해내어 아이와 함께 목록을 작성한다. 아이 스스로 항목별 수입과 지출 목표를 정해야 그것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강해진다. 용돈을 사용하기 전에 계획을 세우고 매일매일 사용한 돈의 용처를 빠짐없이 적게 한다. 수입란에는 이월금과 그 달의 용돈, 번 돈과 기타를 기록하게 한다. 지출란은 크게 저축, 소비, 선물과 기부 항목으로 나누어 쓰게 한다.
용돈 기입장을 쓰도록 한다 아이 스스로 기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용돈 기입장은 용돈의 현재 상황을 알게 하고, 규모에 걸맞은 소비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용돈의 내역을 꼼꼼하게 기록해두면, 아이가 필요로 하는 돈의 규모를 추정할 수 있어 앞으로 용돈 액수를 정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용돈 기입장을 쓰는 습관이 몸에 배면, 소비하는 항목별로 분류하여 각 항목별 지출 비중을 통계 내보도록 지도한다. 이렇게 하면 서서히 아이 스스로 용돈을 관리하는 능력이 생긴다.
경제 관련 서적을 읽게 한다 평소 TV, 신문 등을 함께 보거나 화폐박물관, 은행 등을 견학하면 올바른 경제개념을 갖는 데 도움이 된다. 책을 통해 알려주는 방법도 있다. <12살에 부자가 된 키라>(을파소), <펠릭스는 돈을 사랑해>(비룡소), <아이들이 읽어야 할 경제 이야기>(사계절), <그림과 만화로 배우는 어린이 경제백과>(을파소), <피노키오의 몸값은 얼마일까요>(아이세상), <이야기로 배우는 어린이 경제>(매일경제신문사) 등이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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