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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날것의 매력 지닌 지금 대세 덱스

윤혜진 프리랜서 기자

2023. 10. 31

요즘 여기저기서 들리는 ‘플러팅(fluttering)’은 줄타기를 잘해야 하는 단어다. 그래서 최근 예능계 블루칩으로 떠오른 플러팅 잘하는 남자 덱스를 한 번에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자꾸 눈에 띄는 이 남자, 뭐지? 알고 싶다. 

# “일어나, 이 X들아.” 막내 교관의 호통에 잠자던 훈련생들이 화들짝 놀라 깬다. ‘가짜사나이 2’ 1화가 방영된 후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훈련생들에게 막내인 덱스가 욕설한 장면을 두고 말이 나왔다. 그런데 알고 보니 굉음이 나는 급박한 분위기 속에서 훈련생들을 깨우려 했으나 준비한 폭음탄이 불발된 상황이었고, 덱스가 기지를 발휘해 몰입한 것이었다.

# 한 여자가 나란히 걷던 남자에게 무거운 짐 가방을 들어달랬다가 자기가 들 수 있다고 번복한다. “들어드려요?” 했던 남자는 “네. 드세요”라며 호의를 바로 거둔다. ‘솔로지옥 시즌2’에서 덱스는 간결하다. 썸을 타던 상대 신슬기가 가방을 자기가 들겠다고 하면 그러라 하고, 술을 원래 안 마신다고 하면 자신도 안 먹겠다고 한다. 거듭 청하는 법이 없다.

# 덱스가 ‘솔로지옥 시즌2’에 함께 출연했던 세준과 일본 여행을 가기로 한 날이다. 당시 일본 여행을 위해선 코로나19 백신 3차까지 맞거나 PCR 검사 결과지가 있어야 해서 세준은 부랴부랴 PCR 검사를 받았다. 출국 시간을 바꾼 상황에서 덱스는 “안 될 때면 빠르게 방법을 찾으면 된다. 오히려 고맙다. 유튜브 각이야”라며 짜증은커녕 자신이 좋아하는 일본 애니에이션 ‘도쿄 리벤저스’ 코스프레 차림을 자랑했다.

예측 불허 갭에서 나오는 매력과 센스

인도에서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던‘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3형제는 이번에는 마다가스카르로 떠났다.

인도에서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던‘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3형제는 이번에는 마다가스카르로 떠났다.

반전의 반전이다. UDT(해군 특수전전단) 출신 유튜버에서 방송인으로 거듭나고 있는 덱스가 대중에게 보여주는 거의 모든 면이 이런 식이다. 분명 2020년 ‘가짜사나이 2’와 이듬해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피의 게임’에서 봤을 때는 상남자 그 자체였다.

그런데 지난해 넷플릭스 리얼리티 예능 ‘솔로지옥 시즌2’에서는 본명 김진영으로 나타나 여자들의 마음을 홀렸다. 눈에 독기가 가득했던 욕쟁이 교관이 무심하게 돈가스를 잘라주며 “드세요” 한마디 툭 했을 때의 신선함이란. 당시 덱스는 서바이벌 예능 ‘피지컬: 100’에서도 출연 제의를 받았으나 ‘솔로지옥 시즌2’를 택한 게 신의 한 수였다.



특유의 무심한 배려로 인기를 얻은 ‘솔로지옥 시즌2’ 속 장면.

특유의 무심한 배려로 인기를 얻은 ‘솔로지옥 시즌2’ 속 장면.

화제의 핫 가이가 된 후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 넷플릭스 ‘좀비버스’, JTBC ‘웃는 사장’, 유튜브 예능 ‘냉터뷰’ 등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덱스는 조만간 방영될 ‘솔로지옥 시즌3’와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3’으로 활약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이 기세라면 올여름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신인남자예능인상을 받은 덱스가 연말 ‘MBC 방송연예대상’에서는 업그레이드된 트로피를 손에 쥘지도 모르겠다.

덱스의 매력은 종잡을 수 없는 데 있다. 일단 외모부터가 반전이다. 고강도 훈련으로 유명한 UDT 출신답게 운동을 잘하고 좋아하지만 우락부락한 근육 맨은 아니다. 배우 해보라는 권유를 받을 만큼 말끔하다. 눈길 가는 잘생긴 외모로 주위 사람에게 칭찬을 잘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플러팅남’이란 수식어도 붙었다. 그만큼 매력 있다는 긍정적 의미이긴 하나 덱스는 예능 캐릭터로 만들어진 플러팅남에 대해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이 사회가 서로에 대한 칭찬에 야박하다. 나는 상대의 좋은 점을 짚어주고 싶었을 뿐”이라며 “어디 가서 칭찬을 못 하겠다. 오히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어도 ‘이 사람은 나한테 관심이 없는데 내가 관심을 표현하면 얼마나 부담스러울까’ 생각해 기다린다”고 말이다.

덱스에게는 고민스러운 부분일 수 있겠으나 보이는 이미지와 다른 면이 많다는 건 방송인으로서 축복이다. 지금 덱스가 예능 블루칩으로 떠오른 이유도 거기 있다. 소위 ‘날티’ 나는 외모와 자유로운 느낌의 첫인상과 달리 함께 일해보니 예의가 깍듯하고 열심히 한다는 방송가 미담이 쏟아진다. 게다가 센스까지 갖췄다. 덱스가 ‘솔로지옥 시즌2’로 인기를 얻기 전 오로지 운동신경 뛰어난 비주얼 남성 출연자 롤로 덱스를 섭외했던 ‘좀비버스’ 제작진은 원하던 그림과 예상 밖의 그림을 모두 만들어준 덱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화제가 된 ‘좀비버스’ 명장면 중 높은 곳에 있던 덱스가 밧줄을 타고 내려가 바닥에 있는 츠키를 구하는 상황이 대표적이다. 사실 제작진이 예상했던 시나리오는 최소한 2명 정도의 출연자가 좀비에게 물리는 그림이었다. 그런데 덱스가 겁도 없이 내려가 해냈다. 바다에 덱스가 뛰어드는 장면의 경우 제작진이 안전장치를 다 해놓긴 했으나 막상 아무도 뛰어들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던 상황. 그때도 덱스가 센스 있게 해냈다. ‘좀비버스’의 박진경 CP는 한 인터뷰에서 “덱스가 이 자리에 올라온 이유가 있다. 센스가 아주 좋고, 비주얼이나 능력을 떠나 인성도 좋다”고 칭찬했다.

기안84 뺨치는 털털함으로 남자 팬 확보

2019년 국방부 화보 프로젝트에 UDT 대표로 참가했던 김진영 하사 시절.

2019년 국방부 화보 프로젝트에 UDT 대표로 참가했던 김진영 하사 시절.

덱스는 남자 팬도 많다.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는 덱스가 평소 남자들 사이에 있을 때 어떤 모습인지 보여준 프로그램이었다. 태어난 김에 사는 기안84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예를 들면 인도의 기차를 타보고 싶어 한 기안84가 “조청에 쌀알 붙어 있는 것처럼 기차 위에 사람들이 앉아 있는 걸 봤는데 나도 해보고 싶다”고 하자 덱스는 “낭만 있다. 그런데 위에 매달리는 게 불법이냐, 아니냐”고 묻는다. 안전한지를 걱정하는 게 아니라 불법인지를 체크하는 걸로 보아 불법이 아니라면 진짜로 기차 위에 매달릴 생각이라도 한 걸까.

기안84와 다른 점이 있다면 마흔 살에 가까워지며 철든 느낌의 기안84보다 아직 20대인 덱스가 더 장난꾸러기다. 일명 ‘덱쪽이’ 모먼트는 엄마의 등짝 스매싱을 부르는 막내아들 그 자체다. 부모님을 뵈러 전남 순천의 본가에 가서 건넨 첫마디가 반려견을 부르는 “이리 오너라”라거나, 통마늘을 먹어보라고 권하는 어머니에게 “아~ 아~ 강요하지 마세요. 먹고 싶은 것만 먹습니다”라고 어리광을 부렸다.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에서는 기안84와 빠니보틀 두 형님에게 서슴없이 똥침을 하는 애교 많은 막냇동생이었다.

최근 덱스는 하루 4시간씩 자며 스케줄을 소화할 만큼 바쁘다. UDT 생활보다 방송이 더 힘들다는 덱스에게 미안하지만, “프로그램마다 내 자연스러운 모습에서 어떤 걸 골라서 나갈까 생각을 많이 한다”는 말을 먼저 꺼낸 건 덱스다. 더 지켜보고 싶게 만든다. 그리고 더 지켜볼 기회도 많을 듯하다. 지난 9월 2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덱스101’에서 덱스는 이렇게 말했다.

“현재 상황이 벼랑 끝에 몰려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다 펑크 낼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또 스케줄이 들어왔어요. 그때 ‘그냥 죽자. 이번 연도는 죽어야겠다’ 생각했어요. 좀 쉼 없이 달려야 나중에 후회가 안 남을 것 같아요.”


#덱스 #플러팅남 #기안84 #여성동아

사진출처 국방부 덱스 SNS, 넷플릭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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