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OPLE

조코비치 꺾은 알카라스, 구찌백을 맨 야닉 시너…테니스 신성 매력 대결

김명희 기자

2023. 07. 24

카를로스 알카라스가 삼촌뻘인 노박 조코비치를 꺾고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 우승, 새로운 황제에 등극했다. 빅3의 계보를 이을 막강한 체력에 완성형 실력, 비주얼까지 갖춘 20대 초반의 스타들을 소개한다. 

윔블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알카라스(왼쪽)와 준우승을 한 조코비치.

윔블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알카라스(왼쪽)와 준우승을 한 조코비치.

MZ들 사이에 테니스 열풍이 일면서 코트가 한층 싱그러워진 것과 마찬가지로 프로 테니스 세계의 풍경도 바뀌고 있다.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 같던 ‘빅3’의 시간이 저물고 2000년대생 신성들이 대거 등장한 것. 테니스의 황제로 군림하던 로저 페더러(42)가 지난해 은퇴한 데 이어, 강철 같은 체력으로 클레이를 호령하던 ‘흙신’ 라파엘 나달(37)도 부상에 시달리던 끝에 내년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7월 16일(현지 시간) 막을 내린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 20세의 카를로스 알카라스가 4시간 42분간의 접전 끝에 아직 건재한 빅3의 마지막 주자이자 윔블던 우승컵을 7회나 들어올린 노박 조코비치(36)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새로운 황제에 올랐다. 이번 윔블던 대회에서는 알카라스 외에도 야닉 시너, 홀거 루네 등 2000년대생이 3명이나 8강에 올라 세대교체 바람을 실감케 한다.

카를로스 알카라스
2003년생, 스페인, 2018년 프로 데뷔, 세계 랭킹 1위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나는 저 나이 때 뭘 했나’를 생각하게 만드는 천부적인 재능의 테니스 선수. 지난해 19세의 나이로 US 오픈에서 우승하며 사상 첫 그랜드슬램과 최연소 세계 1위를 동시에 달성했다. 테니스 강국 스페인 출신으로, 15세에 프로로 데뷔해 나가는 대회마다 최연소 타이틀을 휩쓸며 승승장구 중이다. 알카라스의 부친 역시 테니스 선수 출신이다. 2019년부터 알카라스는 ATP(프로테니스협회) 세계 랭킹 1위 출신으로 알렉산더 즈베레프를 키워낸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의 지도를 받고 있다.

어린 나이에도 페더러의 강력한 포핸드, 나달의 체력과 빠른 풋워크, 조코비치의 백핸드 등 빅3의 장점을 두루 갖춘 완성형 선수라는 평이 자자하다. 포핸드 스피드는 ATP 투어 선수들 가운데 최고다. 세계적인 수준의 포핸드를 자랑하는 스테파노스 치치파스, 마테오 베레티니 등도 “알카라스만큼 포핸드를 강하게 치는 선수는 본 적이 없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 무엇보다 강한 정신력과 승리욕의 소유자. 윔블던 테니스 대회 직전에 열린 롤랑가로스(프랑스 오픈) 준결승전 조코비치와의 경기에서는 3세트 중반 다리 근육 경련으로 악전고투하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완주하는 근성을 보여줬다. 롤랑가로스의 설욕전 같았던 이번 윔블던 대회에서는 베이스라인 깊이 떨어지는 각도 큰 앵글샷, 네트 바로 앞에 떨어지는 대담한 드롭샷, 코트 전체를 커버하며 신의 경지에 오른 듯한 수비력으로 조코비치를 압도했다.

홀거 루네
2003년생, 덴마크, 2020년 프로 데뷔, 세계 랭킹 6위

알카라스보다 생일이 6일 빠르지만 프로 데뷔는 2년 늦다. 이를 따라잡으려는 듯 무서운 성장세로 치고 올라오고 있다. 주니어 시절 롤랑가로스를 비롯한 각종 대회 타이틀을 휩쓸었으며, 2022년 뮌헨 오픈에서 첫 ATP 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그랜드슬램 경력은 아직 없지만 2022년 파리 마스터스 단식에서 스탠 바브린카, 안드레이 루블레프, 카를로스 알카라스, 펠릭스 오제 알리아심, 노박 조코비치 등 세계 랭킹 10위 안에 드는 선수 5명을 차례로 격파하고 이 대회 최연소 우승을 차지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6세 때 누나와 함께 테니스를 시작했으며, 당시 코치였던 라스 크리스텐센과의 인연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코트 커버력이 뛰어나고, 조코비치가 인정할 정도로 강력한 백핸드가 강점이다. 종종 모자를 뒤집어쓰고 경기에 임하는데, 승리욕이 지나친 나머지 경기 중 소리를 지른다든가 판정 시비에 휘말린 적이 있어 악동 이미지가 강하다. 이번 윔블던 테니스 대회 8강 알카라스와의 대결은 2000년대생 신성끼리의 빅 매치로 관심을 모았지만 알카라스가 3-0으로 이기며 싱겁게 끝났다.



야닉 시너
2001년생, 이탈리아, 2018년 프로 데뷔, 세계 랭킹 8위

7월 3일 열린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1라운드. 야닉 시너가 웹 모티프가 선명한 구찌의 더플백을 메고 코트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1877년 이래로 엄격한 흰색 복장을 고수하고 있는 윔블던 대회에서 파격적인 스타일이 아닐 수 없다. 구찌가 야닉 시너를 위해 특별 제작한 이 가방은 윔블던 코트 위의 첫 명품 가방으로 화제가 됐다. 지난해부터 구찌의 앰배서더로 활동하고 있는 시너는 “나에게 구찌는 전 세계에 이탈리아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매개”라고 밝힌 바 있다.

키 188cm, 몸무게 76kg의 호리호리한 체격에 빨간 머리, 미소년 같은 외모의 야닉 시너는 오른손잡이로 양손 백핸드를 구사한다. 어릴 때부터 스키, 축구 등 다양한 운동을 했으며 테니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13세 때다. 스키를 그만두고 테니스로 전향한 계기는, 스키는 가능한 한 빨리 내리막을 내려가야 하며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지만, 테니스는 한 번의 실수를 해도 만회할 기회가 있고 문제없이 2시간 30분 정도의 경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2018년 프로 전향 후 2021년에는 ATP 투어 앤트워프 오픈, 소피아 오픈, 워싱턴 오픈에서 잇달아 우승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올해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는 4강까지 올랐으나 조코비치에 막혀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테니스 #알카라스 #야닉시너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뉴시스AP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