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ouse

두 집 살림 하는 사람들

이나래 프리랜서 기자

입력 2022.08.08 10:00:01

별장처럼 럭셔리하지 않아도 있을 건 다 있는 ‘두 번째 집’이 대세다. 캠핑 열풍에 이어 불어온 ‘5도 2촌(닷새는 도시, 이틀은 농촌)’과 ‘촌캉스(시골+바캉스)’ 트렌드를 완벽하게 만족시키는 새로운 주거 형태가 등장한 것. 세컨드 하우스 생활에 흠뻑 빠진 이들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매력을 증언했다. 
할머니가 살던 옛집을 리모델링한 김정현 씨의 세컨드 하우스 ‘유을’.

할머니가 살던 옛집을 리모델링한 김정현 씨의 세컨드 하우스 ‘유을’.

배우 손예진이 결혼식 후 SNS에 처음 업로드한 사진이 국내외 팬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늦은 밤 지인들과 함께 모닥불 앞에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인데, 사진 속 장소는 배우 송윤아의 제주도 세컨드 하우스로 알려졌다. 해당 게시물에 손예진은 “시간도 쌓이고 추억도 쌓이고, 좋은 날 좋은 순간”이라는 코멘트를 남겼다.

시니어 모델 유튜버 밀라논나는 5월 말 ‘직접 설계한 세컨하우스 공개합니다~’라는 영상을 올려 조회수 71만을 기록했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강의한 남편과 설계부터 인테리어까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직접 만든 집이었다.

세컨드 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캠핑 열풍이 불기 시작해 아예 전원 속에 집 한 채를 만들어보자는 니즈가 생겨난 결과다. 경제 성장과도 관계가 깊다. 영미권에서는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선 시점에 전원주택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다.

셀럽들의 화려한 세컨드 하우스가 아니더라도 조금만 공들여 찾아보면 합리적인 비용으로 두 집 살림이 가능한 집을 구할 수 있다는 사실! 농지 한쪽에 설치하는 소형 이동식 주택 ‘농막’부터 33㎡(10평) 내외의 모듈러 하우스, 시골 마을에서 발견한 낡은 농가주택까지. 가족구성원의 수와 취향, 형편에 따라 다양한 적용이 가능하다. 세컨드 하우스에서 풍요로운 인생을 만끽하고 있는 다섯 가족을 만나봤다.


추억이 어린 120년 고택에서 되찾은 가족의 유년 ‘유을’

서까래와 대들보, 주춧돌까지 할머니의 옛 살림을 보존한 유을의 전경.

서까래와 대들보, 주춧돌까지 할머니의 옛 살림을 보존한 유을의 전경.

고향 집 또는 시골 할머니 집 같은 단어가 추억 속으로 사라진 지 오래지만, 말 그대로 할머니의 시골집을 개조해 세컨드 하우스를 꾸린 이가 있다. 필라테스 운동복 브랜드 리밋웨어의 김현정 대표가 그 주인공. 



“할머니의 일생과 아버지의 어린 시절이 담긴 집이에요. 리모델링을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을 땐 공사 업체는 물론 부모님까지도 고개를 가로저으셨어요. 지은 지 120년이 넘은 데다 오랫동안 비워져 있었던 탓에 상태가 좋지 않았거든요. 그래도 할머니를 추억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고 주변을 설득했죠. 서까래와 대들보, 주춧돌에 배어 있는 120년의 정취를 지키고 싶었거든요. 사실 처음엔 돈을 들여 일만 맡기면 다 해결될 줄 알았는데, 공사가 시작되니 그건 착각이더라고요(웃음).”

예상과 달리 리모델링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철거부터 마무리 공사까지 쉴 새 없이 변수가 이어졌고, 주변 민원으로 마음고생도 심했다. 하지만 이 역시 행복을 위한 통과의례라 생각하며 열심히 집을 지었다.

“집에 ‘유을’이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할머니 함자인 유을순에서 따왔죠. 어느 하나 애착 안 가는 게 없지만, 앞마당에 있는 디딤돌은 좀 더 특별해요. 120년이 넘도록 불구덩이를 견뎌온 구들장의 돌을 골라내 깨끗이 씻은 거거든요.” 휴식 공간으로 새롭게 만든 자쿠지 룸과 곧 만들어질 텃밭까지, 120년의 시간을 딛고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유을이야말로 가족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옆집 대신 촌집, 작업실 겸 세컨드 하우스 ‘해가빛’

집 근처에 마련한 세컨드 하우스 겸 작업실 ‘해가빛’.

집 근처에 마련한 세컨드 하우스 겸 작업실 ‘해가빛’.

대부분 세컨드 하우스는 ‘주말을 보내는 공간’으로 생각하는데, 경북 성주에 사는 노연우 씨는 세컨드 하우스를 집 옆에 두고 날마다 들른다. “성주가 시골이긴 해도 정작 사는 곳이 아파트라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이 마땅치 않았어요. 집은 잠시라도 비워두면 쉽게 망가지기 때문에 자주 드나들 수 있는 가까운 촌집을 수소문했어요. 손이 많이 가지 않아도 되는 적당한 크기에 마당도 너무 넓지 않은 집을 고르려 했죠. 열심히 발품을 판 끝에 해가 넘어갈 때까지 마당 안에 햇빛이 가득하고 서까래가 깨끗한 집을 찾아냈어요. ‘해가빛’이라는 집의 이름도 ‘해가 빛나는’이라는 순우리말에서 따왔어요.”

집을 고르고 난 뒤에는 리모델링이라는 새로운 난관에 부딪쳤다. 고심 끝에 선정한 리모델링 업체와도 의견이 맞지 않았다. 심지어 복층 시공 과정에서 계단이 너무 가파르게 설치되는 바람에 안전 문제까지 불거졌다. 계약서를 꼼꼼히 쓰지 않은 탓에 철거 후 디자인 및 시공 비용이 재청구되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해가빛의 전체적인 콘셉트는 한옥 북 카페. 북 스탠드, 테이블, 의자 등 가구와 소품도 세심하게 신경 써서 공간을 연출했다.

해가빛의 전체적인 콘셉트는 한옥 북 카페. 북 스탠드, 테이블, 의자 등 가구와 소품도 세심하게 신경 써서 공간을 연출했다.

노 씨는 “혹시 누군가 집을 짓거나 리모델링을 한다면 정말 철저하게 계약서를 쓰라고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과정은 힘들었지만, 리모델링한 공간을 보면 뿌듯한 마음이 들어요. 서까래를 살려 리모델링한 주방 겸 거실은 한옥 북 카페를 모티프로 테이블과 의자, 북 스탠드와 소파를 신경 써서 골랐거든요. 평일에는 아이들이 등교하면 바리스타 수업을 듣고 촌집에 와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겨요. 평소 에세이나 시집을 즐겨 읽고, 집을 정리 정돈하는 걸 좋아하는 터라 이 시간이 더욱 행복하죠. 현실은 잔디밭과 화단에 자라는 잡초 뽑기가 더 먼저지만요(웃음).”

노연우 씨는 로망 뒤에 숨겨진 현실도 고려하라고 당부한다. 마루에 앉아 봄날의 정취를 만끽하고 싶다면 눈 깜짝할 사이에 쌓이는 꽃가루를 닦아내야 하고, 여름밤의 별을 감상하려면 놀라울 만큼 많은 종류의 벌레도 함께 만나야 한다고. 또 가을 정원을 누리려면 끊임없이 낙엽을 쓸어야 할 것이다. 그래도 그 대가를 치를 만큼 세컨드 하우스가 지닌 가치는 충분하다.

자연과 함께 공동육아, 동심이 깨어나는 ‘봄쌀롱’

아이들과 주말에 뭐 하고 놀아야 할지 고민 끝에 탄생한 소형 주택 ‘봄쌀롱’.

아이들과 주말에 뭐 하고 놀아야 할지 고민 끝에 탄생한 소형 주택 ‘봄쌀롱’.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과제가 바로 ‘주말에 뭐 하지?’ 아닐까? ‘THE 배우다’라는 교육 콘텐츠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양춘미 대표는 강원도 횡성으로 눈을 돌렸다.

주말마다 봄쌀롱에서 함께 농사를 짓는 경험은 가족 모두에게 소중한 추억이 됐다.

주말마다 봄쌀롱에서 함께 농사를 짓는 경험은 가족 모두에게 소중한 추억이 됐다.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사람들이 몰리는 캠핑장 대신 우리만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집에서 두 시간 거리의 지역을 대상으로 땅을 물색하다가 횡성에 오게 됐죠. 유튜브에서 소액 땅, 땅 매매 같은 키워드를 검색한 게 도움이 됐어요. 의외로 땅을 잘 볼 줄 알거나 그 지역을 아시는 분들이 ‘그 동네 별로’라거나, ‘근처에 축사가 있다’ 등의 정보를 남겨주더라고요.”

거창한 전원주택보다는, 세컨드 하우스라는 단어처럼 부담 없는 공간을 생각했던 터라 토지 매매부터 건축까지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두 단으로 나눠진 560㎡(170평)짜리 땅의 윗부분에는 집을, 아래쪽에는 마당과 텃밭을 만들기로 하고 건축가인 지인의 도움을 받아 20㎡(약 6평)짜리 소형 주택을 지었다. 주말마다 횡성에서 시간을 보낸 지 2년, 친구들과 자연이 모두 공동육아 파트너가 됐다.

강원도 횡성에 위치한 봄쌀롱에서는 밤이면 쏟아져 내리는 듯한 별빛도 감상할 수 있다.

강원도 횡성에 위치한 봄쌀롱에서는 밤이면 쏟아져 내리는 듯한 별빛도 감상할 수 있다.

“10세 아들의 또래가 있는 친구들을 자주 만나게 돼요. 낮에는 계곡에 가서 물놀이하고, 시골 학교 운동장에는 천연 잔디가 깔려 있는데 그곳에서 축구도 하고요. 겨울에는 눈이 오면 눈썰매를 타거나 꽝꽝 언 계곡에서 얼음을 깨면서 놀기도 하죠. 저 역시 자연이 주는 청량함을 만끽하고 있어요. 5일 내내 열심히 일하고 금요일 저녁 시골집에 도착하면 하늘에서 무수히 많은 별이 쏟아져 내리는 장관을 볼 수 있어요. 집을 정면으로 바라보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쁘답니다. 한 주간 쌓인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복잡한 머리를 리셋할 수 있어요.” 처음으로 세컨드 하우스에 도전하는 초보자라면 너른 땅이나 근사한 풍경, 멋진 전원주택을 먼저 상상하기 마련. 하지만 ‘주말에 빨리 가서 놀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모듈러 주택이나 소형 주택을 마련하는 편이 훨씬 현실적이라는 게 양춘미 씨의 조언이다.

10평 주말 주택 ‘꼬마집’

정영호 씨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꼬마집’ 마당의 수영장은 여름 내내 성황리에 운영 중이다.

정영호 씨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꼬마집’ 마당의 수영장은 여름 내내 성황리에 운영 중이다.

가족의 형태가 모두 다르고, 구성원별로 원하는 생활 방식도 다를 수밖에 없다. 8세, 10세, 12세 아들 셋을 키우고 있는 40대 주부 정영호 씨는 신도시 아파트의 아쉬움을 보완하기 위해 세컨드 하우스를 꾸리고 있다.

“신혼 시절부터 취미로 캠핑을 다녔어요. 그런데 아이들을 키우면서 육아에 밀려 뒷전이 되더군요. 한동안 카라반 캠핑을 다녔지만, 캠핑 붐이 일면서 캠핑장은커녕 노지를 찾는 일도 만만치 않아졌고요. 그래서 남편이 노래를 부르던 세컨드 하우스를 지어볼까 생각하게 됐죠. 다섯 식구의 식기부터 이불까지 온갖 짐을 꾸리고 정리하는 카라반이 버겁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거주지인 동탄에서 40분 거리인 아산에 마련한 이동식 주택 꼬마집은 작지만 큰 행복의 터전이 됐다.

거주지인 동탄에서 40분 거리인 아산에 마련한 이동식 주택 꼬마집은 작지만 큰 행복의 터전이 됐다.

부부가 가장 먼저 고려한 것은 거리. 아직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주말마다 먼 거리를 다닐 수는 없는 터였다. 거주 지역인 동탄에서 고속도로로 40분 거리인 아산에서 적합한 땅을 발견했다. 전원주택 단지로 수도나 전기 등이 모두 정리되어 있어 그야말로 당장 집을 짓기만 하면 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작은 이동식 주택이지만 비슷비슷한 모양은 싫더라고요. 집 안팎을 저와 남편이 꼼꼼하게 상의해서 결정했어요. 주말마다 지내게 될 테니 생활 편의를 생각해서 주방은 최대한 길게 빼고, 짐을 수납할 수 있는 작은 창고 방까지 챙겨 넣었죠. 33㎡(10평) 남짓한 작은 집이라 창과 문을 크게 썼어요. 전망이 좋은 측면에 큰 창을 내고 테이블과 의자를 두니 카페 같은 전경이 완성됐죠. 베란다 문을 크게 낸 덕분에 마당과 연결된 듯한 개방감도 있고요.”

집을 부부의 취향에 맞추었다면, 마당은 아이들의 천국이 됐다. 아이들과 추억을 쌓기 위해 마당을 최대한 넓게 만들고, 오랫동안 꿈꿨던 초대형 수영장을 마련했다. 아이들은 금요일 저녁부터 ‘꼬마집’에 놀러 가자고 노래를 부른단다.

“해먹과 파라솔을 펴고 앉아 음악을 듣기도 하고, 꽃과 나무에 물을 주며 얼마나 자랐는지 살펴보기도 하니 시간이 빠르게 흘러요. 그러다가 심심하면 온 가족이 신발 던지기, 술래잡기도 하고요. 생전 채소를 먹지 않던 아이들도 작은 텃밭에서 키운 채소는 기꺼이 먹고, 뒷집 강아지가 얼마나 자랐는지도 큰 화젯거리가 돼요. 신랑과 저도 집의 안팎을 단장하는 이야기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니 온 가족이 공통 관심사로 똘똘 묶인답니다.”

세컨드 하우스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정영호 씨가 하고 싶은 말은 바로 이것. “남편이 신혼 때부터 땅과 건축법을 관심 있게 살폈고, 저도 집을 짓기로 결정한 후에 관련 카페에 가입해서 최근 2년간의 게시물을 싹 다 봤을 정도예요. 너무 서두르지 말고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정보를 수집해서 천천히 진행해보시길 권해요.”

지친 마음 쉬게 해주는 ‘컨츄리하우스’

거주지인 동탄에서 40분 거리인 아산에 마련한 이동식 주택 꼬마집은 작지만 큰 행복의 터전이 됐다.

거주지인 동탄에서 40분 거리인 아산에 마련한 이동식 주택 꼬마집은 작지만 큰 행복의 터전이 됐다.

쉴 틈 없이 돌아가는 도시의 생활이 버겁다면,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곳에 자신의 마음을 편안히 놓아둘 수 있는 공간을 꾸릴 수도 있다. 유튜브 채널 ‘컨츄리하우스A small cottage’를 운영하고 있는 김옥배 씨가 좋은 예다.

“시골에서 나고 자랐지만 농사일에 찌든 부모님을 보면서 도시 생활을 동경했어요. 결혼을 하고 나름 도시에서 살게 되었는데 아이를 낳고 보니 시골이 너무 그리워지더라고요. 육아 10년, 재취업 후 사회생활 10여 년이 이어지며 향수병과 스트레스는 점점 심해지기만 했고요. 그러던 중 살고 있는 경남 김해시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의령군의 농가주택 한 채를 찾아냈어요. 낡은 집에 작은 마당과 꽃밭, 텃밭이 152㎡(46평) 규모라는데 혼자 가꾸기에는 적당하다 싶어 2016년 4월 이 집을 구매했습니다. 집을 사고 나서는 만세를 부를 만큼 행복했어요.”

빠듯한 예산으로 집을 마련한 까닭에 셀프 리모델링에 도전했다. 의욕은 넘쳤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작은 집이라고 해도 네 벽에 핸디코트를 바르고, 손수 나무를 잘라 울타리를 세우는 것은 초보자에겐 그야말로 고단한 일이었다.

“바느질이나 리폼 같은 작은 작업부터 가구 만들기까지 손으로 하는 일은 대체로 자신이 있던 터라 도전했지만 정말로 힘들었어요. 그래도 주중에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다는 의외의 장점을 발견했죠. 혼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묵언 수행하듯 일을 하다 보면 우울했던 기분이 나아지는 경험도 했고요.”

집이 어느 정도 틀을 갖춘 후에는 좋아하는 꽃을 심었다. 작은 텃밭에 혼자 가꿀 수 있을 만큼의 채소를 심고 돌보는 과정이 모두 힐링이었다.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될 주방을 신경 써서 손보고, 오랫동안 바라던 화실도 꾸렸다. ‘컨츄리하우스’라는 이름을 붙이고, 좋아하는 빈티지나 앤티크 스타일 소품으로 채웠다. 가구나 소품은 모두 다 리폼하거나 만든 것. 파는 것만큼 세련되진 않다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그녀의 작품이다. 결과적으로 이 집은 유일무이한 공간이 됐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마음의 건강도 되찾았다.

“본가에서의 나는 가족을 챙기느라, 직장에서의 나는 일하느라 늘 정신이 없었는데 이곳에서는 너무나 자유로워요.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만 하죠. 농사지은 채소로 소박한 밥상을, 오로지 나만을 위해 차리는 게 자존감을 높여주는 일이더라고요. 누군가의 뒤에 서 있던 나의 존재를 한가운데 놓고 오로지 나만을 위해 시간을 보내는 경험이 너무나 행복했어요.”

요즘은 영상을 찍고 유튜브에 업로드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크고 좋은 집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어서 시작한 블로그를 발전시킨 결과다. 한 편을 촬영하고 편집해 올리는 데 꼬박 하루가 걸릴 만큼 품이 많이 든다. 그래도 소소한 일기를 세상에 펼쳐놓는 마음으로 꾸준히 찍는 중이다. 평화롭고 다정한 풍경이 차곡차곡 쌓인다.

#5도2촌 #세컨드하우스 #여성동아

기획 최은초롱 기자 
사진출처 인스타그램 
사진제공 김옥배 김현정 노연우 양춘미 정영호



여성동아 2022년 8월 704호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