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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동관, 한국의 일론 머스크 되나

글 문영훈 기자

2022. 03. 08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3월 말 한화 등기이사로 선임된 뒤 우주항공 분야를 비롯한 한화의 미래 사업을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3월 말 한화 등기이사로 선임된 뒤 우주항공 분야를 비롯한 한화의 미래 사업을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김동관(39) 한화솔루션 사장이 지주회사인 ㈜한화 사내이사에 오를 전망이다. 3월 7일 한화는 3월 29일 열릴 정기주주총회에 김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사내 이사는 이사회 구성원으로, 일반 임원과 달리 법인의 민형사상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진다. 한화 측은 “불확실성이 커진 ‘포스트 코로나’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책임경영이 필요하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3월 말 이사로 선임되면 우주항공 분야를 비롯한 한화의 미래 사업을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미국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공군 장교로 군 복무를 마친 뒤 2010년 한화그룹에 입사한 김 사장은 그때부터 한화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앞장섰다. 2012년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을 맡아 독일 태양광 기업 큐셀과의 인수합병을 주도했다. 한화큐셀이 출범한 뒤엔 전략마케팅실장(CSO)·영업실장(CCO) 등을 역임하며 2015년 흑자 전환을 이끌었다.

직원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수평적인 조직문화 추구

태양광 업계는 한동안 적자가 이어져 기업들의 무덤으로 통했다. SK 등이 관련 사업을 철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은 한화큐셀의 뚝심은 최근 빛을 발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 기관 우드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미국 태양광 모듈 시장 점유율에서 주거용 및 상업용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2020년 기준). 김 사장은 이 성과를 바탕으로 2020년 한화솔루션 대표이사가 됐다.

김 사장은 하버드대 재학 시절부터 한인학생회장을 맡는 등 리더십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와 하버드대 동문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015년 7월 TV조선 ‘강적들’에 출연해 김 사장에 대해 “리더십도 있고 공부도 잘했다”고 소개했다. 이날 이 대표는 김 사장을 ‘동관이 형’이라고 칭하며 “동관이 형이 스포츠광이다. 나한테 주짓수(무술의 한 종류)를 하자고 해 두 시간 정도 운동을 하다가 끝나고 같이 PC방에 갔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회사 내에서도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화솔루션은 부장 이하 직원 호칭을 ‘프로’로 통일하는 등 제도 변화에도 나서고 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평소 김 사장은 직원들 옆자리에 직접 찾아와 사업 현안을 이야기하는 등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격의 없이 소통한다”며 “임원들과도 딱딱한 보고서를 제출받기보다 얼굴을 보며 같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전했다.



항공우주‧그린에너지‧디지털금융에 역점

지난해 5월 31일 2021 P4G 서울 정상회의 에너지세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지난해 5월 31일 2021 P4G 서울 정상회의 에너지세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그동안 태양광 분야에서 성과를 내온 김 사장은 향후 민간우주산업 쪽에 역점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지난해 3월 7일 우주산업을 총괄하는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시켰다. 여러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우주산업 관련 인력과 기술을 모은 조직이다. 김 사장은 스페이스 허브 초대 팀장을 맡았다. 한화그룹은 올해 신년사에서 “항공우주‧그린에너지‧디지털금융과 같은 미래 사업은 단기간 내에 핵심 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확신과 목표의식을 갖고 임해야 한다”고 했다. 김 사장은 1월 세계 최대 가전‧전자 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2’에 우주 산업 관련 전시관이 열리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현재 그가 이사로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호조세다. 3월 8일 대신증권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전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으로 관건은 우주 산업에서 실적을 보여주느냐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영업이익은 대부분 방위산업에 집중하는 자회사 한화디펜스가 내고 있다. 2021년 4분기 영업이익 813억 원 중 한화디펜스 비중이 69.7%(567억원)에 달한다. 항공우주 엔진을 생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44억원)와 통신위성과 관련된 한화시스템(73억원)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 아마존 이사회 의장 제프 베이조스가 보유한 ‘블루 오리진’ 등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한 세계적인 기업과 경쟁하려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조진수 한양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아직 한국 민간우주산업은 밑바닥 수준”이라며 “항공우주산업은 국가경쟁력 및 고용 창출 등과 연관돼 있는 만큼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향후 20~30년을 내다보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의 생각도 궤를 같이한다. 김 사장의 측근으로 불리는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지난해 6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주 산업은 국가안보와 국격 제고 관점, 그리고 산업 기회 측면에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바라봐야 하는 산업이라는 것이 김 사장의 생각”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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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한화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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