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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시험보다 어려운 한진그룹 지분 전쟁

EDITOR 김명희 기자

2020. 01. 26

조현아 전 부사장이 조원태 회장 체제에 반기를 들면서 한진가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조원태 회장 체제에 반기를 들면서 한진가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땅콩 회항, 물컵 갑질, 명품 밀수, 이혼 등 오너 일가를 둘러싼 논란으로 하루도 조용할 날 없던 한진그룹이 이번에는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다. 지분 구조가 너무 복잡해 누가 경영권을 차지할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가족 간의 갈등이 외부로 불거진 건 연말 임원인사에서 복귀가 무산된 조현아(46)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 12월 23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조원태 대표이사가 선대 회장의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왔고, 지금도 가족 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폭로하면서부터. 조 전 부사장 측은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들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조원태(44) 한진그룹 회장이 크리스마스 날 본가인 서울 평창동 자택에서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다툼을 벌인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이후 두 사람은 화해했다고 발표했지만 일각에선 이명희 고문이 장녀인 조 전 부사장 쪽으로 기운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원태 회장과 마찰을 빚었던 이명희 여사(왼쪽)와 조 회장이 아버지의 유훈을 따르지 않고 독단적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고 폭로한 조현아 전 부사장.

조원태 회장과 마찰을 빚었던 이명희 여사(왼쪽)와 조 회장이 아버지의 유훈을 따르지 않고 독단적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고 폭로한 조현아 전 부사장.

이런 가운데 지난해부터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매입해 5.06%를 확보한 반도건설이 1월 10일 지분을 8.28%까지 늘린 뒤 경영 참여를 전격 선언, 경영권에 커다란 변수로 등장했다. 현재 한진칼 지분은 조원태 회장 6.52%, 조현아 전 부사장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이명희 고문 5.31%,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17.3%, 델타항공 10%, 반도건설 8.28%, 국민연금 4.11% 등이다. 이 가운데 KCGI는 한진칼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오너 일가와 대립각을 세워왔고, 델타항공은 조원태 회장 측 우호 지분으로 분류돼왔다. 이런 상황에서 1월 중순 KCGI와 반도건설,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이 회동을 가진 사실이 알려졌다. 이들이 연합할 경우 조원태 회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이 어려울 수도 있다. 조 회장이 연임하기 위해선 출석 주주 중 과반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누가 누구의 손을 잡느냐, 치열한 수 싸움에 국적 항공사 대한항공의 운명이 달렸다.

사진 동아일보DB 뉴스1 디자인 최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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