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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wannabe star

도전·용기·자유의 아이콘 손미나

글·구희언 기자 | 사진·이승엽(kokuma studio)

입력 2013.01.30 10:51:00

손미나에게서 우리는 도전과 용기라는 키워드를 읽는다. 진행하는 팟캐스트 프로그램은 방송 5회 만에 다운로드 수가 1백만 건을 넘어섰고, TV 책 소개 프로그램 ‘북잇수다’ MC로 활약하며 여행과 독서의 즐거움을 전도하는 그는 더 자유롭고,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도전·용기·자유의 아이콘 손미나


대학생 사이에서 아나운서가 워너비 직업이던 시절, 1997년 KBS 24기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해 KBS 1TV ‘도전 골든벨’ 1대 MC를 맡았던 손미나. 깔끔하고 스마트한 이미지로 선망의 대상이던 그가 2006년 스페인 유학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 ‘스페인 너는 자유다’를 쓴 이듬해 안정된 직장에 사표를 던졌을 때 사람들이 놀란 것은 물론이다. 여행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은 지 6년, 한층 단단해지고 아름다워진 손미나를 만났다.
손미나와 만난 날은 그가 영국 런던에서 알랭 드 보통을 만나고 돌아온 이튿날이었다. 그는 2008년 잡지 인터뷰를 통해 알랭 드 보통과 처음 만나 친분을 쌓은 뒤 이메일과 트위터로 꾸준히 소통해왔다. 왕복 비행 20시간이 아깝지 않은 만남이었을까.
“2008년 첫 만남 때는 노팅힐에 그의 집과 작업실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런던 북부로 이사해서 집을 새로 지었더라고요. 처음 만나는 것과 두 번째 만남은 친밀감이 다르니까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었어요. 인생학교 이야기도 재밌었죠.”
인생학교(The School of Life)는 알랭 드 보통이 일반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것들을 가르치겠다는 목적으로 2008년 여름 영국 런던 마치몬트 거리에 지인들과 세운 자기계발(selp-help) 학교. 인생을 살아나가다 부닥치는 수많은 문제에 대한 생각을 나누기 위해 이 학교를 설립했다. 영혼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세상은 어떻게 바꾸고 섹스 라이프는 어떻게 할 것인가 등 교과서에는 없는 내용을 다룬다. 알랭 드 보통이 맡은 건 ‘섹스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는 법’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알랭 드 보통이 제가 여행 다니며 책 낸 이야기를 듣더니 부럽다고 하더라고요. 좋아하는 작가가 저를 부럽다면서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질문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건축에 관심 많은 그가 직접 지은 건축물 사진을 보여주며 ‘이 중 하나를 작업실로 쓰게 해줄 테니 영국에 관한 책을 쓰자’고 해서 한창 쓰고 있는 프랑스 책이 끝나면 생각해보겠다고 했죠(웃음).”

여행 팟캐스트 ‘손여사’로 대박
세 권의 여행 에세이, 한 권의 소설책을 낸 손미나는 현재 프랑스 여행기를 집필 중이다. 두 사람은 트위터 활동이 활발한 점도 닮았다.
“세상이 많이 변하니 발 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금방 뒤처지는 것 같아요. 외국에 있을 때라 한국 소식도 궁금했고요.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났고,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요.”
요즘 손미나는 팟캐스트 진행에 폭 빠졌다. ‘손미나의 여행사전’. 줄여서 ‘손여사’. 파리 마레 지구, 체코 프라하, 뉴욕 맨해튼 등 세계 각국 여행 이야기를 들려주는 프로그램이다. 윤종신, 원더걸스 예은, 유희열 등 유명인도 출연해 여행의 추억을 나눴다. 영원히 소녀이고 싶은 여자에게 ‘손여사’라는 애칭이 붙어서 어찌하느냐고 물었더니 싫지만은 않은 눈치.
“같이 일하던 스태프가 ‘대박이에요! 손미나의 여행사전을 줄여보세요’라고 하더라고요. 그게 ‘손여사’였죠. 스태프 중에는 ‘나의 미나 공주가 손여사가 되다니!’라며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오히려 품위 있어 보이더라고요. 사람들이 기억하기도 쉽고요. 외국에서도 ‘마담’은 여성의 인격을 높여줄 때 쓰는 말이거든요.”
그는 2001년부터 1년 6개월간 ‘밤을 잊은 그대에게’를 진행할 때 추억을 잊을 수 없어서 다시 라디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팟캐스트라는 새로운 매체에 도전해보라고 추천한 건 작가 김영하였다.
“파리에 김영하 작가가 왔을 때 차 마시며 수다를 떨던 중에 ‘팟캐스트는 녹음만 하면 되는데, 손미나가 안 하기엔 아깝다’는 말에 좋은 소통 방식이라 생각해서 시작했어요. 라디오는 짜인 프로그램에 들어가서 진행만 하면 되지만, 이건 어떤 코너를 짜고 어떤 콘텐츠를 넣을 것인지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만들었죠. 제가 주장한 건 ‘반드시 배울 게 있어야 한다’였지만, 재미도 있어야 하니까 게스트를 초대했어요. 주변 인맥을 활용해서 섭외 중인데, 스타가 아니더라도 꼭 한 번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 분들도 모시려고요.”

도전·용기·자유의 아이콘 손미나

1 알랭 드 보통과 6년 만에 재회한 손미나. 2 3 팟캐스트 ‘손미나의 여행사전’은 매회 특별한 게스트와 여행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1회 게스트 윤종신과 함께.



도전·용기·자유의 아이콘 손미나

손미나는 ‘손미나의 여행사전’을 오랜 시간 청취자의 가슴에 남는 프로그램으로 꾸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손여사’에서 콩트에도 도전했다. 함께 열연한 성우는 산타클로스와 할아버지 스머프 목소리를 연기했던 성우 출신 외삼촌이다.
“청취자들이 라디오 드라마를 듣고 자란 세대가 아니라서 ‘어설프면 재미없지 않겠느냐’며 부정적인 반응이었지만 1회가 나가고 나니 사람들이 콩트가 제일 재밌다며 분량을 늘려달라고 해서 기뻤죠. 성우였던 외삼촌과 매회 방송을 만들어간다는 것도 의미 있고요.”
듣고 있자니 그야말로 가내수공업이 따로 없다. 그는 가내수공업이라는 말에 “제가 꿈꾸던 게 그런 것”이라며 맞장구친다.
“요즘 나오는 ‘보이는 라디오’는 재미가 없어요. 100%를 다 보여줘서 상상할 여지, 환상을 앗아가거든요. 예전에는 미니스커트를 좋아하고 즐겨 입었지만, 프랑스에 살면서 그녀들이 왜 아름다운지 생각하다 적당히 가릴 건 가린 상태에서 나오는 섹시함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별이 빛나는 밤에’나 ‘밤을 잊은 그대에게’처럼 몇십 년 지나도 가슴에 남는 프로그램으로 꾸리고 싶어요.”
손미나에게 여행이란 어떤 의미일까. 그는 “여행은 보통 떠나는 거로 생각하는데, 나는 머무는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한자리에서 며칠, 몇 주, 몇 달 머무르는 경험이 어떨 때는 삶의 방향을 완전히 틀어놓을 수도 있다”고 했다. 첫 소설을 쓸 수 있는 영감을 준 프랑스 파리의 첫인상이 처음에는 좋지 않았다고.
“괜히 왔나 싶었죠. 유럽 각국에 관해 써야 하는데 프랑스를 건너뛰자니 말이 안 돼서 고민했어요. 그런데 ‘파리앓이’라고, 제가 지금 그러고 있는데 살아보니 사람을 폭 빠지게 하고 영감을 주는 도시더라고요. 그곳에서 머물지 않았다면 소설 쓸 의지를 끌어내는 기회가 쉽게 오지 않았을 것 같아요.”

알랭 드 보통이 그의 워너비가 된 이유
최근 그는 책 소개 프로그램 진행자로 발탁됐다. 1월 14일 첫 방송된 TV조선 ‘북잇(it)수다’가 바로 그것. 삶과 밀착된 이슈를 담은 책을 소개하고, 책이 던지는 화두를 바탕으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관계자는 “전문가 수준으로 책에 관한 토크에 참여할 수 있고, 토크를 조절하고 이끄는 진행 능력이 있기 때문”에 그를 MC로 발탁했다고 한다. 첫 손님은 ‘지옥설계도’를 펴낸 작가 이인화. 손미나는 “20대 이후로 6시간 자고 나머지 시간에는 집필과 독서에 매진했다”는 그의 말에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 남들이 보면 늘 여행 중인 사람처럼 바쁘게만 보이는 손미나의 일상은 어떤지 궁금했다.
“저는 너무 열심히 사는 것 같아요(웃음). 그래도 휴가는 반드시 지키죠. 인생에서 반드시 쉼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낭비하는 시간은 없는 것 같아요. 이를테면 쓸데없이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TV 오락 프로그램을 보거나 남의 가십을 이야기하는 것 말이죠.”
친구와의 만남에도 ‘목적’이 있어야 한다는 손미나. 계산적인 목적은 아니다. 만나서 영화를 보거나 건설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식이다. 그래서 그의 삶에 ‘생각 없는 킬링타임’은 없다. 파리에 있을 때는 아침에 글을 쓰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규칙적으로 했다고. 한국에 온 뒤로는 오전 6시에 일어나 밤 10시에 잔다. 술을 많이 마시지는 않지만 한두 잔씩 독주가 아닌 와인이나 샴페인으로 분위기를 맞춘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건강한 아름다움’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오전에는 간단하게 요가나 체조를 하고, 아침을 잘 먹으려고 해요. 어머니께서 건강에 신경을 많이 써주시거든요. 견과류와 사과 한 쪽 혹은 바나나를 조금 먹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현미밥에 영양 균형을 맞춰서 식사해요. 오전 9시 전에는 집에서 나와 글을 쓰거나 책을 읽어요. 팟캐스트나 인터뷰를 준비하고, 간혹 지인과 만나 이야기도 나눠요. 굉장히 단조롭죠(웃음)?”
듣다 보니 손미나의 워너비가 궁금했다. 잠깐 생각하던 그는 알랭 드 보통의 이름을 꺼냈다. 그는 “철학자이자 심리학자, 역사학자인 알랭 드 보통은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있더라”라고 했다.
“처음에는 좋아하는 책의 저자라 팬으로서 만났는데, 이번에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저와 생각이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친구를 만날 때에도 주제가 있어야 한다는 말에는 박수 치면서 ‘너도 그러냐, 나도 그렇다’며 맞장구쳤죠. 여행할 때에도 스페인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것처럼 반드시 프로젝트가 동반돼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냥 남들 다 하는 관광은 별로라는 제 말에 그도 200% 동감하더라고요. 여행과 책을 좋아하는 것도 그렇고, 글 쓰는 사람들은 서로 다른 곳에서 태어나도 비슷한 삶을 사는 것 같아요. 이번에 그를 만난 뒤 ‘내가 추구하는 삶이구나, 어서 저렇게 돼야겠다’ 생각했죠. 철학 공부도 제대로 해보려고요.”
그는 “우리는 심장과 영혼을 가진 인간으로서 얼마나 많은 가치와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지 한 번도 배운 적이 없다”며 “그가 만든 인생학교가 내가 나중에 만들고 싶은 아카데미와 비슷한 느낌이었다”라고 했다.

도전·용기·자유의 아이콘 손미나


도전·용기·자유의 아이콘 손미나


손미나는 “새해엔 소심함을 버리고 과감히 연애를 시도해서 반드시 사랑하는 사람과 프라하에 가겠다”고 트위터에 쓰기도 했다. 현재 손미나의 상태는 ‘싱글’. 그에게 “혹시 지금 사랑하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다들 (사랑을) 하고 있을 거로 생각하더라”라며 깔깔 웃었다.
“다들 그렇게 생각해서 제가 왜 그런가 분석을 해봤어요(웃음). 한 달 전에는 제가 너무 축 처져 있으니까 친구가 놀자며 클럽을 데려갔어요. 그래봐야 칵테일 마시는 정도였지만요. 많은 남자가 말을 걸어줬는데, ‘저랑 차 한잔 더 하실래요’가 아니라 ‘팬이에요’라며 사인을 받는 거였죠. 절망했어요(웃음). 팬과 유명인의 관계를 맺으려 클럽에 간 게 아니라 여자 손미나로 간 건데…. 올해는 옆구리를 꼭 채울 거예요.”
올해 손미나의 목표는 “애인 만들기, 집필 중인 프랑스 여행서 마무리, 팟캐스트 성공시키기”다.
“지난해 힘든 일이 있어서(손미나는 지난해 부친상을 치렀다) 글이 써지지 않아 고민했는데 사흘 전부터 갑자기 글이 써지기 시작했어요. 막아놨던 뚜껑을 연 것처럼 말이죠. 이 기세면 2월 말까지 쓰던 책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팟캐스트 반응이 깜짝 놀랄 정도로 좋은데, 이걸 성공적으로 이끌고 싶어요. 다 마치고 나면 다음 여행기를 위해서 여행을 떠나려고요.”

올해 목표는 사랑, 책, 방송
사람들은 손미나에게서 도전, 용기, 자유라는 키워드를 읽는다. 손미나처럼 살고 싶은 이들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너무 정신없이 살지 마세요. 항상 내 영혼을 어디쯤 뒀는지 챙겨가면서, 자신을 위한 쉼표를 찍어가면서 살면 좋겠어요. 우리는 너무 남을 따라가고, 겉으로 보이는 아름다움을 찾는 데 익숙하죠. 내 안의 빛을 찾아서 자신감을 가지면 좋겠어요.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인생이 짧고 허무하고 짧다고 느꼈어요.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를 나중에는 알게 되거든요. ‘나는 할 수 없다’고 포기하거나, ‘여배우’나 ‘청담동 며느리’ 같은 삶만 좇지 말고 일상에서 진짜 꿈을 찾고 열정으로 가꿔나가면 좋겠어요. 다들 당당해지세요!”
아나운서, 작가, 번역가, 방송인….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본 욕심쟁이의 장기 목표는 뭘까.
“아버지에 관한 책을 쓰고 싶어요. 아버지께서 제게 보여주시려고 했는지 어릴 적부터의 이야기를 에세이 형식으로 40여 쪽에 걸쳐 써놓으신 걸 돌아가신 뒤에 발견했어요. 내 모든 걸 알고 계신 분을 나는 얼마나 알았나 싶어 뒤늦게나마 친척과 아버지 친구들, 동료 교수님들 만나서 아버지의 흔적을 파헤치는 과정을 가져보려고요. 장기 프로젝트죠. 그걸로 소설을 쓰고 싶어요.”
지금보다 젊은 날의 손미나는 한 사진작가의 40년 프로젝트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은 적이 있다. 일곱 살짜리 아이들을 10년마다 추적해 일곱 살, 열일곱 살, 스물일곱 살, 서른일곱 살, 마흔일곱 살 때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영상으로 남기는 작업이었다. 배경음악도 해설도 없는 영상이지만 그걸 보는 사람들은 누가 누구인지 금방 알아챌 수 있었다고. 마이크를 든 사진이 많았던 일곱 살 손미나는 아나운서가 됐고, 지금은 방송인으로 작가로 저변을 넓히고 있다. 다음 일곱 살의 손미나는 어떤 모습일까.
“47세, 아직 여행할 수 있는 나이겠지요. 30대에 여러 가지를 발굴해서 쌓았다면 40대는 그걸 깊이 있게 만드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그때쯤엔 제게도 더 깊은 멋이 생기지 않을까요.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과 인생학교 같은 아카데미를 열것 같고…. 음, 그때쯤이면 괜찮은 소설을 한 권 정도 낼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

의상협찬·더틸버리 르샵(02-514-9006) 도니체티(02-546-7764) 바바라 타임(02-540-4723) 세인트제임스(02-3447-7701) 에스쏠레지아(02-3442-0220)
헤어·아름(순수 도산본점 02-515-5575)
메이크업·레지나(순수 도산본점)
스타일리스트·유민희

여성동아 2013년 2월 5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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