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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훈의 두 가지 매력

강렬한 눈빛 냉혈 뱀파이어 vs 슈퍼카 모는 파워 드라이버

글 | 구희언 기자 사진 | 이기욱 기자, CJ E&M 제공

입력 2011.11.16 15:11:00

유부남이 됐다는 사실만으로 욕먹는 남자, 바로 ‘한가인의 남편’ 연정훈이다.
2005년 만인의 연인과 결혼했다는 이유 하나로 뭇 남성 팬의 공분을 산 그는, 남자들의 말을 빌리자면
박해일과 함께 ‘평범해 보이는데 이상하게 여자들에게 인기 많은’ 배우 중 하나다.
그런 그가 짙은 스모키 화장에 강렬한 푸른 눈빛의 도발적인 뱀파이어 검사로 변신했다.
또 김갑수, 김진표 등 내로라하는 스피드 마니아들과 자동차 버라이어티쇼 MC로도 활약하며 여심에 이어
남심까지 공략한다.
연정훈의 두 가지 매력


죄를 심판하는 검사이자 피를 마시는 뱀파이어. OCN 드라마 ‘뱀파이어 검사’의 주인공 민태연을 설명하는 문장이다. 연정훈(33)이 분한 민태연은 “뱀파이어의 숙명을 살기보다는 법의 힘으로 악을 처단하는 자”다. 그는 신비한 뱀파이어의 힘으로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정의를 세우는 검사의 정체가 다름 아닌 뱀파이어라는 설정이 재미있다.
그간 부드러운 이미지가 강했던 연정훈은 이 드라마를 위해 절권도를 배우고 스타일 변신을 시도했다. 온화한 미소 대신 시종일관 미간을 찌푸리며 강렬한 눈빛을 선보인다. 특히 압권은 피 맛을 보는 순간, 파랗게 변하는 눈과 돋아나는 송곳니. 이 부분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연기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어려운 연기를 어색함 없이 깔끔하게 소화했다. 이번 드라마는 여러 대의 DSLR 카메라와 초고속 카메라를 활용해 영상미를 구현한 작품으로 연정훈은 “카메라가 워낙 많아서 촬영 장면 대부분을 후시녹음 했다”고 말했다.

‘복분자’ 피 마시고 뱀파이어 연기

연정훈의 두 가지 매력


“액션 장면을 찍을 때 초고속 카메라를 많이 사용했거든요. 어떻게 액션을 표현할까 하다가 절권도를 두세 달 꾸준히 배웠어요. 배우면서 너무 힘들어 살이 저절로 빠졌는데, 체중 감량 투혼이라고 하니까 부담스럽네요. 그래도 추격 장면을 제대로 만들고 싶어서 무리 좀 했습니다.”
출연을 결심한 계기가 궁금했다. 그는 “기존 미드에서 보는 날아다니는 뱀파이어와는 조금 다르다”며 “한국적인 뱀파이어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하는 눈치였다.
“처음에는 걱정 반 기대 반이었어요. 뱀파이어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시청자가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됐죠. 한편으로는 그런 면을 잘 살려보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고요. CG팀과 힘을 합쳐서 어떻게 만들까 고민하며 이 악물고 재밌게 찍고 있어요.”
그에게도 극중 민태연처럼 뱀파이어의 초인적인 능력이 생긴다면 어떨까. 그는 “괴로울 것 같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연정훈은 뱀파이어를 연기하며 밥을 거의 못 먹고 있다는 것.
“극중에서 제가 마시는 피가 복분자 원액이에요. (손을 벌리며) 복분자 원액, 이만큼 드셔보셨나요. 하루는 체해서 종일 누워 있었는데 참 힘들더라고요. 뱀파이어로 살라고 하면 못 살 것 같습니다.”
민태연은 냉정하지만 사건 앞에서는 뜨거운 심장을 가진 남자. 연정훈은 드라마 속 캐릭터와는 180도 다르다. 상대역을 맡은 이영아는 “선하게 생긴 사람은 역시 선하더라”라며 말을 이었다.
“티격태격해야 하는 장면인데 연기할 때 연정훈씨 눈을 보면 너무 웃겨서 못하겠어요. 엄청 장난기도 많고. 일단 유부남이라서…, 지금까지 영화나 드라마에서 유부남 뱀파이어를 본 적이 없거든요. 극중에서는 아니니까 몰입은 해봐야겠지만, 실제 부인이 아름다워서 부담되네요(웃음).”



아내 한가인은 든든한 조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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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결혼한 연정훈과 한가인은 지난해 부부동반으로 CF를 촬영하며 잉꼬 부부의 면모를 선보였다.



만인이 알다시피 그의 아내는 배우 한가인. 아내는 연정훈의 든든한 조력자다.
“작품이 들어오면 서로 상의해요. 이번 작품은 ‘뱀파이어’라는 점에서 조금 걱정을 했죠. ‘이걸 어떻게 보여줄 거야?’ 이게 저희 부부가 핵심적으로 토론한 내용이었어요. 사실 드라마를 하면서 생각이 많았어요. 대본이 나온 뒤에도 배우들과 이야기하며 수정하는 과정이 길었거든요. 연기하는 중간 중간 뱀파이어를 어디까지 어떻게 보여줘야 할까 고민도 했고요. 게다가 초고에는 제 직업이 변호사였는데 검사로 바뀌기도 했어요. 외향적으로는 ‘사람이 사람을 때렸을 때 가장 건방져 보일 수 있는’ 시크하고 간결한 액션을 하고 싶었어요.”
MBC ‘에덴의 동쪽’, SBS ‘제중원’ 등 굵직한 지상파 드라마에 출연한 그에게 케이블 드라마는 또 다른 도전이다. 이번 작품은 지난해 ‘제중원’ 종영 후 1년 넘게 휴식기를 보내다 택한 작품이라 더 애착이 크다. 상대역인 이영아는 ‘뱀파이어 검사’를 택한 이유를 묻자 “파트너가 연정훈이라 주저 없이 선택했다”고 했다.
“매번 언급하지만 저는 먼저 작품에 캐스팅된 배우를 믿어요. 제가 아무리 고민해도 답이 안 나오는 부분을, 먼저 작품을 선택한 배우들이 저보다 더 많이 고민하고 생각했을 것 아니에요. 그들의 선택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마침 이전 작품인 ‘제빵왕 김탁구’를 끝내고 지루해하고 있을 때 ‘뱀파이어’라는 소재를 듣고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죠.”
연정훈의 검사 변신은 ‘에덴의 동쪽’의 이동욱 역에 이어 두 번째. 검사 연기가 처음이라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영아와 달리 연정훈은 “한번 해봐서…(어렵지는 않다)”라며 웃었다.
“기존 검사의 틀을 많이 벗어나죠. 소속이 특별 검경 합동 수사본부인데 흔히 생각하는 검찰보다는 형사 쪽 분위기가 많이 나는 팀이고요. 미국 드라마 ‘멘탈리스트’에서도 주인공이 범인을 잡으려다 계속 사건에 연루되잖아요. 민태연도 뱀파이어 사건을 쫓다가 뱀파이어가 되죠. 능력이요? 기존 뱀파이어처럼 까마귀가 돼서 날아가지는 않고요(웃음). 죽은 사람의 피를 마시면 피의 동선과 죽은 피해자의 눈으로 본 마지막 장면을 볼 수 있어요. 그 능력을 쓰면 죽을 당시의 고통을 느끼죠. 라울이라는 미스터리한 인물이 제게 피를 공급해주는데, 라울은 의사로 원래 뱀파이어랑 알던 사이래요. 그렇대요(웃음).”

연정훈의 두 가지 매력


연예계 숨은 스피드 마니아
드라마는 일주일에 4일 정도 촬영하지만, 남성 라이프스타일 채널 XTM의 ‘탑기어코리아’의 MC를 맡고 있는 그에게 일주일은 너무 짧다. 그는 ‘탑기어코리아’에서 남자의 로망인 슈퍼카와 드림카를 두루 섭렵하며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탑기어코리아’는 영국 BBC의 자동차 버라이어티쇼 ‘탑기어’의 한국판. 1977년 첫 방송 후 시청률 1위를 놓치지 않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아우디 R8 등 슈퍼카는 물론 롤스로이스 팬텀, 벤츠 마이바흐 등 드림카를 총출동시켜 자동차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준다.
연정훈은 이 프로그램에 소문난 스피드 마니아 김갑수, 김진표와 함께 MC로 발탁됐다. 김갑수는 바이크와 자동차를 즐기는 스피드광이며, 2005년 카레이싱에 입문한 김진표는 현재 쉐보레 레이싱팀 소속 카레이서다. 연정훈은 자동차를 고를 때 속도와 연비, 디자인까지 따져볼 건 다 따져보는 꼼꼼한 성격으로, 부드러운 이미지지만 자동차 앞에서는 마초적 매력을 뽐내는 MC. 첫 회부터 독일의 포르셰 카이맨S에 탑승해 한국의 스피라 터보를 탄 김갑수, 영국의 로터스 엑시지 컵 260을 탄 김진표와 400m 드래그 레이스를 벌였다. 카레이서로 잘 알려진 김진표나 바이크 마니아 김갑수와 달리 연정훈의 출연은 조금 의외였다. 그는 “마니아만, 남자들만 차를 좋아한다는 편견을 없애고픈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탑기어’를 즐겨 봤고, 자동차를 좋아해서 ‘탑기어코리아’ MC를 맡게 됐어요. 고등학교 때 드래그 레이스를 시작으로, 대학 때 취미로 RC자동차를 즐기며 자동차 구조에 대해 많이 공부했는데 그에 대해서도 편하게 설명하고 싶어요. 저는 MC를 해본 적도 없고 할 생각도 안 해봤지만 이번 기회로 자동차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제가 ‘탑기어’를 보며 공감했던 부분을 시청자와 교감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자동차 운전을 하면서 멘트하는 점이 어려웠지만 익숙해져 가는 중이에요.”
그는 ‘탑기어코리아’가 자동차 애호가만 보는 프로그램이 되기보다 모든 사람이 즐기는 프로그램이 되길 바라는 소망도 내비쳤다.
“슈퍼카 택시 편을 촬영할 때 람보르기니에 대해 다양한 평가를 한 적이 있어요. 실제 방송에서는 편집됐죠. 제작팀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시청자와의 공감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탑기어’도 몇십 년의 역사를 통해 자리 잡은 프로그램이고, 계속 고쳐 나가면서 촬영해야죠.”
1999년 SBS 드라마 ‘파도’로 데뷔한 연정훈은 연예계에서 별다른 사건 사고나 스캔들에 휘말리지 않고 비교적 평탄하게 살았다. 그가 낸 가장 큰 스캔들이 ‘한가인과의 결혼’이라는 점만 봐도 그의 깔끔한 생활을 짐작해볼 수 있다. 자신도 실제의 모습을 언론에 거의 드러낸 적 없다는 것을 인정했다.

연정훈의 두 가지 매력


“제가 개구쟁이라고 말로만 이야기하지 실제로 보여드린 적이 없었거든요. MC를 하다 보니 본연의 모습이 나오는 것 같아요. 그걸 보고 당황하는 시청자도 있더라고요. 실제 모습을 많이 노출할 기회도 없었지만, 그동안은 실제의 연정훈을 보여주면 드라마에 방해될 것 같아 의도적으로 저를 숨겨왔죠.”
연정훈은 지난 7월 경기도 안산의 스피드웨이 ‘탑기어코리아’ 촬영 현장에서 아내 한가인을 섭외하고 싶다며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했다. 그가 염두에 둔 코너는 ‘스타 랩타임’. 정해진 트랙을 돌며 가장 빨리 들어오는 사람이 우승하는 코너로 김수로, 2AM 조권과 임슬옹, 토니안, 안재모, 이원종, 붐, 김옥빈, 김민준 등이 게스트로 참가했다.
“시작할 때부터 아내를 계속 섭외하고 싶었어요. 아내에게 처음 운전을 가르쳐준 게 저거든요. 정지 상태에서 시동을 걸고 시속 80km까지 도달하는 속도는 아마 누구보다 빠를 거예요. 처음에는 ‘내가 어떻게 하느냐’고 웃다가 알았다고 했는데, 방송을 보더니 ‘김갑수 선배님이 이건희 회장님을 게스트로 모신다고 했으니 나는 그다음에 나갈게~’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 아내는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이건희 회장님 다음 편입니다(웃음).”

여성동아 2011년 11월 5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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