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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단독]前 청와대 조리장이 밝힌 ‘세월호 7시간’의 비밀

前 청와대 조리장, “박근혜 대통령, 세월호 당일에도 점심과 저녁 모두 관저에서 혼자 식사”

editor 김민경 기자, 정희순 객원기자

2016. 12. 07

● 세월호 당일, 박 대통령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돌아와 관저에서 혼자 식사 ● 박 대통령 “밥이 보약” 인사 ● 일요일엔 최순실-문고리3인방과 회의 ● 최순실은 스키야키 먹고 김밥 싸가지고 귀가

〈여성동아〉 박근혜 대통령의 식사를 만들었던 전직 청와대 조리장 A씨가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서양요리담당 조리장으로 청와대에 들어가 올해 7월까지 근무하며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세 끼 식사를 책임졌던  인물이다. 일의 특성상 청와대 조리장은 청와대 안에서는 물론이고 지방 출장 및 해외 순방 시에도 대통령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다. 그만큼 대통령의 동선과 행적을 잘 알 수밖에 없다.

▼ 2008년부터 2016년 7월까지 청와대 조리장으로 근무했다. 정확히 어떤 업무를 담당했나.

청와대 조리실에는 한식, 중식, 양식, 일식 네 파트의 조리장이 있는데 나는 그 중에서 양식을 담당했다. 대통령과 그 가족의 식사는 물론이고, 청와대 내에서 열리는 중요한 행사의 식사도 맡는다. 대통령이 지방이나 해외로 출장을 떠날 때도 동행하고, 주말에도 근무한다. 네 명의 조리장이 메뉴에 따라 돌아가며 한 명씩 쉬는 식으로 일했다.

▼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지난 2014년 4월 16일에도 근무했나.

그렇다. 관저에 딸린 주방에서 정오와 저녁 6시에 각 1인분의 식사를 준비했다. 아침 식사는 당선 전부터 박근혜 대통령을 보필했던 비서가 조리장들이 준비해둔 재료 등으로 직접 준비한다.



▼ 세월호 참사로 전 국민이 충격에 빠졌고, 대통령도 수시로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평소와 다른 점은 없었나.

(대통령은) 식사는 평소처럼 했다. 사고 당일 오후 5시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한 후 관저로 돌아와 식사를 했다. 청와대 조리장들은 대통령이 먹는 음식의 식전과 식후 무게를 정확하게 측정한다. 얼마만큼 먹었는지, 어떤 음식을 남겼는지 등을 파악해 다음 번 메뉴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 식사 모습을 직접 보았나.

식사하는 모습을 직접 본 건 아니다. 조리장의 업무는 주방에서 음식을 만드는 것까지다. 식사를 내가는 사람은 따로 있다. 점심과 저녁 식사 시간에 1인분의 음식이 들어갔고, 그릇이 비워져 나왔다는 건 확실하다.

▼ 주방에선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지 못했나.

우리도 언론 보도를 통해 이미 알고 있었다.  

▼ 국가적 재난이 일어난 사실을 주방에서도 알았다면 대통령의 일정이나 식사 장소가 변경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준비하지 않나.

박 대통령의 식사 일정에 갑작스런 변동이 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일단 그날도 예정대로 관저에서 1인분의 식사를 준비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렇게 차려냈다.

▼ 늘 1인분만 낸다는 말은, 대통령은 늘 혼자 식사한다는 뜻인가.

혼자 먹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는 분이다. 술은커녕 간식도 잘 안 하신다. 박 대통령은 건강식에 관심이 많다. 지방 출장이 있어도 식사는 대체로 혼자 하길 원했다. 그래서 대부분 차에서 먹을 수 있는 유부초밥과 샌드위치 같은 걸 준비하곤 했다. TV에 대통령이 누군가와 함께 식사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일 거다.

▼ 식사는 항상 관저에서 하나.

대통령의 동선과 일정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긴 하지만, 특별한 일정이 없는 날에는 대개 그렇다.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나 수석회의 같은 일이 있을 때만 본관에 나갔다가 다시 관저로 돌아오신다. 그래서 대개 본관 주방이 아닌 관저 주방을 사용했다.

▼ 대통령이 식사하는 식당에 TV가 있나.

관저 안에 작은 식당과 대 식당이 있는데, 대 식당은 10인 이상 손님들이 모여 먹을 수 있는 식당이다. 두 식당에 모두 TV가 있다. 대통령은 TV보며 혼자 식사하시는 게 일반적이다.

▼ 최순실 씨가 청와대 식당에서 음식을 싸가기도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사실인가?

임기 초 이영선 전 청와대 2부속실 행정관이 매주 일요일마다 최씨를 픽업해서 프리패스로 들어왔다. 최씨가 온다고 하면 ‘문고리 3인방’이 관저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 분 오신다’고 하면 조리장도 세 명이 대기했다. 집에 갈 때쯤 꼭 김밥을 달라고 했다. 처음엔 몇 번 밖에서 사다줬는데 질린다고 직접 싸라고 해 직접 2~3줄 씩 싸줬다.

▼ 최순실 씨가 관저에서 무엇을 하나.

최씨를 중심으로 최씨와 문고리 3인방이 배석해 회의를 연다. 박 대통령은 거의 동석하지 않았다.

▼ 박 대통령이 이들과 함께 식사를 했나.

다함께 밥을 먹는 일은 없다. 오후 6시엔 평소처럼 대통령의 1인분 식사를 냈다. 이후 최순실 씨가 밥을 달라고 하면 또 따로 준비했다. 최씨는 항상 일본식 샤브찜 요리인 ‘스키야키’를 먹었다. 문고리 3인방은 최씨가 돌아간 후에 각자 따로 먹었다. 돌아가면서 한 사람 씩 밥을 먹고는 정리하는 시간이 오후 10시~11시쯤 됐다.
 
▼ 조리장으로서 지켜본 박 대통령은 어떤 사람인가.

고립된 생활을 오래해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즐기지 않는다. 그래도 조리장들에게 까다롭게 하진 않았다. 박 대통령을 처음 만난 날 악수를 청하며 “밥이 보약이지요. 잘 부탁합니다”라고 말씀하신 게 기억난다. 특별 메뉴를 내면 ‘감사하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조리장이 만든 반찬에 젓가락을 한 번씩 모두 갖다 댔다. 입에 맞지 않아도 먹은 것처럼 티를 내기 위해서다. 나는 그게 우리를 위한 나름의 배려였다고 생각한다.

▼ 이번 사태를 보며 어떤 생각이 드나. 

나라를 위하는 일이라 생각해서 청와대에 근무하며 열심히 음식을 만들었는데 이번 상황이 무척 안타깝다. 빨리 모든 일이 정상으로 돌아왔으면 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여성동아 1월호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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