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롤모델이던 정지훈 형과 같은 작품에 출연, 성공했다고 느꼈죠”

자꾸 보고 싶은 시즌제의 사나이, 배우 이상이

김명희 기자

2026. 04. 27

예능과 연기, 그리고 꿈꿔왔던 우상과의 만남까지. 배우 이상이와 나눈 솔직한 대화들.

가죽점퍼 차림으로 인터뷰 장소에 먼저 와 있던 이상이를 마주한 순간, ‘스타’라는 단어가 주는 거리감보다 한결 편안한 분위기가 먼저 느껴졌다. 앞서 계단에서 스치듯 지나친 배우 정지훈이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풍겼다면, 이상이는 담백하고 선한 인상의 이웃집 청년에 가깝다. “궁금한 건 뭐든 다 물어보라”며 스스로 인터뷰의 문턱을 낮추는 태도도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카메라 앞에서의 성과는 결코 평범하지 않다. tvN 예능 프로그램 ‘보검 매직컬’은 2049 타깃 시청률에서 7주 연속 동 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시즌 2 제작을 확정 지었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사냥개들’ 시즌 2는 글로벌 비영어권 2위에 오르며 확고한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한 이상이는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쌓은 기본기를 바탕으로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한 번 다녀왔습니다’를 거치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이후 ‘갯마을 차차차’로 주연 배우로서 존재감을 굳혔고, ‘동백꽃 필 무렵’에서는 능청스러운 연기로 극의 웃음을 담당했다. 2023년 공개된 넷플릭스 ‘사냥개들’에서는 우도환과 함께 불법 사채 조직에 맞서는 청년 우진 역을 맡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예능에서도 존재감이 또렷하다. MBC ‘놀면 뭐하니?’에서는 MSG워너비 멤버로 합류해 가창력을 증명했고, 유튜브 ‘핑계고’에서는 성실한 리액션으로 유재석의 ‘애정하는 동생’으로 자리 잡았다. ‘보검 매직컬’에서는 네일 자격증을 취득해 이웃의 손톱을 손질하고 같이 수다를 떨며 힐링을 선사했다.  

‘사냥개들’ 시즌 2는 불법 사채 조직을 무너뜨린 이후, ‘글로벌 불법 복싱 리그’라는 더 거대한 세계로 확장된다. 이상이가 연기한 우진은 건우(우도환)의 조력자이자 가족 같은 파트너로서 끝까지 링을 지키며 관계의 중심을 잡는다. 무엇보다 이번 시즌은 이상이에게 ‘덕업일치’의 현장이기도 했다. 학창 시절 우상이었던 정지훈이 불법 복싱 리그를 이끄는 최강 빌런 ‘백정’으로 합류했기 때문. 안양예고 시절 비의 ‘Rainism’ 커버 댄스로 UCC 공모전 1위를 차지했던 소년은, 이제 어엿한 주연 배우가 돼 롤 모델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핑계고’의 유재석과 ‘사냥개들’ 시즌 2의 정지훈 중 누구와 작업했을 때 더 성공했다고 느꼈냐”라는 짓궂은 질문에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정지훈을 꼽으며 팬심을 숨기지 않았다. 늘 평균 그 이상(以上)의 에너지를 쏟아내는 배우, 이상이의 진솔한 이야기를 전한다.

넷플릭스 ‘사냥개들’ 시즌2에서 끈끈한 형제애를 보여주는 이상이와 우도환. 

넷플릭스 ‘사냥개들’ 시즌2에서 끈끈한 형제애를 보여주는 이상이와 우도환. 

‘내 몸이 전 세계에 방송된다’는 생각으로 식단 조절 

‘사냥개들’ 시즌 2가 공개 직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소감은 어떤가요.



시즌 2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시즌 1이 인정받았다는 증거라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속편이 전편을 이기기 어렵다”는 말이 있어서 걱정이 됐어요. 4월 3일 금요일에 공개됐는데, 이틀 정도 조용하다가 월요일쯤 되니까 주말에 몰아 보신 분들이 “액션 좋다” “재밌다”는 반응을 주셔서 ‘아, 이번에도 나쁘지 않았구나’ 하고 안도했습니다. 한국 작품인데도 해외 여러 나라에서 이 작품을 봐주신다는 게 아직도 신기하고 감사할 따름이에요.

액션 신들이 인상적이었는데, 촬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우진이는 이번 시즌에선 복서가 아니라 코치 역할이에요. 몸도 예전보다 좋지 않고 싸움도 약해 보일 수 있는데, 원래 설정이 그런 거고요, 육체적으로는 도환이랑 지훈이 형이 정말 고생 많았죠. 기억에 남는 건 엔딩 액션인데, 세트장이 너무 추워서 난방이 안 됐거든요. 맨발로 싸우느라 발이 많이 시렸어요. 또 극 중에서 왼손을 못 쓰는 설정이라 한 손만으로 균형을 잡으며 싸우는 게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그럼에도 여전히 몸이 완벽하던데, 운동이나 식단 조절은 어떻게 했나요.

지금은 근육이 다 빠져서 부끄럽습니다(웃음). 시즌 1 때 한 번 몸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는 4~5개월 정도 집중적으로 준비했어요. 복싱도 제대로 다시 배우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열심히 했죠. 사실 운동보다 식단이 훨씬 중요한데, 저는 다행히 ‘온오프’ 스위치가 잘 되는 편이에요. 촬영이 시작되면 다이소에서 파는 플라스틱 밥그릇에 얼린 현미밥, 닭가슴살, 채소 정도를 먹으며 식단 조절을 하다가 끝나면 폭식을 좀 하는 편입니다. 보쌈은 무조건 먹고 햄버거, 돈가스, 냉면, 아이스크림도 좋아합니다. 푸드 파이터처럼 엄청난 양을 먹는 건 아니고, 보통 사람들보다 조금 더 많이 먹는 편입니다.  

먹는 걸 워낙 좋아하는데, 절제가 가능한가요.

맞아요. 예능에서도 그런 모습이 많이 나갔죠. 오늘도 빵이랑 초콜릿을 잔뜩 먹었네요(웃음). 하지만 ‘벗은 몸이 전 세계로 방송된다’고 생각하면 정신이 번쩍 들면서 절제가 되더라고요. 

시즌 1에 비해 건우와 우진이 따로 싸우는 장면이 많아 아쉽다는 반응도 있어요.

감독님의 의도였던 것 같아요. 시즌 1의 빌런 김명길에 비해 시즌 2의 백정은 훨씬 강력해졌거든요. 그만큼 건우도 강해져야 했고요. 순수한 건우가 스스로 고난을 헤쳐나가는 과정, 그리고 다시 우진과 합쳐지며 갈등을 해결하는 모습을 통해 형제애를 더 깊게 보여주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후반부로 갈수록 함께 훈련하며 끈끈해지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우도환과의 연기 호흡은 90점, 부족한 10점은…”

우도환 배우와는 형제 이상으로 케미가 좋아 보이던데, 두 사람의 호흡에 점수를 매긴다면?

도환이랑은 이제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라 호흡 맞추는 게 정말 재밌었어요. 도환이는 연기에 대한 감각이 정말 뛰어난 친구예요. 현장에서 제 애드리브와 감정을 다 받아줬고, 덕분에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가끔은 도환이가 형 같기도 해요. 배우들은 서로의 연기에 대해 말하는 걸 실례라고 생각해 꺼리는 편인데, 저희는 그런 것도 터놓고 편하게 얘기했어요. 덕분에 실제로도 건우와 우진 같은 사이가 됐습니다. 촬영이 없을 때도 만나서 같이 밥 먹고 그런 사이죠. 연기 호흡에 점수를 매기자면 90점 정도? 나머지 10점은 시즌 3에서 보충하고 싶습니다(웃음).   

액션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은데, ‘사냥개들’ 액션만의 차별점은 뭔가요. 

카메라 앵글이나 편집의 도움이 적다는 점일 거예요. 컷을 자주 자르지 않고, 실제로 맞는 지점 코앞까지 주먹이 지나가게 연습해서 정말 리얼하게 찍거든요. 그래서 대본을 보면 ‘어퍼컷으로 어디를 때린다’는 식으로 액션 지문이 아주 많고 디테일해요. 감독님의 철학이기도 한데, 배우들이 직접 흘린 땀과 트레이닝의 결과가 화면에 그대로 녹아 있기 때문에 보시는 분들이 더 진짜처럼 느끼시는 것 같아요.

감독님이 시즌 2에서 특별히 요구한 이미지가 있나요.

감독님이 저보고 이번엔 ‘리베로’ 같은 역할이라고 하셨어요. 직접적인 공격보다 모든 관계를 연결하고 어시스트하는 중심축이라는 의미였죠. 그리고 시즌 1의 유쾌한 이미지를 다 빼보자고 제안하셨어요. “네가 이번에 웃기지 않았다면 성공이다”라고 하실 정도로, 훨씬 진솔하고 깊이 있는 감정 연기를 요구하셨어요. 건우와 눈물을 흘리며 대화하는 장면 등이 그런 변화를 보여주는 지점이었던 것 같아요.

예능에서의 재미있는 이미지가 연기에 방해될까 봐 걱정하진 않았나요.

전혀요. ‘사냥개들’ 시즌 2 촬영은 예능 활동이 본격화되기 훨씬 전이었고, 연기 톤도 이미 정해져 있었거든요. 예능에서의 모습은 제가 웃기려고 노력했다기보다 그 상황 자체가 즐거웠던 거라, 관객분들도 연기와 예능을 자연스럽게 분리해서 봐주실 거라 믿어요.

정지훈 배우의 열혈팬으로 유명한데, 이번에 함께 연기한 소감은 어떤가요.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어릴 때 ‘태양을 피하는 방법’부터 ‘Rainism’ 등등 형 노래와 안무는 다 따라 했었고, 드라마 ‘상두야 학교 가자’ ‘풀하우스’ 모두 챙겨 본 팬이었거든요. 촬영장에서 본 형은 덩치도 엄청나고 악역으로서의 포스가 대단했어요. 액션도 할리우드급으로 잘하시고, 특히 자기 관리가 철저하신 모습을 보고 옆에서 정말 많이 배웠어요. 촬영장에서 대기할 때도 형의 공연 리스트나 안무 방향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제가 형의 춤 디테일을 워낙 잘 알고 있다 보니, “형은 이 방향으로 먼저 움직이지 않냐” 같은 질문을 했거든요. 그랬더니 형이 “너 진짜 찐 팬이구나. 어떻게 알았냐”며 엄청 놀라더라고요. 덕분에 성덕(성공한 덕후)이 된 기분이었죠!

마지막 링 장면에서는 정지훈 배우 앞이라서 기가 눌리지는 않았나요.

(옆에 있는 스탠드 에어컨을 가리키며) 형은 실제로 보면 이 에어컨만큼 커서 위압감이 엄청나요(웃음). 대본에는 제가 형을 도발하는 대사가 몇 번 없었는데, 리허설하면서 형이랑 감독님이랑 상의해서 더 추가했어요. 제가 “쫄? 쫄?” 하면서 자극하니까 형이 “상이야, 이거 꽤 열받는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현장에서 만들어진 호흡 덕분에 더 쫄깃한 장면이 나온 것 같아요.

함께 출연한 윤유선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유선 선배님은 정말 ‘마더 테레사’ 같은 분이세요. 촬영 대기가 길어져도 한마디 불평 없이 항상 인자한 미소로 저희를 응원하시고 지켜봐 주세요. 그 따뜻한 에너지가 현장 분위기를 정말 좋게 만들었어요.

요즘 취미는 복싱과 식물 가꾸기 

본인의 이름을 소재로 “~이상입니다”라는 농담을 많이 하잖아요. 그 앞에 어떤 말이 들어가면 좋을까요.

고등학교 때 친한 친구가 “너는 평균 이하도 아니고, 딱 평균도 아니고, 항상 그 이상(以上)이야”라고 말해준 게 생각나네요. 그 말처럼 늘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2016년부터 한 해도 쉬지 않고 드라마를 하고 있는데, 에너지는 어디서 얻나요.

저한테는 재미가 가장 중요해요. 재미있으면 지치지 않고 계속하게 되더라고요. 요즘은 복싱에 푹 빠져 있고, 집에서 식물을 키우는 것도 정말 재밌어요. 얼마 전에는 튤립이 예쁘게 피어서 얼마나 기분 좋았는지 몰라요. 이런 소소한 재미들이 저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에요.

복싱의 매력은 뭔가요.

처음에는 액션을 위한 훈련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운동 자체로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힘들지만 체력과 다이어트에 효과적이고, 스파링을 통해 스스로를 컨트롤하는 감각도 생기거든요. 최근에는 ‘무쇠소녀단’ ‘아이 엠 복서’ 같은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젊은 분들, 여성분들도 많이 하시더라고요. 

‘보검 매직컬’ 때 네일 자격증을 취득했는데, 주변 사람들에게 해주기도 하나요.

어머니와 소속사 직원분들께 해드렸습니다. 큐티클 정리하고 네일 바르는 정도만요. 시즌 2에선 네일 말고도 새로운 걸 보여드려야 할 텐데, 뭘 해야 할지 고민 중입니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OTT가 등장한 후부터 주연의 영역이 많이 넓어진 것 같아요. ‘오징어 게임’만 해도 캐릭터 하나하나가 다 잘 보이잖아요. ‘사냥개들’도 빌런들까지 다 기억해주시고요. 주연이라는 자리에 연연하기보다, 제가 평소에 해보지 못했던 매력적인 역할이라면 무엇이든 시도해보고 싶어요. 조금씩 스펙트럼을 넓혀가며 늘 새로운 즐거움을 드리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상입니다(웃음)!

#이상이 #사냥개들 #우도환 #여성동아

사진제공 넷플릭스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