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사진제공 CJ그룹
등기부등본을 보면 이 실장은 올해 5월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약 한 달 만인 6월 25일 소유권 이전 등기를 완료했다. 이번에 이 실장이 매입한 건물은 학동근린공원 바로 옆 근린생활시설. 이 일대는 도심 속 숲을 끼고 있어 조용하고 프라이빗한 분위기가 풍기는 곳으로 고급 단독주택, 엔터테인먼트 회사 사옥과 스튜디오, 갤러리 등이 밀집해 있다. 건물은 대지면적 398㎡, 연면적 1,195㎡,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다. 매입 과정에서 금융기관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지 않은 것으로 미뤄보아, 매매 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매도인은 유명 식품 프랜차이즈의 모회사다. 등기부등본상 매도인은 평당(3.3㎡) 5900만 원에 사들여 신축한 뒤, 1억4000만 원에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선호 실장이 지난 5월 170억 원에 매입한 건물. 두 건물은 서로 붙어 있는 데다 분위기도 비슷하다. 지호영 기자

이선호 실장이 2022년 185억 원에 매입한 건물. 지호영 기자
“고급 주거지지만 접근성은 좋지 않아, 매수인 취향 반영된 듯”
두 건물 모두 ‘제1종 일반주거지역’ 내에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저층 위주의 주거환경을 위한 구역으로 용적률과 층수 제한이 있는 만큼, 개발보다는 안정적 보유나 임대 수익을 노린 매입으로 해석된다. 서울 주요 지역 상업용 건물 중개를 전문으로 하는 아크 부동산중개법인의 이진주 팀장은 “현재 논현동 해당 지역의 경우 단독주택은 평당 9000만 원대 후반~1억 원 선, 건물은 상태에 따라 평당 1억2000만~1억8000만 원 사이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이선호 실장이 매입한 건물은 공원 인근이지만 길이 좁은 데다 언덕 중앙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지는 않은 편이다. 그는 “매수자가 이 지역을 좋아하는 것, 즉 취향이 반영된 매입 사례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재 두 건물은 바로 옆에 붙어 있으며, 크기나 분위기가 비슷하다. 현재는 모두 비어 있는 상태로 보였으며, 2022년에 매입한 건물은 1층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실제 활용 방안에 대해 업계에서는 개인회사 사무실 등으로 직접 사용할 가능성과 함께 향후 임차인을 들여 임대 수익을 올리는 방안도 열어두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실장이 두 건물을 허물고 새로 단독주택을 지을 수도 있겠지만, 아직 건물들이 모두 신축이라 그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재현 회장의 1남 1녀 중 장남인 이선호 실장은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이끄는 누나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과 함께 향후 그룹 경영을 이어갈 유력한 후보자로 꼽힌다. 1990년생으로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금융경제학을 전공했다. 2013년 CJ그룹 공채로 CJ제일제당에 입사해 2017년 부장으로 승진한 뒤, 바이오사업팀과 식품전략기획팀을 두루 거쳤다. 2020년 정직 처분을 받고 물러났다가 2021년 글로벌비즈니스 담당 부장으로 경영에 복귀해 CJ제일제당의 대표 브랜드 ‘비비고’와 미국 NBA 소속팀 LA 레이커스의 마케팅 파트너십 체결에 기여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식품전략기획1담당, 식품성장추진실장으로 승진을 거듭하고 있다. 식품성장추진실은 CJ제일제당의 글로벌 사업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2018년 이다희 스카이TV 아나운서와 재혼해 슬하에 아들을 두고 있는데, 주소지에서 미묘한 변화가 포착된다. 2022년 건물을 매입할 당시에는 장충동 본가 주소가 등재돼 있었으나, 이번 2025년 거래에서는 강남 모 대형 아파트로 주소가 변경돼 있다. 이 아파트에는 지난 5월 전세권 등기를 한 상태다. 이선호 실장은 CJ와 CJ ENM 주식을 각각 3.2%, 0.5% 보유하고 있으며, CJ올리브영의 개인 최대 주주(11.04%, 지주사 CJ 지분 51.15% 제외)이기도 하다. 부동산개발업체 씨앤아이레저산업의 지분도 51% 보유 중이다.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