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미에 패턴을 다양하게 변주한 퍼렐 윌리엄스의 2024 S/S 루이비통 맨즈 컬렉션
그는 스피디백에서 영감을 얻은 밀리어네어 백을 선보였다.
베일을 벗은 퍼렐의 컬렉션은 루이비통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바둑판무늬, 다미에 패턴을 기반으로 한 화려하고 유쾌한 쇼 같았다. 런웨이가 진행된 퐁네프 다리 바닥에는 황금색 다미에 무늬가 깔렸고, 다미에 문양을 픽셀과 카무플라주로 재해석한 생동감 넘치는 프린트가 코트와 부츠, 팬츠와 가방, 액세서리에 다양하게 적용됐다. 정글에서 막 뛰쳐나온 악어 같기도 한 퍼렐의 다미에에는 다무플라주(damier+camouflage =damouflage)라는 새로운 이름이 붙었다.
컬렉션에서 선보인 개성 있는 가방들은 앞으로 펼쳐질 퍼렐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 외에도 컬렉션에서는 버시티 재킷, 트랙슈트 등 스포티한 아이템을 럭셔리한 악어가죽, 장인정신이 녹아 있는 진주 자수 등으로 화려하게 재탄생시킨 아이템들도 선보였다. 평소 젠더플루이드(Genderfluid·남성과 여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패션) 신봉자인 퍼렐의 스타일이 루이비통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사이하이부츠, 랩스커트, 구조화된 실루엣으로 성별을 흐리게 만든 아이템들을 선보인 것. 무엇보다 메탈릭 모노그램 가방, 쇼핑백 스타일의 쇼퍼 백, 고급 가죽 가방, 다양한 사이즈의 트렁크 등 루이비통의 아이코닉한 스타일을 에지 있게 재해석한 가방들은 앞으로 펼쳐질 퍼렐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루이비통 트렁크를 가득 실은 지프 컨버터블이 런웨이를 질주하고, 퍼렐의 고향 버지니아에서 날아온 듯한 소울풀한 합창단이 그가 이번 컬렉션을 위해 작곡한 신곡 ‘Joy’를 열창하는 순간 쇼는 정점으로 치달았다. 버지니아의 슬로건 ‘Virginia is for lovers’를 차용한 ‘LV is for lovers’라는 슬로건에서도 버지니아와 루이비통의 연결성이 보인다.
19세기 프랑스 왕실 패션쇼에서 유래한 오트쿠튀르는 ‘고급의’라는 뜻의 ‘haute’와 ‘맞춤복’을 뜻하는 ‘couture’를 합친 말이다. 그 자체로 ‘부자들을 위한 옷’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 반면 힙합은 1970년대 미국 뉴욕 뒷골목에서 시작된 스트리트 문화다. 주류에 대한 저항과 반항에서 탄생한 힙합은 대중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산업화됐고 커다란 문화적 영향력을 갖게 됐다. 퍼렐의 루이비통 멘즈 컬렉션은 이처럼 상이한 기반을 지닌 럭셔리 브랜드와 미국의 대중문화를 어떻게 통합하고 조화시킬까 하는 것이 관전 포인트였는데, 퍼렐은 파리와 버지니아의 문화적 유산에서 답을 찾아 기존의 그 어떤 컬래버레이션보다 성공적인 결과물을 내놨다. 여러 미디어에서 “퍼렐이 루이비통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호평 일색이다. 국내에서는 해당 컬렉션 제품을 내년 초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전 세계에서 10억 명 시청, 루이비통 유튜브 팔로어 급증
트렁크를 가득 실은 지프가 런웨이를 질주하는 모습. 셀럽으로 쇼에 참석한 송중기와 킴 카다시안.
피날레 무대에 선 퍼렐 윌리엄스.
한편 이번 파리 패션위크 기간 동안 옐로 컬러의 커다란 루이비통 가방을 들고 다니는 퍼렐의 모습이 파리 곳곳에서 목격됐다. 퍼렐이 든 가방은 루이비통 2024 S/S 컬렉션에서 선보인 스피디 백이다. 악어가죽 소재에 체인과 지퍼 등이 금으로 만들어졌으며, 무려 100만 달러(약 13억 원)에 달하는 가격 덕분에 ‘밀리어네어 백(millionaire bag)’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퍼렐은 겐조의 프런트로, 로에베와 디올옴므 등의 쇼장 근처에서 루이비통 밀리어네어 백을 꼭 끌어안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루이비통 #퍼렐윌리엄스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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