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tea

MZ와 만난 茶

오한별 프리랜서 기자

2022. 11. 08

격식과 예절이 필요한 음료로 인식되던 차(茶)가 MZ세대와 만나 힐링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티 오마카세부터 티 칵테일, 티 스테이까지 한층 힙해진 요즘 티타임에 빠져보자.

제주 취다선 리조트

제주 취다선 리조트

#힙한 놀이가 된 다도

한동안 커피에 밀렸던 차(茶)가 최근 몇 년간 불어온 ‘웰니스’ 열풍을 타고 신개념 음료로 각광받고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휴식과 자기 관리에 진심인 MZ세대와 만나 ‘힙한 문화’로 변화한 것. 이들은 유명 다원을 찾아다니며 SNS에 직접 우린 차와 다기 세트 사진을 올리고 ‘#다도감성’ ‘#힐링’ 같은 해시태그를 단다. 정승호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원장은 MZ세대가 커피 대신 차에 빠지게 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어떻게 여가를 즐겨야 하는지 잘 아는 세대예요. 남들 시선은 필요 없고, 내가 좋다면 그만이죠. 또 다양성을 몸소 실천하며 폭넓게 사고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어요. 맛과 향이 다채로운 차는 ‘티 블렌딩’이라는 새로운 제조법으로 좀 더 쉽고 가볍게 즐길 수 있게 됐어요. 이 다양성과 차가 주는 안정감을 위 세대보다 더 친밀하게 느끼고 활용할 줄 아는 거죠.”

2030 중심으로 차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다도(茶道) 역시 각양각색으로 변화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차가 가진 효능에 집중하고 차를 마시며 마음을 수련하는 부분은 비슷하다. 다만 좀 더 편하고 트렌디하게 차를 즐기는 현상에 주목할 만하다.

# 티(tea)게팅 필수! 요즘 찻집

(왼쪽부터) 델픽, 바 티센트, 갤러리 더 스퀘어

(왼쪽부터) 델픽, 바 티센트, 갤러리 더 스퀘어

차 마시는 행위가 화두에 오르면서 ‘티 코스’를 선보이는 가게도 늘었다. 그중 눈길을 끄는 곳이 있다면 ‘갤러리 더 스퀘어’. 차와 식사를 페어링하는 ‘티 오마카세’ 전문점으로 웰컴 드링크부터 샐러드, 메인, 디저트까지 메뉴마다 어울리는 차가 제공된다. 식사 메뉴 역시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데, 주로 일상과 가까운 소담한 요리를 내놓는다. 고즈넉한 북촌의 한옥 뷰가 운치를 더하는 공간으로 따뜻한 차 한 잔을 즐기고 싶을 때 방문하면 좋다.

김혜나 대표는 자신의 가게를 “차에 대해 경계를 두지 않고 누구든 어떤 음식과도 열린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캐주얼 티 바(bar)”로 소개했다.



“차의 매력은 다양함에 있어요. 같은 잎으로 다양한 종류의 차를 만들 수 있고, 산화도에 따라 맛과 색, 형태가 달라지니 즐길 거리가 풍부하죠. 블렌딩 재료를 통해 다양한 향과 맛을 첨가할 수 있어 그 또한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따뜻하게 또는 차게, 다양한 향과 맛으로 나만의 취향을 찾아가는 재미를 느껴보길 바랍니다.”

모던한 갤러리를 연상케 하는 외관의 ‘델픽’도 마니아층이 두꺼운 프리미엄 티 하우스다. 시그니처 블렌딩 티부터 전문 다기까지 국내 여러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다. 티 바를 중심으로 뚫린 큰 창을 통해 계절에 따라 변해가는 북촌 모습을 감상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다양한 종류의 찻잎과 꽃, 과일 등을 배합한 블렌딩 티를 취향에 맞게 추천해줘 초심자도 부담 없이 즐기기에 그만이다. 차에 곁들이기 좋은 흑임자 타르트나 말차 스콘, 시그니처 티와 블렌딩한 젤라토 등 디저트도 마련돼 있다.

차의 담백함이 뭔가 아쉽다 싶을 땐 칵테일에 도전해봐도 좋다. 서울 청담동의 ‘바 티센트’는 티 소믈리에 자격증을 갖춘 바텐더가 티 칵테일을 전문적으로 선보인다. 끓는점을 낮춰 성분 변화를 만드는 ‘강압 증류기’를 사용해 차의 다양한 풍미를 칵테일로 재현하는 것. 희귀한 종류의 차로 조화롭게 블렌딩된 칵테일은 파인 다이닝 못지않은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별한 날, 특별한 곳을 찾고 있다면 안성맞춤.

#원데이 클래스로 다도 체험

흔히 ‘다도’ 하면 ‘고루하다’는 생각이 먼저 떠오를 수 있다. 다기나 용품들이 고가인 데다 차를 우리고 마시는 행동 자체가 시간이 요구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엔 직접 다도를 배우고 체험하기 위한 세대들이 늘면서 원데이 클래스로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다도 클래스는 크게 직접 체험형과 간접 체험형으로 나뉘는데, 서울 북촌에 위치한 오설록 티하우스는 전자에 속한다.

주 3회 프라이빗 티 클래스를 여는 티하우스 내에서도 가장 한국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가회다실’에서는 오설록 차와 다구를 활용해 차 우림 클래스를 진행한다. 제주 자연의 아름다움을 품은 ‘올티스 다원’의 티 마인드 수업은 시음에 포인트가 맞춰진 테이스팅 형식으로 진행된다. 전문가의 다도 과정을 지켜보고 차 농장에서 생산한 유기농 녹차, 홍차, 호지차, 말차 등을 맛보며 차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차와 함께 명상을

제주 취다선 리조트

제주 취다선 리조트

다도를 위해 여행을 떠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제주 취다선 리조트는 다도 프로그램으로 입소문이 나 있다. 이곳에서의 하루는 향긋한 차 내음으로 시작한다. 이른 아침 지하 1층에 마련된 명상룸에서 차 명상을 즐기다 보면 통창으로 들어오는 햇살과 싱그러운 제주 풍경에 피곤함이 싹 달아난다. 다도 체험까지 선택했다면 운치 있는 차실에서 다도를 배우며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티 마스터를 따라 차를 우리고 마시는 과정이다. 차 명상 외에도 요가, 감정 치유 아로마 테라피, 싱잉볼 사운드 힐링 등 차 관련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일상의 긴장을 풀고 에너지를 채우기 좋다.

디귿집

디귿집

서울 북촌에 자리한 디귿집은 80년 된 한옥을 개조한 곳으로 ‘ㄷ’자 모양의 공간이 특징이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위로하기 위한 ‘명상’ 콘텐츠로 공간을 리뉴얼 했기 때문이다. 디귿집은 예약 시 사운드 테라피를 경험할 수 있다. 크리스털, 히말라야 싱잉볼을 사용해 공명과 진동 명상법을 체험하고 이후에 다도 체험이 코스로 이어진다. 간단한 다구 사용법을 익힌 뒤 차를 마시면서 명상하기 좋다. 꾹꾹 누르고 있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신의 이완을 느껴보고 싶다면 올가을 차의 세계로 빠져들어 보자.

#다도감성 #힐링 #여성동아

기획 최은초롱 기자 
사진제공 갤러리더스퀘어 델픽 디귿집 바티센트 오설록티하우스 올티스다원 취다선리조트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