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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푸드 다이어트 달인 '일주어터’

이진수 기자

2022. 11. 10

다이어터라 쓰고, 유낳괴(유튜브가 낳은 괴물)라 읽는다! 그 이름은 ‘일주어터’. 유튜브 ‘일주어터’는 다이어트 채널인지 개그 채널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웃기다. 일주일간 도전하는 원 푸드 다이어트 콘텐츠로 61만 구독자를 매료시킨 김주연을 만났다. 



돼지 모양의 분홍색 헤어밴드를 보고 이유 없이 웃음이 터졌다면? ‘일주어터’ 구독자임에 틀림없다. “다이어트 유튜버 일주어터입니다~~~!!” 우렁찬 오프닝 멘트와 함께 돼지 헤어밴드를 꼭 착용하고 등장하는 일주어터. H&B 브랜드 롭스의 사은품이었던 헤어밴드를 당시 아르바이트생 지인 덕에 얻어 무심코 착용했다가 채널의 시그니처가 됐다. 현재 이랜드의 제안으로 액세서리 브랜드 OST와 돼지 세안밴드 굿즈를 만들어 판매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고 있다.

본명은 김주연(29), 활동명은 일주어터다. 일주어터는 일주일과 다이어터를 합쳐 만든 조어다. 일주일간 한 가지 주제로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채널. 체중감량에 좋다고 알려진 달걀, 닭 가슴 살부터 공공의 적 햄버거, 피자, 운동까지 이색 다이어트를 시도한다. 유익한 건강 정보를 제공하는 청정 채널일 것 같지만, 사실 일주어터의 인기 비결은 개그 채널인지 헷갈릴 정도로 웃긴 그의 입담이다. 개그우먼 출신이지만, 다이어트하면서 남을 웃길 줄은 몰랐다는 일주어터. 그 웃음의 출처를 직접 알아봤다.

“다이어트는 귀한 콘텐츠”

OST와 협업한 돼지모양 세안밴드

OST와 협업한 돼지모양 세안밴드

인터뷰 당일 일주어터에게 “뭐 마실 것 좀 드릴까요?”라고 물으니 “다이어트 중이라 물만 주세요”라는 대답에 빵 터졌다. 이어 그는 이동 중 차 안에서 닭 가슴 살을 먹고 왔다며 입 냄새가 많이 나는 것 같다고 했다. 다름 아닌 ‘닭고야(닭 가슴 살·고구마·야채)’ 다이어트를 하고 있던 터였다.

다이어트 채널을 열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제가 20대 여자잖아요. 20대 여성의 공통 관심사가 뭘까 생각하다가, 다들 ‘다이어트’해본 경험은 한 번쯤 있겠더라고요. 또래 시청자들을 공략하고 싶어서 다이어트 채널을 만들었어요.



매번 주제를 어떻게 선정하세요.

일반적인 다이어트 음식도 먹지만, 요즘은 ‘이게 다이어트가 된다고?’하는 궁금증이 들 만한 음식 위주로 시도하고 있어요. 피자랑 치킨은 살 안 빠질 것 같죠? 그런데 제가 해보니 피클이랑 사이드 메뉴만 안 먹어도 살이 빠지더라고요. 제가 워낙에 사이드로 많이 먹는 사람이라(웃음). 닭고야 다음에는 먹고 싶은 걸 다 먹으면서 새천년 체조로 다이어트할까 해요. 그 주간에 가족 여행이 예정돼 있어서 먹어야 하거든요.

가장 효과 있던 원 푸드 다이어트를 추천한다면요.

3년째 하다 보니 초반처럼 많이는 안 빠져요. 예전엔 5kg씩 막 빠졌거든요. 원 푸드 다이어트는 기본적으로 살이 빠지지만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정 다이어트를 하고 싶다면 정제 탄수화물(설탕·밀가루 등)을 끊으세요. 몸이 가벼워지는 정도가 달라요. 배달 음식은 절대로 안 먹어야 하고요.

콘텐츠이긴 하지만, 건강에 무리는 없나요.

의사 선생님을 만나봤는데 일주일 간격으로 간헐적 단식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대요. 몸에 규칙성을 주면 크게 해롭진 않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건강의 척도를 생리 주기로 보는데 일단 생리를 건너뛴 적이 한 번도 없어요. 다만 의사 선생님께서 34세 이후 여성에게는 남성 호르몬이 나오면서 몸에 변화가 온다고 하더라고요. 유튜브도 그때까지만 하라고 하셨어요(웃음). 사실 유튜브 처음 시작했을 때 110kg이 넘었거든요.

영상 찍을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다이어트하면서 드는 생각을 솔직하게 공유하고, 일주일간 약속을 어기지 않고 임하는 태도예요. 다들 제가 배고파야 재밌게 보시더라고요. 배고플 때는 “배가 고프다”라고 감정을 있는 그대로 말해요. 리얼함을 잘 드러내기 위해서 휴대폰으로 그때그때 찍고요. 또 일주일 동안 열심히 하는 게 최대의 진정성인 것 같아요. 그다음 주에 쉬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채널명을 일주어터와 작심삼일 사이에서 고민하셨다고요.

지금이라도 기회가 있다면 작심삼일로 바꾸고 싶어요. 그럼 영상을 일주일에 2개 올릴 수 있잖아요. 올려야 돈이 되기 때문에(웃음).

유튜버 3년 차에 유낳괴가 다 됐네요(웃음).

하하하. 3일째가 가장 고비예요. 첫날은 그 전날 먹어놓은 게 있어서 괜찮아요. 둘째 날도 ‘오케이, 이제 시작이야’ 이런 느낌인데 3일째부터 정말 배고파요. 3~4일을 잘 넘기면 괜찮거든요.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작심삼일 콘텐츠로 가면 진짜 쉬울 것 같아요. 3일 내내 굶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포기하고 싶을 때는 과감하게 중단해요. 10월 12일에 올라간 영상도 원래 다이어트 주간이었는데 다이어트를 안 해서 맛있는 닭 가슴 살 찾기 영상을 찍었거든요.

수입으로도 연결되는 일이라 포기가 쉽지 않겠어요.

정말 유낳괴라고, 한 달 수입이 일정치 않잖아요. 부모님 용돈도 드려야 하고, 생활비로 쓰려면 일을 해야 해요. 다이어트 영상 찍는 게 제 일이고요. 한 달에 영상을 4개 올리는데 1개만 안 올려도 타격이 커요. 계획적이긴 한데 부지런하진 않아서, 제가 일주일씩 다이어트해서 영상 찍어 올리는 게 정말 유낳괴라고 생각해요.

유튜버 데뷔로 전성기를 찾다

일주어터가 되기 전부터 이미 그는 태생이 유쾌한 사람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와 함께 여고생 듀오 ‘IUV’로 tvN ‘코리아 갓 탤런트’(코갓탤)에 나갔다가 PD의 꿈을 품고 경희대 연극영화학과에 진학했다. 그러던 중 코갓탤 무대를 본 개그맨 윤형빈에게 함께 일하자는 연락을 받고 얼떨결에 개그우먼의 길로 들어섰다. 그의 개그 생활은 캐스팅의 연속이었다. 윤형빈 소극장에서 활동하던 당시 SBS ‘웃찾사’ PD 눈에 띄어 ‘웃찾사’ 무대에 데뷔하고, 그 무대를 좋게 본 tvN ‘코미디빅리그’(코빅) PD의 콜을 받고 9주간 코빅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짧고 굵은 개그 생활을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컴백한 그는 대학 졸업 후 신발 회사 마케팅 팀에서 근무하다가, 개인 유튜브 채널 일주어터를 열었다.

유튜브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나요.

인생의 전성기죠. 소속사도 없고, 광고 협찬도 없이 이렇게 혼자 해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요. 구독자 수 10만~20만 때는 제품 협찬이 들어오면 막 신나서 하고 그랬는데 오래 못 갈 것 같더라고요. 광고주가 원하는 멘트를 해야 하거든요. 솔직하지 않은 영상이라는 생각에 초심을 지키자는 마음으로 광고를 안 받고 있어요. 저도 당연히 돈 좋아하죠. 하지만 광고 받고, 소속사에 들어가는 순간 연예인과 같아지더라고요. 유튜버는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조회수로만 돈 벌기에 만족하고 욕심내지 않으려고 해요.

개그우먼으로 살 때와 유튜버로 살 때의 만족감이 다르겠어요.

개그우먼일 때는 코너 하나를 짜더라도 선배한테 통과 받고, PD가 오케이하면 작가한테 피드백 받아야 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있어요. 최종적으로 관객에게 또 한 번 평가를 받죠. 제가 재밌어서 한 일이지만 가끔 힘들더라고요. 어쨌든 저는 신인이니까 하고 싶은 게 있어도 못 하거든요. 또 신인 개그우먼에게 다른 캐릭터가 생기지 않는 한 뚱뚱한 캐릭터는 어쩔 수 없더라고요. 말로 웃기는 걸 하고 싶었는데 할 수 없었어요.

지금은 집에만 있어도 웃기다고 하잖아요.

그게 너무 신기해요. 개그 할 때는 형식에 맞춰 콘티를 짰는데, 유튜브는 웃기려고 각 잡고 찍지 않아도 웃기다고 해주시니까 신기해요. 제가 생각할 때는 웃길 게 없거든요. ‘이런 방법으로도 웃음을 줄 수 있구나’ 하는 걸 깨닫고 있어요.

방송 섭외 때 개그우먼과 일주어터 중 어떤 역할로 나가는 게 편하세요.

이제는 거의 일주어터로 알고 섭외를 해주셔서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일주어터가 좀 더 편한 것 같아요. 개그우먼 김주연으로 촬영장에 가면 개그 선배들을 만나잖아요. 왠지 모르게 주눅이 들어요. 선배들은 제가 조금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잘해주려고 하는데 그것도 어렵고 불편하더라고요. 또 저는 시험을 보고 들어간 게 아니라 기수가 없어서 ‘여기에 껴도 되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개그우먼 송은이 씨가 롤 모델이라고요.

유튜브계 송은이가 되고 싶어요. 송은이 선배를 정말 존경하고, 좋아해요. 주변에 연극영화학과 출신 친구들이 많거든요. 그 친구들한테 콘텐츠를 몇 개 찾아줬는데 한 명은 작심삼일 콘텐츠를 하고 있어요. 다른 한 명에게는 하루살이 콘텐츠를 하라고 제안했고요. 데이 컴퍼니를 만들자고 했거든요. 언젠가 제작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송은이 선배님 한번 만나뵙고 싶습니다. 몇 번 마주쳐서 전화번호도 받았는데 제가 쑥스러움이 많아서(웃음).

일주어터 채널 인기 비결로 종종 등장하는 어머니 ‘경희씨’와 친언니 ‘써니’를 빼놓을 수 없다. 김주연과 똑 닮은 외모와 입담으로 구독자들을 사로잡은 어머니와 목소리만 출연하지만 은근히 웃긴 언니의 말투는 그야말로 웃음 지뢰다. 여기에 얼마 전 언니와 결혼한 형부와 비교적 과묵한 아버지까지. 김주연 입담의 상당 부분은 가족에서 비롯됐다.

웃음 지뢰, 엄마와 언니

일주어터 모녀(왼쪽). ‘웃찾사’ 시절.

일주어터 모녀(왼쪽). ‘웃찾사’ 시절.

어머니 경희씨의 인기가 대단합니다.

저희 가족들이 생각보다 재밌나 봐요. 그런데 저한테는 일상이거든요. 다른 가족도 똑같지 않나 싶은데 재밌게 봐주셔서 신기했어요.

어떻게 출연하게 되신 거예요.

일주일 일상을 찍는 거니까 “엄마 같이 찍자” 해서 나오게 된 거예요. 엄마가 댓글을 보시는데 다들 재밌다고 하면 또 찍고 그렇게 해서 ‘치팅데이’ 콘텐츠도 만들고, iHQ OTT ‘바바요’에서 ‘맛있는 모녀들’ 프로그램까지 하게 됐죠.

원래 방송 출연을 하셨던 분처럼 베테랑이세요.

엄마가 저보다 더 끼가 많아요. 처음에는 카메라 보고 어색해했는데 지금은 카메라 의식 안 하고 잘하더라고요. “아름다우세요” “젊어 보이세요” 특히 “언니 같다”는 댓글을 보면 좋아하세요.

긍정 에너지는 어머니의 영향인 것 같아요.

맞아요. 엄마가 워낙 밝고 긍정적이고 에너지 넘치세요. 대신 아빠는 반대예요(웃음). 진짜 조용하거든요. 근데 엄마나 저 둘 다 감정 기복이 좀 심해요. 목소리도 크고, 웃음소리도 크고 해서 더 긍정적으로 보일 뿐이에요. 종종 저와 비교해서 ‘난 왜 이렇게 긍정적이지 않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꽤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마시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마냥 밝기만 한 이미지가 가끔 힘들 때는 없나요.

오히려 긍정적인 면을 많이 보여드리려고 하니까 그렇게 변하는 것 같아요. 다만 친근한 이미지다 보니 가끔 반갑다고 다가오시면서 배를 만지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게 조금 불편하다 정도? 이건 건방진 생각인 것 같고, 그래서 조심스러운데 친근하게 봐주시면 감사하죠. 그런 시선들로 인해 제가 더 긍정적으로 살 수 있잖아요. 축 처지고 싶은 날도 밖에 나가면 밝아져요. 그리고 제가 ‘관심 종자’라 알아봐 주시면 좋아해요.

DM도 많이 받을 것 같아요.

다른 유튜버들이 “DM에 답장 못한다”고 하면 건방지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좀 이해가 가요. 초반에는 답장을 다 해드렸는데 감당이 안 되기도 하고, 실제로 모르는 사람과 감정 얘기를 하다 보면 제가 다운되기도 하고요. 우울한 글은 왠지 저한테도 책임이 있는 것 같아서 ‘섣불리 말했다가 이상한 선택을 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도 들어요. 가끔 저를 진짜 가깝다고 생각하시는지, 돈을 꿔달라는 분들도 있어요.

언니는 목소리만 출연하는데, 실물 출연 계획도 있나요.

언니 결혼식 브이로그에 살짝 모습이 나오긴 했는데 본격 출연은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아요. 목소리 나오는 건 좋아해요. 옛날에는 목소리도 부담스러워했어요. 회계사로 일하고 있는데 회사 내에 동생이 일주어터라는 소문이 다 나버렸거든요. 이제는 먼저 나서서 자랑하고 영상 코멘트도 항상 해줘요. 같이 영상 찍어보자, 제안하긴 하는데 직장인이라 고민스러운가 봐요. 언니가 겉으로는 정상인…(웃음)이라서 막 소리를 지르거나 할 것 같진 않아요. 직업도 그렇고요. 저랑 분위기가 정반대라 다들 놀라세요.

영상에 형부 목소리까지 나오던데요.

초반에는 언니가 형부한테 제 얘기를 안 한 것 같은데, 둘이 연애하면서 다 했대요. 언니가 미국에서 고등학교, 대학교를 나와서 한국에 친구가 별로 없거든요. 저랑 제일 친해서 제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죠. 신기한 게, 다 만날 사람이 있나 봐요. 형부가 저희 아빠같이 진중한 스타일인데도 영상에 목소리 나오는 걸 부담 갖지 않더라고요. 형부가 은행에 다니는데 이 내용 꼭 좀 넣어주세요. 거기 대표님인가, 이사님 따님이 제 구독자분이라고 해서 제가 머리띠 선물을 드리고 그랬어요. 회사 내에 일주어터 형부라고 공공연한 사실이 됐던데요.

게스트로 점찍어둔 다른 분이 있나요.

저희 형부 아버님이요. 언니 시아버님, 그러니까 사돈어른이죠. 언니 결혼식 브이로그에서 인터뷰를 잠깐 하셨는데 조금만 설득하면 치팅데이 영상을 같이 찍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진짜 재미있는 조합이 될 것 같아서 추진 중이에요(웃음).
#일주어터 #다이어트유튜브 #여성동아

사진 김도균
사진출처 유튜브 캡처 
사진제공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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