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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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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와 부모가 펼치는 공동육아의 좋은 예 엔씨소프트 웃는땅콩 이야기

글 이나래

2021. 02. 26

엔씨소프트가 사내 어린이집의 스토리를 담아 펴낸 책 ‘웃는땅콩 이야기’에는 아이와 부모, 회사와 사회가 함께 행복해지는 해법이 담겨 있다. 철학 있는 회사의 한 걸음이 미래를 바꿀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세계 최하 수준의 출생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보육 환경은 여성이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어려움이 많다. 

통계청이 2020년 12월 발표한 ‘2020 상반기 자녀특성별 여성의 고용지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녀의 연령별로 본 여성 고용률 중 최하위는 6세 이하 자녀를 키우고 있는 집단으로 절반 이하인 47.5%만 사회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의 숫자 역시 여성의 고용률에 영향을 끼쳤는데, 자녀가 1명인 경우에는 57.1%의 엄마가 일을 하지만, 2명인 경우는 54.8%, 3명 이상인 경우는 51.0%로 눈에 띄게 감소한다. 이처럼 임신과 출산, 육아는 여성의 사회생활 지속 여부를 좌우하는 데 강력한 외부 요인으로 작용한다. 

엔씨소프트 윤송이 최고전략책임자(CSO, 사장)는 이런 어려움에 공감하고 해결책을 고민한 끝에 사내 어린이집 운영에서 답을 찾았다. 그가 최근 펴낸 책 ‘웃는땅콩 이야기’에는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해 구성원들의 행복을 증진시키고자 하는 엔씨소프트와 윤 사장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윤 사장은 책에서 “워킹맘들은 100m 달리기에서 혼자만 다리에 모래주머니를 달고 서 있는 듯한 무게를 느낀다. 어린이집을 시작한 것은 이런 구성원들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자 하는 마음에서였다”고 설명한다.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에 위치한 
웃는땅콩 어린이집.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에 위치한 웃는땅콩 어린이집.

‘아이들이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할 수 있고, 행복한 구성원들의 응원 속에서 회사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철학을 기반으로, 2008년 4월 서울 삼성동 사옥에서 처음 문을 연 엔씨소프트 사내 어린이집은 2013년 경기도 판교로 사옥을 이전하며 ‘웃는땅콩 어린이집’으로 이름을 바꿔 달고 규모도 키웠다. 만 1세부터 5세까지, 총 2백여 명의 직원 자녀가 부모의 일터와 같은 건물에 위치한 어린이집에서 하루를 보낸다. 일반 어린이집과 달리 웃는땅콩은 오전 8시에 문을 열고 오후 9시에 닫는다. 오전 9시에 등원해 오후 3~5시에 하원하는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 정신없이 시간에 쫓기고, 등·하원 도우미를 구하느라 애를 쓰는 등의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였다. 혜택을 직접 받는 직원은 물론, 그 가족에게도 강한 소속감을 부여하는 계기가 된 것은 예상을 넘어선 성과다. 

엔씨소프트 법무실 이윤선 씨는 엔씨소프트의 가정 친화적인 사원 복지 제도에 매력을 느껴 이직을 한 케이스다. 그는 “이전 직장은 업계에서 최고로 꼽히는 곳이었지만, 워킹맘에 대한 지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직 시 가장 먼저 고려한 조건은 워킹맘으로 삶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엔씨소프트를 선택했다. 아이는 빠르게 적응했고, 지금은 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니는 동안에는 이직을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엔씨소프트에 입사한 후 직장 어린이집, 유연근무제 등을 경험하며 제도적인 뒷받침이 워킹맘에게 왜 필요하고,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깨달았다”고 말한다.




창의성과 문제해결 능력 키우는 차별화된 커리큘럼

사내 어린이집 설립과 운영에 관한 스토리를 담은 책 ‘웃는땅콩 이야기’를 펴낸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

사내 어린이집 설립과 운영에 관한 스토리를 담은 책 ‘웃는땅콩 이야기’를 펴낸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다니는 영유아기는 정서와 지능 발달에 아주 중요한 시기다. 따라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집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윤 사장은 어린이집 설계 당시 ‘창의적인 공간, 다소 빈 듯한 공간’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고, 설계 담당자들은 덴마크, 프랑스, 일본 등의 여러 어린이집을 탐방한 끝에 자연광을 실내로 최대한 끌어들여 개방감 있으면서도 아늑한 공간을 완성했다. 바닥과 천장 높이, 형태 등을 획일적이지 않게 설계하고 아이들의 건강을 고려해 마감재는 전체적으로 자연 친화적인 원목을 사용했다. 

웃는땅콩이 가진 강점은 커리큘럼에서 더욱 빛난다. 웃는땅콩의 커리큘럼은 미래 사회의 인재가 될 아이들에게 창의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통해 환경, 윤리, 사회문제 등을 고민하게 함으로써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성장을 가능케 한다. 만 5세반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거북이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아이들에게 친밀한 대상인 원내 수족관에서 기르던 거북이가 연구 주제로 선정되었다. 그리고 연구 활동은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거북이와 관련한 미술 활동, 수 조작 활동, 언어 활동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었다. 프로젝트 진행 과정 중 거북이의 서식지와 관련한 환경오염 문제를 알게 된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거북이를 보호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논의를 시작했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 포스터·광고 제작, 기구 설립 같은 다양한 아이디어는 실제로 영상을 만들거나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의 실천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거북이 서식지 보호를 위한 기부금을 마련하는 활동까지 진행했다. 아이들은 직접 만든 레모네이드를 엔씨소프트 사내 임직원들에게 판매해 수익을 창출했고, 이를 WWF(세계자연기금)에 기부했다. 주변에 대한 작은 관심과 궁금증에서 시작된 탐구 활동이 사회적인 가치를 만들어낸 놀라운 교육 활동 사례다. 

2018년 5세 아동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수학적, 과학적 사고력 개발 연구 프로젝트’는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에서 과학적, 수학적 탐구를 이끌어내는 데 목표를 뒀다. 자갈과 물이 든 수레에서 물을 버리지 않고 물 높이를 낮추는 방법을 고민하던 아이는 증발과 부피의 원리를 깨닫고, 간식 그릇 뚜껑에 맺힌 물방울을 본 아이들이 책 속에서 읽었던 수증기의 액화 현상을 눈으로 확인하기도 한다. 

‘엔씨콩콩’은 놀이를 통해 영어와 중국어를 익히는 영유아 외국어교육 프로그램으로, 개발 과정에 공을 많이 들인 만큼 교육 효과도 우수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연령별 인지 수준에 맞춘 다양한 주제를 동화와 동요로 만들기 위해 유아교육과 외국어에 두루 전문성을 갖춘 커리큘럼 개발팀이 콘텐츠를 제작하고, 영어교육과 유아교육, 음성학을 연구한 자문 교수가 검토하여 완성했다. 이 프로그램은 2017년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외국어 학습 서비스 분야 인증인 ISO 29991을 취득하면서 그 효과를 입증받았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의 토대에는 원아 2백 명당 교사 50여 명을 직접 고용하고, 충분한 휴게 시간을 보장하며, 5년 근속 시 유아교육의 세계 최고 교육기관이 모여 있는 이탈리아 레지오 에밀리아 연수를 제공하는 등 교사 양성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엔씨소프트의 노력이 담겨 있음은 물론이다.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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