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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개통 시 서울역까지 30분 송도국제도시 가보니…

EDITOR 정혜연 기자

2019. 09. 30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 노선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자 가장 주목받은 곳은 송도국제도시다. 도시민들의 염원인 드넓은 녹지와 호수공원, 학부모들의 선망인 국제학교를 품은 곳에 교통 호재까지 더해졌기 때문. 벌써부터 들썩이는 송도를 직접 가봤다.

수도권에 여러 신도시가 있지만 송도국제도시만큼 이국적인 곳은 드물다. 기존 신도시와 같이 바둑판식으로 구획을 나눠 주거지와 상업지, 업무지를 조성해 생활 편의성과 직주근접의 장점을 극대화한 것은 기본이다.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모티프로 조성된 송도 센트럴파크,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보낼 수 있는 미국의 명문 사립재단 교육기관인 채드윅 송도국제학교, 아시아 최초 유엔 산하 국제기구 본사인 녹색기후기금(GCF) 등이 자리해 도시의 격을 높인다. 특히 센트럴파크를 따라 나란히 들어선 주상복합 건물과 고층 업무용 빌딩, 한옥마을은 송도국제도시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조성된 지 10여 년, 최근 GTX로 문의 늘어

송도국제도시는 인천국제공항을 배후로 지어지는 경제자유구역 가운데 하나로 1990년대 조성 계획이 본격적으로 수립됐다. 당초 이곳은 인천시 연수구와 남동구 앞 해안가의 드넓은 갯벌에 불과했지만 53.4㎢가량을 매립한 간척지 위에 차례로 건물이 들어서 도시가 세워졌다. 

2005년 최종 결정된 송도국제도시 마스터플랜에 따라 송도 국제컨벤션센터가 착공됐으며 그해를 기점으로 구획별 신도시 아파트 입주가 순차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포스코건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일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사옥을 이전해 인구 유입이 계속되는 추세다. 현재 송도국제도시에 주민 등록된 인구는 약 15만 명에 이른다. 

국제도시 조성에 10여 년이 걸렸지만 서울 도심지와 접근성이 떨어지는 탓에 부동산 시세가 가파르게 오르지는 않았다. 그러나 8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 노선의 예비타당성(이하 예타) 조사 통과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금 송도 부동산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출발지인 송도역에서 서울역까지 30분이면 도착 가능해 주거지로서의 매력이 높아진 것. 실제로 분위기가 어떤지 9월 초 송도국제도시를 찾아가봤다. 



평일 오전 9시 반 강남역에서 출발하는 광역버스를 타고 송도 센트럴파크까지 가는 데 1시간 반이 걸렸다. 출근 시간이 훌쩍 지난 뒤라 차가 막히지 않았고, 서울을 벗어나면서 정차 역이 듬성듬성 이어져 시간이 오래 소요되지 않았다. 그러나 출퇴근 시간에는 그보다 많은 이가 이용하고, 차량 정체도 심할 것으로 보여 소요 시간이 늘 것으로 추정됐다. 

송도 센트럴파크와 인접한 1공구에는 언론에 수차례 노출돼 이름을 알린 주상복합 아파트 ‘송도더샵센트럴파크 1·2차’ 뒤편으로 10여 개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었다. 광역버스 정차 역과 가까운 한 아파트 시세를 알기 위해 A 공인중개사무소에 들어서자 의외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전용 84㎡ 시세를 묻자 “매매가는 평균 5억원 선으로 급매물도 종종 나온다. 아파트 연식에 따라 시세가 달라지는데, 그나마 5년 이내 신축은 시세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전세를 낀 매물에 대해 묻자 그는 “갭은 3억원 선이다. 그런데 송도는 아파트가 많고 지금도 새 아파트 분양이 계속되기 때문에 연식 10년 안팎 아파트는 전세가가 내려가는 추세다. 매매가는 더 내리지 않는 수준이라 갭투자보다 실거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GTX B 노선 예타 통과로 매수 문의가 늘었는지 묻자 “전화로 문의가 많이 오니까 호가가 오르는 추세지만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해당 지역 아파트 시세는 서울에 비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1년 완공된 송도푸르지오하버뷰 전용 101㎡는 2012년부터 2년간 4억3천3백만~4억8천5백만원에 거래되다가 지난해 8월 6억3천5백만원에 최고가를 찍었고, 올해 6월 소폭 낮아진 6억2천3백만원에 거래됐다. 또 바로 옆 2015년에 완공된 송도더샵그린워크 3차의 경우 전용 99㎡가 2016년 5억8천만~6억원에 거래됐는데 지난해 6억7천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었다가 올해 8월 6억3천만원에 거래됐다. 전세가는 두 아파트 모두 매매가에서 2억5천만~3억원가량 낮았다. 완공된 지 10년 이상 아파트의 경우 입주 초 전세가에 비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시세 상승 조짐은 있지만 아파트 단지별로 분위기가 다른 듯했다. 이에 대해 인근의 B 공인중개사무소 직원은 “송도에서도 센트럴파크 조망권이 확보되고, 구조가 맞통풍이 가능한 판상형이고, 인천 지하철 1호선 센트럴파크역 혹은 광역버스 정류장 접근성이 좋아야 그나마 시세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호가 오르지만 단지별로 차이, 단기 투자는 글쎄…

센트럴파크 인근 상가(왼쪽)와 호수공원 인근 노천카페 모습.

센트럴파크 인근 상가(왼쪽)와 호수공원 인근 노천카페 모습.

센트럴파크 조망이 가능해도 주상복합 아파트의 경우 타워형 구조이기 때문에 실거주 목적의 선호도가 높지 않고, 일반 아파트 가운데 센트럴파크 조망이 가능한 단지가 적어 일반 아파트면서 센트럴파크를 바라본다는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하는 매물이 귀하다는 것. 이어 그는 “현재 시세가 다소 비싸더라도 이런 요건이 충족돼 대기 수요가 꾸준한 매물은 선호도가 높아 계약금 먼저 넣는 사람이 임자다. 2년 뒤 매도하면 1억원은 차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9월 초 송도더샵센트럴파크 3차 청약 접수에서 2111대 1의 최고 경쟁률을 보인 데 대해서는 GTX B 노선 개통 가능성뿐 아니라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센트럴파크 인근 C 공인중개사무소 직원은 “센트럴파크 조망권이 확보되는 부지가 더 이상 없는데 송도더샵센트럴파크 3차는 마지막 남은 부지여서 청약 열기가 뜨거웠다. 또 GTX 정차역 예정지로 거론되는 인천 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과 가깝고 동북아무역타워, 롯데몰(예정), 이랜드몰(예정) 등과 인접해 세대수가 3백여 가구에 불과한 주상복합 아파트지만 인기가 높았다”고 말했다. 

GTX B 노선 예타 통과와 관련해서 송도 주민들은 전반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온라인 카페 ‘올댓송도’에는 GTX B 노선 예타 통과를 축하하는 게시물이 8월 말부터 지금껏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현실화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C 공인중개사무소 직원은 “B 노선 정차역이 어디에 들어설지 송도 주민들의 관심이 높은데 정부는 ‘인천대입구역으로 보고 있지만 바뀔 수 있다’며 확실한 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3년 뒤 착공 예정인데 개통까지 10년은 봐야 한다. 단기 투자보다 장기 투자 혹은 실거주로 접근해야 기대 수익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박해윤 홍중식 기자 디자인 박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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