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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이지현의 아주 쉬운 예술이야기 한 몸처럼 꼭 껴안은 청춘 남녀… 브랑쿠시 ‘입맞춤’

우먼동아일보

2013. 02. 18

이지현의 아주 쉬운 예술이야기  한 몸처럼 꼭 껴안은 청춘 남녀… 브랑쿠시 ‘입맞춤’

▲ 브랑쿠시 ‘입맞춤’(1908년, 조각, 36.5×25.5×24cm, 퐁피두센터)


로댕의 에로틱한 ‘키스’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키스입니다. 보고 있으면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마음이 푸근해지는 브랑쿠시의 ‘입맞춤’입니다. 루마니아 태생의 브랑쿠시는 로댕의 조수로 일하며 대리석 조각 작업을 하기도 했지만, 곧 로댕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추구했죠.
청춘 남녀가 쳐다보며 팔로 서로를 꼭 껴안고 입술을 나누는 모습. “네가 있기에 내가 있어” 라고 말하듯 한 몸처럼 밀착해 입을 맞추는 모습에서 합일의 경지가 느껴지네요.
브랑쿠시는 사각형의 돌덩어리가 연상될 만큼, 돌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최소한의 표현으로 남녀의 형상을 담았습니다. 단순하게 조각된 눈과 입, 휙 두른 팔의 모습이 유머러스하고, 그래서인지 딱딱하고 견고한 돌의 재질보다는 풍성한 양감과 생동감을 만끽하게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단순하고 소박한 것”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단순하고 소박한 것”이라고 했던 브랑쿠시의 말을 제대로 입증한 것 같죠? 누군가와 저렇게 반갑고 따스하게 마음을 나눈 순간이 언제였을까 싶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내가 네 맘을 안다”고 말해주는 듯한 저런 따뜻한 포옹이 그리워지네요.
각박한 일상 속에서 사랑도 애정도 관심도, 다 남의 일 같을 때가 많지만, 그 와중에 긴장감을 좀 내려놓고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며 잠시 숨 좀 고르고 가면 어떨까요?


글·이지현(‘예술에 주술을 걸다’ 저자)


글쓴이 이지현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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