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섹스를 했다. 가슴이 꽤, 아니 매우 크고 얼굴은 별로인 여자였다. 하지만 착했다. 그 여자는 말했다. “오빠, 나 요즘 운동하잖아. 그래서 섹스도 더 잘할 거야.” 얼마나 잘할까? 궁금했다. 하지만 그래서 섹스를 한 건 아니고, 원래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섹스를 시작하고 나서 몇 분 지나지 않아 낙담하고 말았다. 그날, 유난히 나는 초라한 남자가 된 것이다. ‘토르’로 불리던 내가. 내가! 믿을 수 없었다. “늙었나 봐. 요즘 힘이 없네.” 내가 말하자 그 여자는 자신만만하게 나를 위로했다. “걱정 마, 오빠. 오빠가 늙은 게 아니라, 내가 운동을 많이 해서 잘하는 거야.” 뭘 잘한다는 걸까? 얘는 스물다섯 살이다. 나는 서른여섯 살. 젊구먼! 어찌 됐건 힘을 얻은 것 같았다. 적어도 동기 유발은 됐다.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라
노년은 날이 저물어감에 열을 내고 몸부림쳐야 한다
빛이 꺼져감에 분노하고 또 분노하라
영화 ‘인터스텔라’에 언급된 딜런 토마스의 시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라’가 떠올랐다. 노년은 열을 내고 몸부림칠 수 없다. 빛이 꺼져가는 것을 보고 슬퍼할 수는 있어도 분노할 수는 없다. 그럴 체력도 근육도 없거든. 그래서 삼십대에 미리 몸부림치면서 원기를 충전해놓아야 한다. 뭐, 그래봤자 다 사라지겠지만. (참고로 요가 등록했음. 열흘째 나가고 있음.)
남자들이 젊은, 아니 어린 여자, 아니 이십대 초 · 중반의 여자를 좋아하는 것에 대해 여자들은 늘 비판한다. 비판할 일은 아니다. 남자들이 무슨, 힘이 남아돌아서 어린 여자(이하, 그냥 ‘어린 여자’로 통칭할게)들을 좋아하는 게 아니다. 힘이 없어서 그렇다. 어린 여자들의 통통 튀는 슈퍼 파워를 보고 본능적으로 끌리는 것이다. TV에서 아이돌 여자 가수들이 야한 옷을 입고 춤추는 것을 보면 (노래는 안 들린다) 나도 모르게 집중하게 된다. 와, 좋다, 와, 좋다를 속으로 연발하면서.
나도 저렇게 싱싱한 애인을 둔 적이 있었지, 라는 생각도 드는데, 이런 생각까지 할 정도가 되면 남자로서도 약간 짜증은 난다. 왜냐면 사람이라는 게 손에 쥐고 있을 때는 그 물건이 소중한 걸 모르거든. 물론 나는 지금도 어린 여자를 만나지만, 나도 덩달아 어렸을 땐 내가 당연하게 만나는 어린 여자가 얼마나 굉장한 존재인지 몰랐다. 그리고 지금은, 음… 이렇게까지 적으면 독자들이 나를 때릴지 모르지만, 굉장하게 ‘베스트’인 어린 여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가슴이 마음에 들면 얼굴이 좀 아쉽고, 얼굴이 마음에 들면 가슴이 많이 아쉽고, 뭐 이렇다. 뭐, 아무튼 이딴 복잡한 생각을 하면서 회한에 젖거나, 젊어지기 위해 궁리하거나, 최소한 소파에서 일어나 팔굽혀펴기라도 하게 되는 건 어찌 됐건 여자 아이돌 가수들 때문이다. 앙, 나이 들어가는 내가 원망스럽다. 아이돌 남자 가수들은 ‘밥맛’이다. 배에 왕(王)만 있으면 끝나는 줄 안다. 니들이 헐크니. 지적이지 못하게 말이야.
이제, 여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에 대해 대답하겠다. 남자들이 어린 여자를 좋아한다고 하면 여자들은 이렇게 반문한다. “말이 통해? 대화가 돼? 그렇게 어린 아이들이랑?”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질문이다. 나는 오히려 “대화는 너랑 안 돼. 너도 운동 좀 해. 에어로빅이라도”라고 대답해주고 싶지만, 대답하지 않는다. 나는 신사니까.
어려서 대화가 안 된다는 말 자체가 난센스다. 아니, 우리가 나이를 먹어봐야 얼마나 먹었다고. 어차피 다 동시대 사람들인데. 그리고 훌륭한 대화의 기본은 뭔가? 유명한 대화 전문가들이 밝힌 바 있다. 경청이다. 잘 듣는 사람이 소통도 잘한다. 어린 여자가 하는 말은 다 들어주고 싶다. 가만히 앉아서 그 말을 듣고만 있어도 행복하다. 정말 그렇다. 이제 기력이 예전만 못해서, (서른여섯 살이 이렇게 써서 죄송합니다만, 저도 일단 체력이 이십대 같지는 않아요) 만지고 싶다거나, 모텔 가고 싶다거나, 이런 것보다 그냥 같이 앉아서 이야기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나도 왠지 젊어지는 것 같고. 그리고 그런 어린 여자들은 종종 이렇게 물어본다. “오빠,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 거예요?” 내가 쌓아온 경험을 통해 조언을 해주면 된다. 아, 존중받는 이 기분.
하지만 안 어린 여성분들은 일단… 몸이 많이, 뭐랄까, 좀, 얼굴 피부도 뭐랄까, 좀… 더 관리하시면 좋겠다. 남자들은 시각적인 것에 끌리니까, 일단 눈앞에 계신 분이 시각적으로 매력이 별로 없으면 그분이 뭐라고 말씀하신들 집중이 잘 안 된다. 그래서 스마트폰만 보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에 뭐 대단한 게 들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아, 맞구나. 스마트폰 안엔 어린 여자들이 엄청 많구나. 그래서 “말이 통해? 대화가 돼? 그렇게 어린 아이들이랑?”이라는 질문에는 “저기, 운동 좀 하면 안 돼? 몸매도 가꾸고, 피부에 좋은 것도 바르고 말이야”라고 대답해야 할 것 같다. 물론 실제로는 안 한다. 나는 신사니까.
자, 그럼 여자들이 이런 질문을 할 법하다. “그러면 나이 들어도, 몸매 관리 잘하고 피부에 탄력도 있으면 괜찮겠네?” 여자가 남자 맘에 들기 위해 사는 건 아니지만 여러 행복한 바람 중 하나니까, 그렇다고 가정을 하고 말한다면 “당연히 괜찮지요”라고 대답하겠다. 당연히 괜찮다. 어린 여자라고 다 좋은 게 아니다. 이건 굳이 부연할 필요가 없잖아. 오히려 요즘은 매력적인 40대 여성들의 시대라고 생각한다. 김성령, 염정아, 정지영도 사십대다. 심지어 김성령은 곧 ‘쉰’ 줄에 입학하신다. 차이가 나긴 하지만 김태희와 전지현도 어린 나이는 아니다. 소위 삼십대, 꺾였다. 그리고 이들에게선 뭔가 ‘슈퍼 파워’가 느껴진다. 이걸 기력이라고 하기는 애매하고, 균형 잡힌 건강미? 라고 해야 하나? 건재한 에너지?
“우리가 연예인도 아닌데, 굳이 저렇게까지 관리하고 살아야 해?”라고 불평할 수도 있다. 맞다, 그럴 필요 없다. 하지만 시대를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는 있다. 시대 보편의 정서라는 게 있다.
남자는 재력, 여자는 몸?!
내가 아는 여자 후배는 최근 파혼했다. 결혼식 날짜만 정한 상태긴 했다. 신혼집 얘기 나왔을 때, 그 여자 후배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면 “나는 괜찮은데, 엄마가 안 된다고 해서…” 결별했다. 남자가 신혼집 마련할 재력은 없었던 거다. 남자인 나로선 도무지 이해가 안 되지만, 이런 걸 여자들은 잘 이해하지 않나? 이 여자 후배는 올해 서른 살이지만 예쁘고, 몸매도 훌륭하다. 준비가 잘된 상태였다. 하지만 남자는 아니었던 거다. 그러니까 내 말은 뭐냐면, 남자가 짐승이어서 어린 여자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남자가 변태여서 삼십대, 사십대 여자에게 이십대 때 못지않은 피부와 몸매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간단하다. 남자는 그런 존재다. 여자 역시 그런 존재다. 정서에 대한 부분들, 가치관에 대한 부분들도 결국 ‘그런 존재’로서의 자아를 중심에 두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어린 여자가 좋다. 정확하게 말하면 어려 보이는 여자가 좋다. 슈퍼 파워가 넘쳐나는 예쁜 여자가 좋다. 그런 여자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어깨가 축축 늘어져 있는 나에게 사랑의 배터리를 꽂아주면 좋겠다. 아, 이게 나쁜 거야?
미소년
작업 본능과 심연을 알 수 없는 예민한 감수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으며, 남성들의 통속화된 성적 비열과 환상을 드러내는 글을 쓴다.
■ 디자인 · 유내경
■ 일러스트 · 송다혜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라
노년은 날이 저물어감에 열을 내고 몸부림쳐야 한다
빛이 꺼져감에 분노하고 또 분노하라
영화 ‘인터스텔라’에 언급된 딜런 토마스의 시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라’가 떠올랐다. 노년은 열을 내고 몸부림칠 수 없다. 빛이 꺼져가는 것을 보고 슬퍼할 수는 있어도 분노할 수는 없다. 그럴 체력도 근육도 없거든. 그래서 삼십대에 미리 몸부림치면서 원기를 충전해놓아야 한다. 뭐, 그래봤자 다 사라지겠지만. (참고로 요가 등록했음. 열흘째 나가고 있음.)
남자들이 젊은, 아니 어린 여자, 아니 이십대 초 · 중반의 여자를 좋아하는 것에 대해 여자들은 늘 비판한다. 비판할 일은 아니다. 남자들이 무슨, 힘이 남아돌아서 어린 여자(이하, 그냥 ‘어린 여자’로 통칭할게)들을 좋아하는 게 아니다. 힘이 없어서 그렇다. 어린 여자들의 통통 튀는 슈퍼 파워를 보고 본능적으로 끌리는 것이다. TV에서 아이돌 여자 가수들이 야한 옷을 입고 춤추는 것을 보면 (노래는 안 들린다) 나도 모르게 집중하게 된다. 와, 좋다, 와, 좋다를 속으로 연발하면서.
나도 저렇게 싱싱한 애인을 둔 적이 있었지, 라는 생각도 드는데, 이런 생각까지 할 정도가 되면 남자로서도 약간 짜증은 난다. 왜냐면 사람이라는 게 손에 쥐고 있을 때는 그 물건이 소중한 걸 모르거든. 물론 나는 지금도 어린 여자를 만나지만, 나도 덩달아 어렸을 땐 내가 당연하게 만나는 어린 여자가 얼마나 굉장한 존재인지 몰랐다. 그리고 지금은, 음… 이렇게까지 적으면 독자들이 나를 때릴지 모르지만, 굉장하게 ‘베스트’인 어린 여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가슴이 마음에 들면 얼굴이 좀 아쉽고, 얼굴이 마음에 들면 가슴이 많이 아쉽고, 뭐 이렇다. 뭐, 아무튼 이딴 복잡한 생각을 하면서 회한에 젖거나, 젊어지기 위해 궁리하거나, 최소한 소파에서 일어나 팔굽혀펴기라도 하게 되는 건 어찌 됐건 여자 아이돌 가수들 때문이다. 앙, 나이 들어가는 내가 원망스럽다. 아이돌 남자 가수들은 ‘밥맛’이다. 배에 왕(王)만 있으면 끝나는 줄 안다. 니들이 헐크니. 지적이지 못하게 말이야.
이제, 여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에 대해 대답하겠다. 남자들이 어린 여자를 좋아한다고 하면 여자들은 이렇게 반문한다. “말이 통해? 대화가 돼? 그렇게 어린 아이들이랑?”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질문이다. 나는 오히려 “대화는 너랑 안 돼. 너도 운동 좀 해. 에어로빅이라도”라고 대답해주고 싶지만, 대답하지 않는다. 나는 신사니까.
어려서 대화가 안 된다는 말 자체가 난센스다. 아니, 우리가 나이를 먹어봐야 얼마나 먹었다고. 어차피 다 동시대 사람들인데. 그리고 훌륭한 대화의 기본은 뭔가? 유명한 대화 전문가들이 밝힌 바 있다. 경청이다. 잘 듣는 사람이 소통도 잘한다. 어린 여자가 하는 말은 다 들어주고 싶다. 가만히 앉아서 그 말을 듣고만 있어도 행복하다. 정말 그렇다. 이제 기력이 예전만 못해서, (서른여섯 살이 이렇게 써서 죄송합니다만, 저도 일단 체력이 이십대 같지는 않아요) 만지고 싶다거나, 모텔 가고 싶다거나, 이런 것보다 그냥 같이 앉아서 이야기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나도 왠지 젊어지는 것 같고. 그리고 그런 어린 여자들은 종종 이렇게 물어본다. “오빠,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 거예요?” 내가 쌓아온 경험을 통해 조언을 해주면 된다. 아, 존중받는 이 기분.
하지만 안 어린 여성분들은 일단… 몸이 많이, 뭐랄까, 좀, 얼굴 피부도 뭐랄까, 좀… 더 관리하시면 좋겠다. 남자들은 시각적인 것에 끌리니까, 일단 눈앞에 계신 분이 시각적으로 매력이 별로 없으면 그분이 뭐라고 말씀하신들 집중이 잘 안 된다. 그래서 스마트폰만 보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에 뭐 대단한 게 들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아, 맞구나. 스마트폰 안엔 어린 여자들이 엄청 많구나. 그래서 “말이 통해? 대화가 돼? 그렇게 어린 아이들이랑?”이라는 질문에는 “저기, 운동 좀 하면 안 돼? 몸매도 가꾸고, 피부에 좋은 것도 바르고 말이야”라고 대답해야 할 것 같다. 물론 실제로는 안 한다. 나는 신사니까.
자, 그럼 여자들이 이런 질문을 할 법하다. “그러면 나이 들어도, 몸매 관리 잘하고 피부에 탄력도 있으면 괜찮겠네?” 여자가 남자 맘에 들기 위해 사는 건 아니지만 여러 행복한 바람 중 하나니까, 그렇다고 가정을 하고 말한다면 “당연히 괜찮지요”라고 대답하겠다. 당연히 괜찮다. 어린 여자라고 다 좋은 게 아니다. 이건 굳이 부연할 필요가 없잖아. 오히려 요즘은 매력적인 40대 여성들의 시대라고 생각한다. 김성령, 염정아, 정지영도 사십대다. 심지어 김성령은 곧 ‘쉰’ 줄에 입학하신다. 차이가 나긴 하지만 김태희와 전지현도 어린 나이는 아니다. 소위 삼십대, 꺾였다. 그리고 이들에게선 뭔가 ‘슈퍼 파워’가 느껴진다. 이걸 기력이라고 하기는 애매하고, 균형 잡힌 건강미? 라고 해야 하나? 건재한 에너지?
“우리가 연예인도 아닌데, 굳이 저렇게까지 관리하고 살아야 해?”라고 불평할 수도 있다. 맞다, 그럴 필요 없다. 하지만 시대를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는 있다. 시대 보편의 정서라는 게 있다.
남자는 재력, 여자는 몸?!
내가 아는 여자 후배는 최근 파혼했다. 결혼식 날짜만 정한 상태긴 했다. 신혼집 얘기 나왔을 때, 그 여자 후배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면 “나는 괜찮은데, 엄마가 안 된다고 해서…” 결별했다. 남자가 신혼집 마련할 재력은 없었던 거다. 남자인 나로선 도무지 이해가 안 되지만, 이런 걸 여자들은 잘 이해하지 않나? 이 여자 후배는 올해 서른 살이지만 예쁘고, 몸매도 훌륭하다. 준비가 잘된 상태였다. 하지만 남자는 아니었던 거다. 그러니까 내 말은 뭐냐면, 남자가 짐승이어서 어린 여자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남자가 변태여서 삼십대, 사십대 여자에게 이십대 때 못지않은 피부와 몸매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간단하다. 남자는 그런 존재다. 여자 역시 그런 존재다. 정서에 대한 부분들, 가치관에 대한 부분들도 결국 ‘그런 존재’로서의 자아를 중심에 두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어린 여자가 좋다. 정확하게 말하면 어려 보이는 여자가 좋다. 슈퍼 파워가 넘쳐나는 예쁜 여자가 좋다. 그런 여자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어깨가 축축 늘어져 있는 나에게 사랑의 배터리를 꽂아주면 좋겠다. 아, 이게 나쁜 거야?
미소년
작업 본능과 심연을 알 수 없는 예민한 감수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으며, 남성들의 통속화된 성적 비열과 환상을 드러내는 글을 쓴다.
■ 디자인 · 유내경
■ 일러스트 · 송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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