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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말, 하루도 빼먹지 않아요”

늦깎이 삼남매 아빠 이한위·엄마 최혜경

글·김유림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입력 2014.11.14 11:50:00

얼마 전 SBS ‘오! 마이 베이비’에서 늦깎이 아빠의 고충을 털어놓아 화제를 모은 탤런트 이한위.
두 딸, 막둥이 아들과 함께 날마다 행복한 ‘육아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한위의 집을 찾았다.
“사랑한다는 말, 하루도 빼먹지 않아요”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오! 마이 베이비’ 등 육아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와 더불어 연예인들의 가족 공개도 부쩍 자연스러워진 요즘이다. 연예계 대표 애처가인 탤런트 이한위(53)도 얼마 전 SBS ‘오! 마이 베이비’에 출연해 늦깎이 아빠의 남다른 육아법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2008년 열여덟 살 연하의 최혜경(35) 씨와 결혼해 일곱 살, 다섯 살인 두 딸과 세 살배기 아들을 둔 그는 방송에서 가수 김정민 가족이 집으로 놀러오자 자상한 아빠의 면모를 보여줬다. 방송 중 유난히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장면이 많이 나왔는데, 알고 보니 이는 나이 많은 아빠의 묘책이 담긴 육아법이었다. 체력이 달려 아이들을 안고 뒹굴기보다는 주로 가만히 앉아 책을 읽어준다는 것. 한 술 더 떠 이한위는 기저귀를 직접 갈고 이유식을 먹이는 김정민의 모습을 보고 “솔직히 아이 돌보는 건 내 적성에 맞지 않는다. 내가 처자식을 위해 할 일은 열심히 일(연기)하는 것이지, 아이들을 어르고 씻기고 먹이고 하는 건 자신 없다”며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하지만 실상은 꼭 그렇지만은 않은 듯 보였다. 가을 햇살이 좋은 10월 중순 서울 종로구 부암동 자택에서 만난 이한위는 아이들을 위해 장난감 자동차에서 미끄러져 떨어지는 ‘몸 개그’에 한창이었다. 뒤로 넘어갈 듯 까르르 웃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마치 아기 새들의 합창처럼 들렸다. ‘육아는 체질에 안 맞는다’는 그의 말이 엄살로 들리는 순간이었다. 아내 최혜경 씨 역시 “남편이 집안일은 안 해도 아이들이 해달라는 건 다 들어준다”며 웃었다.

“놀아달라, 밖에 나가자, 뭐 먹고 싶다, 뭐 갖고 싶다 등등 아이들이 요구하는 건 그 자리에서 바로 들어주는 편이에요. 제가 밥을 차리면 남편은 아이들에게 먹이고, 제가 욕실에서 아이들을 씻겨서 한 명씩 내보내면 남편은 로션 발라주고 옷을 입힌 뒤 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려주죠. 외출하면 딸아이들도 남편이 화장실에 데리고 가요. 육아를 전담하는 건 물론 저지만 그렇다고 남편이 뒷짐만 지고 있지는 않아요. 솔직히 이만큼만 하는 것도 고맙다 싶어요(웃음). 사실 남편은 일 자체가 불규칙하잖아요. 집에서 대본도 외워야 하고 영화나 드라마도 봐야 하고 할 게 많더라고요. 특히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이라 될 수 있으면 집에서는 좀 쉬게 해주려고 해요.”

아이 옷 직접 고르는 자상한 아빠



“사랑한다는 말, 하루도 빼먹지 않아요”
이 같은 아내의 설명에 이한위는 기다렸다는 듯 “나에게 집안일을 강요하지 않아서 정말 고맙다”며 아내를 ‘현모양처’로 치켜세웠다. 또 그는 “아내가 가장 행복해하는 것이 아이들과 목욕하는 시간인 만큼 그 행복을 뺏고 싶지 않다”며 웃었다. 최혜경 씨도 남편의 말에 동의했다.

“모든 엄마들이 그렇겠지만, 깨끗해진 아이들을 보면 정말 예쁘잖아요. 또 목욕하면서 아이들과 시시콜콜한 얘기까지 다 나눠요. 특히 경이랑 윤이는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느라 바빠요. 자기가 이루고 싶은 꿈이 무엇인지도 말하고, 아빠랑 나눴던 비밀 얘기도 다 털어놓죠(웃음). 막내는 아직 어리지만 누나가 둘이나 있어서 그런지 말을 제법 잘해요.”

첫딸 경이는 첫아이의 탄생이 마냥 경사스러워 지은 이름. 결혼을 늦게 한 탓에 첫째를 마흔 후반의 나이에 얻은 그는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 하루하루가 아쉽다고 한다. 가끔 육아에 힘들어하는 자신을 보며 선배들이 “걱정 마라. 아이들은 금방 큰다”고 위로의 말을 건네지만 오히려 그에게는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다고. 아이들이 금방 크는 만큼 자신도 금방 늙는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걸 알기에 그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사랑하려 애쓴다.

“선배들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알아요. 먹고사는 게 바빠서 허둥지둥하다 보니 어느 순간 아이들이 커 있더라는 말인데, 저는 그렇게 살고 싶진 않아요. 아이들을 키우는 지금이 힘이 들면서도 가장 행복한 시간이란 걸 알거든요. 어느 날 배우 조재현과 잠깐 큰아이 옷을 사러 옷 가게에 들른 적이 있는데, 제가 옷을 고르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더니 ‘아이 옷 사면서 이렇게 행복해하는 형을 보니 참 부럽다’고 하더라고요. 자신은 빨리 결혼해서 아이들도 다 컸지만, 아이들이 어릴 때 이런 소소한 행복을 모르고 지나갔다면서요. 훌륭한 아빠는 못 되더라도 아이들과 매 순간을 공유하고 교감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해요.”

체구는 작아도 당차고 자신감 넘치는 둘째

첫째 경이의 꿈은 ‘5세반이 아닌 7세반 유치원 선생님’이 되는 것. 형님반이 돼야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아이 나름의 이유다. 첫째라 그런지 의젓하다는 경이는 뭐든 배우는 걸 좋아하고 동생들도 살뜰하게 잘 보살펴 최씨에게는 언제나 마음 든든한 존재. 그에 반해 둘째는 집에서는 물론 유치원에서도 군기 반장으로 통한다고 한다. 친구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에 일일이 간섭하며 남다른 리더십(?)을 보이는가 하면,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라 입에 늘 ‘왜’를 붙이고 다닌다고. 태어날 때 몸무게가 적게 나가고, 돌 이전까지 또래에 비해 성장이 더뎌 걱정이 많았지만 돌 이후부터 쑥쑥 자라 지금은 키도 몸무게도 평균 범위에 속한다고 한다. 셋째는 아직 어리고 막내다 보니 마냥 귀엽기만 하다고. “집안에서 아들 특혜는 없냐”는 질문에 이한위는 “안 그래도 위로 두 아이가 딸이다 보니 막내가 아들인 걸 두고, ‘막내여서 예쁜 게 아니라 아들이어서 그렇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은데, 결코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사랑한다는 말, 하루도 빼먹지 않아요”

아닌 척 하지만 세 아이를 위해서라면 슬랩스틱 코미디도 마다하지 않는 이한위.

“저희는 처음부터 아이를 셋 낳기로 했어요. 딸만 있는 게 아쉬워서 아들을 낳은 게 아닌데,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사람들이 믿질 않아요(웃음). 솔직히 마음이 조금 쓰이는 건 둘째예요. 어릴 때 워낙 약했거든요. 윤이가 또래에 비해 머리둘레가 작았는데, 나중에 정상 범위에 들어오고부터는 의사 선생님이 머리가 작으니 연예인 시키라고 하더군요(웃음). 늦게 크는 둘째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윤이를 제일 예뻐하지는 않아요. 정말 세 명이 똑같이 다 예뻐요.”(이한위)

둘째를 출산하러 가는 길에도 부부는 손을 꼭 잡고 이렇게 다짐했다. “둘째가 태어나도 첫째한테 소홀하지 말자.” 그리고 셋째가 태어날 때도 마찬가지였다. ‘편애하지 말고 세 아이에게 똑같이 대하자’가 부부의 육아 모토이기도 하다. 물론 아이가 셋이나 되다 보니, 아이와 차분하게 눈을 맞추고 얘기하는 ‘감성 육아’를 실천하지는 못하지만 최씨는 최대한 아이들의 개성을 인정하고 지지해주려 애쓴다.

“경이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고, 윤이는 발레를 잘해요. 몸이 가벼워서 그런지 곧잘 따라 해서 아이만 좋다면 앞으로 꾸준히 무용을 가르칠 생각이에요. 막내는 아직 어려서 특별히 가르치는 건 없고 책만 열심히 읽어주고 있어요. 한 가지 다행인 건 아이들 다 뭔가 새로운 걸 시작하는 걸 좋아해요. 경이는 피아노와 중국어도 하는데 재미있게 따라 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해요. 그래서 엄마들이 다들 첫째에게 거는 기대가 큰가 봐요(웃음).”

아이들이 도전을 즐기는 건 엄마를 닮아서이기도 하다. 이한위와 결혼할 당시 드라마 분장사로 활동했던 최씨는 출산 후 현업에서 은퇴했지만, 지금껏 잠시도 쉬지 않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왔다. 첫째 출산 후에는 평생교육사 자격증과 이미지컨설턴트 자격증을 취득했고, 지난해에는 둘째 낳고 다니기 시작한 이화여대 언론홍보 대학원을 5년 만에 졸업했다. 지금은 영어와 요리 수업에 매진 중이고 올봄부터는 윤종신의 아내인 전미라 씨에게 테니스 개인 레슨을 받고 있다.

“미라 언니와는 집이 가까워서 오래전부터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같이 테니스 코트에 한번 가보자고 하고 갔는데, 그때부터 쭉 배우게 됐어요(웃음). 테니스가 정말 좋은 운동이더라고요.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다 재미있어요. 지금껏 운동을 꾸준히 한 적이 없는데, 테니스를 하면서 생활에 활력이 생기고 살도 많이 빠졌어요. 올해 건강검진 때 확인해보니까 폐활량도 확연히 좋아졌더라고요. 땀을 많이 흘리니까 정신도 맑아지는 기분이에요.”

“아이에게 최고의 선물은 행복한 엄마, 아빠”

“사랑한다는 말, 하루도 빼먹지 않아요”

부부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는 걸 알기에 서로 더욱 위하며 살겠다는 이한위·최혜경 부부.

요즘 그가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독서지도사 자격증이다. 자신만 배우면 아이 셋을 가르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최씨는 “이왕 읽어주는 책, 아이들이 좀 더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전문성을 갖추고 싶다”고 말했다. 얼마 전에는 아이들과 함께 남편의 일터에 다녀왔다. 10월 5일 개막한 연극 ‘월남스키부대’ 연습장에 다녀온 것. 연극은 아이들이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서 연습하는 장면이라도 보여주고 싶은 욕심에서다. 아이들은 아빠가 무대에 올라 사람들 앞에서 연기할 것을 상상하며 무척이나 즐거워했다고 한다.

아빠 이한위에게도 이번 작품은 의미가 크다.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작품이기도 하거니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코믹 연기의 맛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 ‘월남스키부대’는 입만 열었다 하면 거짓말을 쉴 새 없이 쏟아내는 김 노인(이한위·서현철·심원철)의 집에 어설픈 도둑(손종범·진태이)이 들이닥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작품으로 코믹과 감동이 한데 어우러져 초반부터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월남에서 스키를 탔다니, 구라도 그런 구라가 없죠. 하하. 저희 연극의 모토가 ‘허풍 충만 해피 코미디’예요. 비록 김 노인의 허풍이 극의 전반을 차지하지만 그 거짓말을 듣고 관객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자리를 뜰 수 있다면 저 역시 무대에서 충분히 즐길 준비가 돼 있습니다. 치매에 걸린 김 노인이 횡설수설하는 것 같아도 극의 마지막에는 진정한 감동이 있거든요. 각박한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게 엔터테인먼트라고 생각해요. 관객들이 한번 크게 웃고 돌아갈 수 있는 작품이라고 자신합니다.”

이한위는 관객에게 주는 웃음만큼 아이들에게도 큰 웃음을 선사하려 애쓴다. 사랑한다는 표현도 많이 한다는 그는 “집에 늦게 들어와서 아이들 얼굴 못 볼 때를 빼고,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서 ‘사랑한다’는 말을 안 한 적은 단 하루도 없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아이들에게 바라는 바 역시 ‘사랑이 충만한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최고가 되기만을 바라지 않아요. 기쁜 일엔 같이 기뻐하고 슬픈 일엔 함께 눈물 흘릴 줄 아는 그런 착한 심성을 가진 사람으로 자라면 좋겠어요. 특별하지 않으면 어떻습니까?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면서 그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만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죠.”

최혜경 씨도 남편과 같은 생각임을 밝혔다.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최씨는 “비록 남들이 생각하기에는 작은 일이어도 아이 스스로 프로 의식을 갖고 보람을 느끼며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편과 저는 아이들에게 큰 울타리만 돼주면 된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언제든지 와서 편하게 쉴 수 있고,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그런 울타리요. 그러기 위해서는 저희부터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언젠가 부모 교육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때 강연자 말씀이 아이들에게 최고의 선물은 행복한 엄마, 아빠래요. 그 말을 가슴에 새기면서 살고 있어요(웃음).”

여성동아 2014년 11월 6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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