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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비극, 유족과 정치인의 눈물

글·김지은 자유기고가|사진·지호영 기자

입력 2014.06.16 17:56:00

지난 5월 19일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의 아내 김영명 (재)예올 이사가 몇몇 여성지를 상대로 기자간담회를 요청했다.
심플한 카키색 재킷에 노란 리본을 달고 나온 그는 인터뷰 내내 눈물을 흘렸다.
세월호 비극, 유족과 정치인의 눈물
“그날의 발언은 명백히 아들의 잘못을 사죄하기 위한 것이었어요.”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의 아내 김영명(58) (재)예올 이사가 막내아들 예선(19) 군이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남긴 세월호 관련 글이 도마 위에 오르자 자신이 ‘해명’을 하겠다고 나섰다가 문제가 더욱 커진 것을 두고 한 말이다. 4월 21일 정군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나라 국민은 대통령이 가서 최대한 수색 노력을 하겠다는데도 소리 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한테 물세례 한다”면서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한데 대통령만 신적인 존재가 돼서 국민의 모든 니즈(요구)를 충족시키길 기대하는 게 말도 안 되는 것”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로 인해 여론이 들끓자 정몽준 후보는 5월 12일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수락연설에서 고개 숙여 사죄하며 “아들의 철없는 짓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제 막내아들 녀석도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길 바란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김 이사 역시 5월 7일 서울 중랑구청장 후보 캠프를 방문한 자리에서 해명을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 그러나 그의 발언은 국민의 화를 더욱 돋우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바른 소리 했다’고 격려해주시고 위로해주시긴 하는데 시기가 안 좋았고, 어린아이다 보니까 말 선택이 좀 안 좋았던 것 같다”는 발언이 문제가 된 것이다.

“어쩌다 보니 일부 발언만 잘못 편집돼 언론에 노출된 거였어요. 아들도 반성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유족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어떻게 되돌릴 수 있겠어요.”

북받쳐 오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는지 한참을 고개 숙여 울던 그는 페이스북 발언 이후 아들과 기도원에 다녀왔다며 조용한 가운데 아들과 함께 좀 더 깊이 생각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아시겠지만 아들은 재수생이에요. 아침 일찍 나갔다가 밤늦게 돌아오는 생활의 반복이었죠. 그러다보니 얼굴 마주하고 얘기할 기회가 많이 없었습니다. 부모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자식이긴 하지만 부모로서, 아이에게 소홀했던 게 원인인 것 같아 많이 죄스럽습니다.”



깊이 반성 vs. 명예훼손 고소

그는 정 후보의 눈물 어린 사과에 대해 일부에서 6월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적 쇼가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후보님은 7선 의원이에요. 그런 거짓된 생각으로 임해왔다면 지금까지 정치인으로서 활동하실 수가 없었겠죠.”

그는 정 후보가 지금까지 지역구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족이라고 누차 강조해 왔으며 지역구인 동작구 주민들을 ‘동작구 가족’이라 지칭해왔다고도 말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말 실수와 부적절한 처신으로 유족들에게 상처를 준 경우가 이번만은 아니었다.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이 페이스북에 잘못된 사실을 올렸다 사과했고, 역시 새누리당 최고위원인 한기호 의원이 ‘색깔론’을 펴다 여론의 역풍을 샀다. 기념사진을 찍은 안전행정부 국장은 곧바로 사표를 냈다.

정몽준 후보와 아내 김영명 이사가 후회와 반성의 눈물을 흘렸지만 유족에게 어느 정도의‘진심’으로 전달됐을지는 알 수 없다.

이에 앞서 5월 16일, 이번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학생의 유족 오모 씨가 정예선 군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 동작경찰서에 고소했다는 소식이 세월호 희생자·실종자·생존자 대책위원회를 통해 전해졌다. 오 씨는 “정 후보 아들이 쓴 글에는 ‘국민’이라고 표현됐지만 글의 맥락상 대통령과 국무총리와 있던 것은 ‘유족’이었다”며 “유족을 미개하다고 말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씨는 고소장 외에도 추가 법적 대응을 위해 유족 1백명으로부터 위임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 이사의 말처럼 정치인의 눈물이 진심이든 아니든, ‘상처받은 마음을 되돌리기’가 쉽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여성동아 2014년 6월 6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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