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한여진 기자 | 사진제공·형우모드
입력 2014.04.02 17:32:00
2014 트렌드 키워드인 ‘스칸디’. 북유럽 스타일의 인기가 고공행진을 이어간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사랑받는 북유럽 디자인 파워가 궁금하다.

북유럽 대표 리빙 브랜드 프리츠한센에서 2013 이탈리아 밀라노 가구박람회에 선보인 로체어. 디자이너 하이메 이욘 작품으로 한 사람만을 위한 편안한 의자라는 콘셉트를 담았다. 프리츠한센by형우모드.
북유럽 스타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초, 북유럽 디자인 혁명과 함께한다. 당시 유럽에서 ‘디자인’이란 상류층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것으로 여겨졌다. 북유럽 디자이너들은 이런 ‘특별한’ 디자인을 대중도 함께 누리는 것이어야말로 평등하고 민주적인 사회라고 생각했다. 이런 신념을 바탕으로 디자이너들은 화려함이나 장식적인 요소를 빼고, 누구나 가까이 할 수 있는 실용적이고 미니멀한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런 북유럽 디자인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분야를 꼽으라면 단연 가구다. 지난 1백여 년 동안 알바 알토, 아르네 야콥센, 한스 베그너 등 북유럽 출신 디자이너들이 선보인 가구에는 시공을 초월하는 미니멀한 멋과 함께 기능성과 합리성까지 녹아 있다. 북유럽 사람들은 가구를 할머니에서 어머니로, 아들로 대대손손 이어 사용하기로 유명한데, 그럴 수 있는 이유가 바로 디자인과 기능성을 겸비한 퍼펙트한 제품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북유럽 디자이너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기는 1950~70년대다. 그렇다면 50여 년의 시간이 훌쩍 지난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북유럽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삶의 깊이를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2~3년 쓰다 버리는 패스트 제품과 과시적인 라이프스타일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이 북유럽 디자인 제품에 시선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 의자를 보시라. 당신 마음 한가운데 놓고 싶지 않은가.
여성동아 2014년 4월 60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