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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남자로 돌아오다, 정우성

“악역 제임스 통해 새로운 매력 선보여”

글·권이지 기자 | 사진·지호영 기자, 영화사 집 제공

입력 2013.07.16 14:57:00

정우성이 영화 ‘감시자들’에서 데뷔 20년 만에 첫 악역을 맡았다. 옴파탈로 돌아온 정우성은 어떤 매력으로 무장해 여심을 사로잡을까.
나쁜 남자로 돌아오다, 정우성


정우성(40)이 4년 만에 영화에 출연했다. 그가 고심 끝에 선택한 작품은 영화 ‘감시자들’이다. 7월 초 개봉하는 ‘감시자들’은 흔적조차 없는 범죄조직을 쫓는 감시 전문가들의 추적을 그린 액션영화다. 정우성은 무장 범죄조직을 배후에서 조종하는 리더 범죄 설계자 제임스 역을 맡아 경찰 내 비밀조직인 ‘감시반’과 대결 구도를 펼친다.
정우성이 20년간 영화와 TV에서 보여준 캐릭터는 대부분 부드럽고 다정한 남자이거나 터프하고 하나밖에 모르는 올곧은 남자였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악역으로 등장해 이전에는 볼 수 없던 날카롭고 냉철한 모습을 선보인다. 대사는 줄이고 눈빛으로 존재감을 선보이는 정우성은 전에 볼 수 없던 옴파탈적 면모를 선보인다. 자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깰 수 있는 캐릭터를 선택한 셈이다. 하지만 정우성은 이 부분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겸손해했다.
“악역을 한다고 해서 특별하게 여길 필요는 없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감독님들과 나눴어요. 제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느낀 제임스는 무척 쿨해요. 존재감 있는 사나이지만 그걸 드러내려고도, 과장하지도 않죠. 악역이라는 역할 이전에 제임스라는 캐릭터에 반했어요. 제임스에 대해 잘 표현하면 이번 영화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생각으로 촬영에 임했어요.”
정우성이 이번 작품과 캐릭터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여느 때와 달랐다. 보통 영화 캐스팅은 영화사가 배우에게 요청해 이뤄지는데 이번엔 정우성이 먼저 프러포즈를 했다. 영화사 ‘집’의 이유진 대표가 ‘감시자들’을 준비하던 중 친하게 지내던 정우성에게 시나리오를 건넸고, 정우성은 첫 장을 읽자마자 내용에 푹 빠져들어 곧바로 이 대표에게 제임스 역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임스라는 캐릭터에게서 압도적인 존재감이 느껴졌어요. 제임스는 영화 전반을 주도하는 인물인 데다가 누가 하느냐에 따라 캐릭터가 달라지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만의 제임스를 꼭 만들어내고 싶었죠.”
김병서 감독과 ‘감시자들’을 공동연출한 조의석 감독은 “정우성은 하늘에서 우리에게 내려준 선물”이라고 캐스팅에 대해 200% 이상 만족감을 표했다. 정우성 덕분에 자연스럽게 설경구도 합류했으니 감독으로서는 뜻밖에 캐스팅 대박이 난 셈. 설경구는 ‘감시반’의 브레인 황반장 역을 맡아 영화 속에서 정우성과 각을 세운다.

나쁜 남자로 돌아오다, 정우성

‘감시자들’에서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한 정우성은 언론 시사회에서 호평을 받았다.



4년간 ‘영화앓이’, 흥행배우 타이틀 욕심나
‘호우시절’ 이후 4년, 그가 다시 영화로 돌아오기까지 예상보다 긴 시간이 걸렸다. 정우성은 다른 배우들이 스크린에서 종횡무진하는 모습을 보며 간절함을 키워왔다고 털어놓았다.
“드라마에 출연하면서도 영화가 그리웠어요. 동료들이 극장에서 영화 시사회를 하면 ‘나도 저 무대에서 인사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었죠. 그런데 오랜만에 영화에 출연하게 됐고, 그것도 서울 시내를 누비고 다니니까 우리 집 앞마당에서 촬영하는 것 같아서 너무 기뻤죠. 이제야 갈증이 풀린 것 같아요.”
이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영화 촬영장에 나서게 된 그에게 의외의 복병이 있었다. 한겨울에 초가을 장면을 찍어야 했는데 그가 야외 촬영을 하는 날이면 기온이 뚝뚝 떨어지는 징크스가 있었던 것. 함께 영화에 출연한 설경구는 “정우성 씨는 30층 이상 꼭대기에서의 촬영이 여러 번 있었다. 올겨울 체감온도가 영하 30~40℃ 정도 됐는데 우성 씨가 나오면 평소보다 더 추워졌다. 촬영장에서 우성 씨와 딱 한 번 만났는데 그날 바로 감기몸살을 앓았다”며 촬영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이에 정우성은 “내가 올라갈 때마다 옥상이 정말 추웠다. 그런데 나한테는 추위가 중요하지 않았다. 이런 어려움도 내게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라며 웃었다.
정우성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는 다부진 어깨와 군더더기 없는 몸매. 매일 하루에 한 시간씩 꼭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몸을 만든다는 그는 하루라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개운하지 않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영화에서도 마찬가지. 액션 배우로서 다양한 작품을 해왔지만 전보다 더 나은 연기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17대 1로 맞붙는 장면에서는 몰입도 높은 액션 신을 위해 롱테이크로 촬영했는데, 한 번에 오케이 사인이 한 번에 났음에도 스스로 NG를 내고 마음에 들 때까지 11번이나 다시 찍었다는 후문이다.
“편집된 장면을 보니 10번째로 찍은 장면이 사용된 것 같아요. 그 장면을 촬영할 때는 몰랐는데 17명의 배우와 좁은 공간에서 밀고 때리고 하다 보니 끝나고 나서 어깨가 너무 아픈 거예요. 일주일 동안 고생했죠.”
정우성은 ‘천만 배우’ 두 명과 함께하니 이제는 자신도 흥행이 무척 ‘고프다’고 털어놓았다. 설경구는 ‘실미도’ ‘해운대’로, 한효주는 ‘광해, 왕이 된 남자’에 출연해 1천만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한국 영화 부흥기에 ‘감시자들’로 인사를 드리게 돼서 흥분돼요. 제 옆에 두 천만 배우가 있잖아요? 두 사람의 힘을 받아 5백만 관객은 너끈히 돌파했으면 좋겠습니다.”
나쁜 남자로 돌아오다, 정우성


여성동아 2013년 7월 5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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