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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어민 교사들이 본 박근혜 대통령의 영어 실력은…

글·김명희 기자 | 사진제공·청와대 사진기자단

입력 2013.06.04 11:49:00

박근혜 대통령의 영어 연설이 화제다.
박 대통령은 미국 방문 중인 5월 9일 의회에서 34분간 영어로 연설해 40여 차례 박수를 받았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외국인들은 그의 영어 실력을 어떻게 평가할까.
또 대통령은 어떻게 영어를 공부했을까.
원어민 교사들이 본 박근혜 대통령의 영어 실력은…


박근혜 대통령(61)이 미국 의회에서 영어로 연설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손에 땀을 쥔 사람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혹시 발음이 틀리면 어떡하나, 단어를 잊어버리진 않을까….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설에 담긴 메시지보다는 대통령의 영어 실력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대통령의 영어 실력은 기대 이상이었다는 평가. 연설이 끝난 후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이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세계 각국에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5월 7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통역을 대동하지 않고 10분 정도 백악관 복도를 산책하며 대화를 나눴다. 당시 두 사람은 서로의 가족 관계 등 사적인 부분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으며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의회 연설에 관한 조언을 구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자연스럽게 하라(be natural)”는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원어민 교사들은 전반적으로 박 대통령의 영어 실력을 높게 평가했다. 얼마나 성실하게 영어를 공부했는지 미루어 짐작이 가능하다는 것. 경기도 용인 수지SLP의 제시카 베터 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영어 연설은 미국인뿐 아니라 영어를 제2외국어로 배운 이들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정확했다. 특히 관용구와 간결하고 평이한 표현을 많이 사용, 사람들이 한국을 가깝게 느끼도록 했다”고 평했다. 켈시 밀러 씨 역시 “아무리 훌륭한 영어 실력을 지닌 사람이라고 해도 원어민 앞에 서면 긴장해서 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렵기 마련인데 박 대통령은 전혀 그런 게 느껴지지 않았다. 유창한 영어 실력에 놀랐다”고 말했다.
원어민 교사들은 특히 박 대통령의 정확한 단어와 표현, 어휘 선택에 높은 점수를 줬다. 송파SLP의 크리스티나 씨는 “박 대통령의 영어는 단어 수준이 매우 높고 문법도 정확했다. those who are blind to the past cannot see the future(과거를 모르는 사람은 미래도 내다볼 수 없다) 등의 관용적 표현도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억양이 단조로워서 생동감이 부족했다”는 평도 덧붙였다.
매디 씨는 “박 대통령의 영어 실력은 외국인과 1대 1로 대화해도 의사소통에 거의 문제가 없을 정도인 것 같다. 연설 중 몇몇 단어를 발음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긴장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분석하면서 “감정 표현을 배제하고 자신의 생각과 연설의 목표에 집중한 나머지 연설이 다소 딱딱해진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원어민 교사들이 본 박근혜 대통령의 영어 실력은…


고 육영수 여사 조언에 따라 외국어 꾸준하게 공부한 것이 비결

원어민 교사들이 본 박근혜 대통령의 영어 실력은…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후에도 박근혜 대통령의 영어 연설은 줄곧 화제가 됐다. 그리고 영어권 국가에서 머문 경험이 없는 대통령이 어떻게 저렇게 영어를 잘할까 하는 것도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대목. 박 대통령은 5월 15일 언론사 정치부장단과의 만찬에서 이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우선 “일이 많아서 많이 준비하진 못했지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 하는 부분에 대해선 시간을 많이 들였다”는 것이 그의 설명. “발음 그런 것은…”이라며 영어 발음에 관해서는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고.
박 대통령은 “영어를 언제 배웠냐”는 질문엔 “학교 다닐 때 어머니(故 육영수 여사)께서 ‘언어가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다”면서 “그 말씀을 순진하게 들어서 방학 땐 스페인어 공부도 하러 다니는 등 노력했는데 그게 그리 잘 쓰일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외국어가 꼭 필요한 거라고 하고, 하루아침에 (잘할 수 있게) 되는 게 아니라고 해서 열심히 배웠다”고 밝혔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어머니께서 갑자기 돌아가시자 내가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대행하면서 외국 손님을 엄청 많이 만났다. 그땐 우리나라가 세계로 지평을 넓혀가는 시대였다.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 할 것 없이 많은 외빈을 (한국으로) 초청했고, 국가원수 옆에서 대화할 기회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뜻하지 않게 내가 갈고닦은 언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아프리카에서 온 외빈에겐 프랑스어를 하고, 남미 쪽 손님에겐 스페인어를 하고, 나머지 사람들에겐 영어를 해서 아주 잘 써먹었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영어와 프랑스어는 토론할 수 있을 정도로 능숙하고, 중국어와 스페인어는 간단한 회화가 가능하다고 한다. 프랑스어는 학창 시절부터 익힌 데다 대학 졸업 후 프랑스에서 유학하며 유창해졌고, 중국어는 정치권에 입문하기 전 EBS를 보며 독학으로 익혔다고.
중국어와 관련해서는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2008년 대통령 특사로 중국을 방문했을 때 탕자쉬엔 당시 국무위원이 “항상 중국을 방문하면 공식 행사만 소화하고 바쁘게 돌아가시는데 그러지 말고 여유 있게 관광도 하라”고 하자 박 대통령은 말에 대해 중국어로 “제가 그렇게 좋은 팔자가 되나요?”라고 말해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는 것.
외교가에서도 5개 국어를 구사하는 사람은 드물다. 해외 체류 경험이 없는 이들에겐 더군다나 어려운 일이다. 선천적인 언어 감각과 꾸준한 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외국어에서만큼은 박근혜 대통령이 ‘준비된 글로벌 리더’임이 분명해 보인다.
원어민 교사들이 본 박근혜 대통령의 영어 실력은…

박 대통령은 미국 의회 연설을 하는 34분 동안 40여 차례 박수를 받았다. 정확하고 간결한 문장으로 메시지를 잘 전달했다는 평이다.



여성동아 2013년 6월 5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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