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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With specialist | 양쌤의 아이 맘 클리닉

우리 딸이 자위를 해요?!

글·양소영 | 사진제공·REX

2013. 05. 30

최근 딸의 자위 행위에 놀라 상담을 청하는 부모들이 많다. 이 경우 부모들은 자연스럽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우리 아이가 산만해서…”라며 에둘러 말을 꺼내거나 ‘내가 뭔가 잘못해서 우리 아이가 이렇게 됐나’라며 죄책감에 시달린다.

우리 딸이 자위를 해요?!


“생후 26개월 된 딸이 보행기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자위 행위를 해요.”
“초등학교 4학년인 딸은 공부도 잘하고 책도 많이 읽어요. 그런데 아빠가 보는 앞에서 책상 모서리에 성기를 비벼 깜짝 놀랐어요.”
“초등학교 1학년인 딸이 학교에서 자위를 해요. 담임선생님이 남자인데 이야기하기도 부끄럽고 어떻게 해야 하나요?”
부모는 아들의 자위에 대해선 지나치지만 않다면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만, 딸이 성적 즐거움을 알고 즐기는 것은 불편하게 생각한다. 남아와 여아 모두 성기에 대한 관심은 정상이다. 아이들은 대소변을 가리기를 시작하면서 몸에 관심이 많아지는데, 남자아이들은 자기 고추를 가지고 놀고, 여자아이들은 자신의 성기를 손가락으로 만지기도 하고 감촉을 느끼기도 하며 냄새를 맡기도 한다.
아이들은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TV를 보면서 하나의 놀이로 자위를 할 수도 있고 기분이 좋아지려고 자위를 하기도 한다. 자신의 몸을 호기심으로 만지는 행동은 발달 과정에서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따라서 아이가 자위를 한다면 야단치거나 억지로 못하게 하기보다 자연스럽게 말을 건네는 것이 좋다. 성기를 만지면 기분이 어떤지 묻고, 아이가 자신의 느낌을 이야기하면 자연스럽게 공감해주는 게 중요하다.
또 유치원, 학교, 학원 등 공공장소에서 자위를 한다면 “이런 것은 개인적인 행동이니 개인적인 장소에서 해야 한다”고 알려주는 것이 좋다. 다른 사람이 있을 때 하면 그 사람이 불편해할 수 있기 때문에 혼자 방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하라고 말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지나치게 자위에 빠져 있다면 호기심 외에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손톱을 물어뜯거나 손가락을 빠는 것처럼 자위가 과하면 아이들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표현이다.

우리 딸이 자위를 해요?!


혼내고 못하게 하면 불안감과 수치심 느낄 수 있어
부모들의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자위를 하고 있다. 아이들은 자신의 성기를 만져 기분이 좋아지면 자꾸 만지고 싶어 한다. 즐겁고 기분 좋은 일은 그게 무엇이든 더 많이 하고 싶어진다. 자신의 성기를 자극해 즐거운 기분을 느껴본 아이들이 더 자주 자위를 하려고 한다.
부모가 혼내고 못하게 하면 아이는 오히려 이상하다고 느낀다. 자위하는 아이를 혼내거나 억지로 못하게 하면, 아이는 감정을 지나치게 억제하거나 자신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못하게 한다고 아이들이 자위를 안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수치심과 불안감을 갖고 부모의 눈치를 보면서 몰래 자위를 하게 된다. 건강하게 풀어내도록 하는 것이 좋다. 억누르다 보면 화가 나게 되고, 분노로 인한 자해나 가해가 있을 수도 있다.
아이의 자위 행위가 과하다면, 어떤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정확히 원인을 찾는 것이 좋다.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고 있는지, 누군가로부터 맞은 적이 있는지, 누가 따돌렸는지, 누가 미워하는지, 누가 싫어하는지, 공부를 잘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는지, 아이의 주변 상황과 사건 사고가 있는지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그에 따른 해결책을 함께 모색한다. 사건 사고의 사실 여부를 떠나 아이가 느낀 감정을 전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좋다.
아이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상대방을 배려하자. 아이가 공부를 못하든, 다른 아이를 때리든, 왕따를 당하든, 왕따를 시키든 아이가 보이는 행동의 잘잘못을 가리기 전에 아이의 존재 자체를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다른 활동에 몰입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운동이나 취미 활동을 하는 것이다. 악기를 배우거나 연기를 해보거나, 복싱을 배우는 것도 건강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양소영 선생님은…
아동·청소년 상담 전문가. ‘청개구리 초등 심리학’저자. 네그루심리상담연구소장.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마음을 들여다보도록 도와주면 어른이든 아이든 스스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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