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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J 김재중 이렇게 망가져도 괜찮을까

“사생팬·스폰서… 다 연예계 있을 법한 이야기죠”

글 | 정명화 조이뉴스 기자 사진 |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12.12.18 10:38:00

아이돌의 스크린 진출이 줄을 잇는 가운데 한류 스타 김재중이 영화 데뷔작을 들고 찾아왔다. 아시아를 호령한 대표 아이돌 그룹 JYJ의 멤버인 그가 충무로 초짜 배우로 입성식을 가진 것이다. 그런데 신인치고는 망가진 톱스타 연기가 제법 잘 어울린다. 혹시 김재중 자신의 이야기가 아닐까.
JYJ 김재중 이렇게 망가져도 괜찮을까


도대체 그의 욕심은 어디까지일까. 아시아와 남미에 폭넓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한류스타 김재중(26). 11월 15일 개봉한 코믹 액션 영화 ‘자칼이 온다’의 톱스타 최현 역으로 스크린 데뷔전을 치렀다. ‘자칼이 온다’는 흔적도 없이 사건을 처리하는 전설의 킬러 봉민정이 은퇴작으로 최고의 인기 스타 최현을 납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자체발광 꽃미남 스타 최현 역을 맡아 영화 대부분은 줄에 포박당하고 입이 막힌 채 감금되고 구타당하는 김재중의 모습은 그를 사랑하는 여성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낼 듯하다. 여기에 송지효 앞에서 ‘볼 일’을 보거나 야릇한 성 취향을 지닌 것으로 오해를 사는 장면 등 첫 영화 신고식을 단단히 치러낸 느낌이다.
‘자칼이 온다’는 ‘그녀를 믿지 마세요’의 배형준 감독이 연출을 맡고 김재중과 같은 소속사 식구인 송지효가 봉민정 역을 맡았다. 송지효와는 오랜 친분이 있었던 만큼 연기적인 도움보다는 심정적인 면에서 많은 힘이 됐다고. 첫 영화 촬영 현장이 편안하게 느껴진 것은 송지효의 덕이 컸다. 영화에서 김재중은 실제 상황을 떠올릴 만큼 유사한 사건들과 캐릭터를 연기해 사실감을 높였다. 오랫동안 스토커에 시달리는 모습, 매니저에게 함부로 대하는 톱스타의 신경질적인 일상, 재벌 부인과의 스폰 관계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싱크로율 높은 연기를 선보였다. 배형준 감독은 김재중에 대해 “선이 굵고 느낌이 묻어나는 연기를 한다. 욕심도 커서 좋은 배우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극찬했다.

멜로보다 코미디 장르에 끌려

JYJ 김재중 이렇게 망가져도 괜찮을까

영화 ‘자칼이 온다’ 공동 주연인 송지효과 함께 10월 부산국제영화제 무대에 선 김재중. 그는 송지효를 ‘매인’, 즉 매력 있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같은 그룹 멤버인 김준수가 뮤지컬계에서 티켓파워를 자랑하며 단단한 입지를 굳혔고 박유천 역시 드라마 주연으로 활동하며 연기자로 자리매김했다. 드라마에서는 조연으로 연기 경력을 쌓아오던 김재중은 단번에 영화 주연으로 데뷔한 것에 대해 부담감이 컸지만 좋은 기회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미 그는 드라마 ‘보스를 지켜라’에서 남성미 넘치는 모습을, ‘닥터 진’에서는 첫 사극 도전이지만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아이돌 스타라는 자리에서 만족하지 않고 연기자로 새로운 도전을 감행한 것 역시 오랜 준비 끝에 이뤄진 결과다. 평소 영화에 출연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는 김재중은 줄곧 제안을 받아온 멜로 장르가 아닌 코미디로 데뷔식을 치른 것에 만족하는 눈치였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만난 김재중은 차갑고 무뚝뚝할 것 같은 외모나 이미지와 달리 친근하고 다정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솔직하고 털털하게 말을 이어가는 모습이나 영화 개봉을 앞두고 기대감과 설렘을 숨기지 못하는 표정이 퍽이나 인간적으로 다가왔다. 영화가 처음 공개되는 언론시사회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떨렸다는 그는 수많은 무대를 누볐던 톱스타가 아닌 스크린에 입문한 신인 배우의 모습 그 자체였다.
“그동안 기자회견은 정말 많이 해봤죠. 기자회견 자체가 떨리지는 않았는데, 영화 시사회가 끝나고 나서 얼마나 떨리던지요. 영화를 보면서 점점 더 긴장이 되더니, 공식 간담회 전까지 너무 떨려서 이렇게 긴장해보긴 처음인 것 같아요.”
영화 출연 제의를 많이 받았지만 조연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올라가고 싶은 마음으로 데뷔를 미뤄왔다는 김재중은 “카메오도 아니고 책임 있는 주연 자리라 부담이 컸다”며 “주연을 빨리 했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영화 데뷔를 할 기회가 와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는 너무 무겁지 않고 캐릭터의 힘으로 끌고 가는 코미디라 끌렸다고 한다.
“주연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작품성 있고 무거운 영화라면 부담이 더 컸을 것 같아요. ‘자칼이 온다’ 는 캐릭터 코미디로 가볍게 즐기는 영화라 포스터에 제 얼굴을 거는 위험을 감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어쨌든 데뷔를 했으니 각종 영화제 신인상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김재중은 “그동안 나와는 너무 먼 일이라 생각해왔기 때문에 기대도 안 한다”며 손사래를 쳤다. 대형 스크린에 비친 자신의 얼굴이 낯설고 쑥스러웠다는 그는 “내 얼굴이 그냥 봐도 부담스러운 편인데, 큰 스크린에 나오니 더 그렇더라”며 부끄러워했다.
그가 연기하는 최현은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여심 킬러. 실제로도 그는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송중기를 압도적인 표 차로 제치고 ‘여심 킬러’ 1위로 뽑혔다. 소감을 묻자 그는 ‘여심 킬러’라는 말은 처음 듣는다며 “고맙다. 앞으로 여심 킬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수줍게 답했다. 이어 “영화를 본 여성 관객들이 제가 망가지는 모습에 실망할지도 모르겠지만, 재밌게 봐주시면 좋겠다”며 흥행에 신경 쓰는 모습도 보였다. 또 “한 번도 스스로 잘생겼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는 그의 말에 ‘스타 망언 리스트’에 추가될 것 같다고 하자 “겸손이 아니라 나는 정말 호불호가 갈리는 외모다”라고 정색하듯 말했다.



JYJ 김재중 이렇게 망가져도 괜찮을까


“특이하게 생겼다는 말이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하고 반반이에요. 어디 가서 ‘진짜 잘생겼다’는 말은 못 들어도 독특하고 개성은 있는 것 같아요. 그 독특함에 장점과 단점이 있는 거죠. 튀는 얼굴이 싫은 분들은 싫고 그걸 좋게 보는 분들은 좋아해주시죠. 이런 제게 여성 팬들이 많은 게 신기하기도 하고요.”

극 중 사생팬에게 시달리는 모습 실제와 비슷
극 중 최현은 질긴 스토커, 일명 ‘사생팬’에 시달리거나 재벌가 부인과 은밀한 스폰 관계를 맺고, 카메라가 없는 곳에서는 매니저에게 함부로 하고, 무명 시절을 함께한 연인을 버리기도 한다. 연예계의 어두운 면면을 소재로 한 이번 작품의 시나리오를 읽고 김재중은 깜짝 놀랐다고. 2003년 오랜 연습생 시절을 거쳐 동방신기로 데뷔한 김재중은 실제 올 초 오랫동안 시달려온 사생팬에게 욕설을 하는 음성파일이 폭로되며 위기를 맞았다. 좋아하는 스타를 끊임없이 뒤쫓고 심지어 뺨까지 때리는 기이한 팬 문화에 폭발한 김재중이 폭력적으로 대응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 유독 심하게 사생팬들로부터 시달림을 당한 동방신기와 JYJ 멤버들은 그동안 방송과 SNS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자제를 부탁하고 고통을 호소한 바 있다. 사생팬 폭행 및 욕설에 대해 JYJ 멤버들이 사과를 하면서 논란은 잠잠해졌지만 자신이 직접 겪은 고통스러운 상황을 연기로 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 듯하다.
“시나리오를 보고 작가에게 여쭤봤어요. ‘혹시 저를 염두에 두고 쓴 건가요’라고요. 그렇지 않다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정말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유사한 상황이 많았어요. 그만큼 공감도 갔고요. 영화는 실제 연예계의 모습에 조금 과장을 보탰다고 생각하면 될 거예요.”
주변 사람들에게 안하무인의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자신은 매니저를 인간적으로 대하는 몇 안 되는 연예인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인터뷰 당시 동석한 소속사 관계자 역시 김재중이 스태프들에게 평소 친절하고 소탈하게 대한다고 거들었다. 김재중은 “내 스케줄이 끝나고 개인 일정을 볼 때는 매니저를 들여보낸다. 연말이 되면 보너스도 챙겨준다. 마음과 계좌를 모두 채워주는 연예인이랄까”라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이렇듯 영화 속 상황들을 애써 웃음으로 넘기지만 김재중 역시 웃지 못할 장면이 하나 있었다고. 바로 극 중 매니저가 ‘너도 군대 가면 끝이야’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뜨끔했다는 것. 군 입대를 앞둔 처지이니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대사였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영화 VIP 시사회에서 바로 뒷자리에 (김)현중이랑 우리 멤버들이 앉아서 같이 보는데, 그 대사 장면에서 다들 경직되는 게 느껴지던데요(웃음). 다 같은 심정인 거죠.”
군 입대 신체검사에서 3급을 받아 현역 입대를 해야 하는 김재중은 “군대에 갔다 와서 이미지도 좋아지고 일도 잘 풀린 송승헌 형이나 다른 여러 선배들처럼 되고 싶다. 군대에서도 뒤처지지 않고 잘할 자신이 있다”고 남자답게 말했다.

JYJ 김재중 이렇게 망가져도 괜찮을까

JYJ 김준수, 김재중, 박유천(왼쪽부터)은 본업인 가수 활동 못지않게 연기 활동도 열심이다. 김준수는 최근 한국뮤지컬대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김재중은 영화 ‘자칼이 온다’, 박유천은 드라마 ‘보고 싶다’로 팬들과 만나고 있다.



쉬는 방법 잊어버린 워커홀릭
데뷔 후 한 번도 여자 연예인과 스캔들이 난 적이 없다는 김재중은 “이상하게 남자들과 붙는 신에서 ‘케미(상대 배우와 잘 어울린다는 뜻의 신조어)’가 폭발하는 것 같다”며 “난 여복이 없나 보다”라고 말했다. 함께 연기한 박민영이나 왕지혜 등과는 스캔들이 없었던 데 반해 지성이나 진이한과는 야릇한 오해를 받기도 했다고. 극 중 열아홉 살 차의 김성령과 키스신을 연기했는데 이에 대해 그는 “김성령 선배는 정말 아름답다. 역시 미스코리아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란 생각을 했다”며 예찬했다.
“김성령 선배가 미인이라면 송지효 누나는 ‘매인’이죠. 매력인(웃음). 지효 누나는 매력 덩어리예요. 예능 프로에서 ‘멍지효’라고 불리지만, 사실 멍하지 않아요. 파워풀하고 시크한 면도 있고 철두철미한 면도 있죠.”
김재중은 데뷔 이래 10년 가까이 제대로 쉰 적이 없다. 지난여름도 드라마 ‘닥터진’과 ‘자칼이 온다’ 촬영 일정이 겹쳐 잠도 못잘 정도로 바빴다고 한다. 그 정도면 지쳐 나가떨어질 법도 한데 김재중은 오히려 쉬는 게 더 힘들다는 워커홀릭이다. “바쁜 게 좋아요. 바쁘면 스트레스 받을 시간도 없죠. 쉬면 정신적으로 더 힘들어져요. 저는 쉬는 방법을 몰라요. 쉬는 날에 일단 맛있는 걸 먹고 사람들 만나고 그 다음에는 뭘 해야 할지 생각이 안나요. 휴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집에만 있을 거면 그냥 일하는 게 낫죠.”
쉬는 것보다 바쁜 스케줄을 즐긴다며 몸이 피곤해도 뭔가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좋다는 김재중. 쉼 없는 활동 가운데 영화 데뷔작을 내놓은 그는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김재중이라는 사람이 이런 색깔과 매력도 가지고 있구나 하고 생각해주면 좋겠다”며 “멋있는 액션 연기나 ‘사이코패스 같은 광기 어린 역에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 자칼이 온다’는 김재중의 연기에 힘입어 개봉도 되기 전 일본 등 6개국에 선판매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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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동아 2012년 12월 5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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