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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오면 더 심해지는 국민병 치질 예방&대처법

글 | 최영철 신동아 기자 사진제공 | REX

입력 2012.12.04 11:46:00

치질은 우리나라 국민 중 절반 정도가 겪는 흔한 질병이지만 드러내놓고 말하기 부끄러워 끙끙 앓고만 있는 경우가 많다.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겨울철엔 더심해지는 치질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법.
겨울이 오면 더 심해지는 국민병 치질 예방&대처법


화장실에만 가면 20~30분씩 앉아 있기 일쑤인 사람들이 조심해야 할 질환이 치질이다. 여성은 특히 식사량이 적어 변비가 잘 생기고 그러다 보니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는 버릇이 생기기 쉽다. 항문에 지속적이고 강한 힘이 계속 가해지면 결국 치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임신 전이나 출산 후 여성이라면 더욱 치질을 조심해야 한다. 전체 치질 환자의 54%가 여성이며 특히 젊은 여성 환자들이 많다. 2011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5년(2006~2010년)간 인구 10만 명당 치질 진료 인원수를 연령 및 성별로 분석한 결과, 20대에서는 여성 환자가 평균 30% 이상 많았고 30~40대도 여성이 평균 10%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치질은 쉬쉬 해서 그렇지,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한 번은 경험한 적이 있을 정도로 흔한 국민병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치질 환자는 2006년 64만7천4백57명에서 2010년 66만9천8백73명으로 5년 동안 2만2천4백16명이 증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2년 상반기 진료비 통계 지표 자료를 봐도 그 심각성은 드러난다. 치질(치핵) 입원 환자 수가 폐렴, 노인성 백내장에 이어 세 번째로 나타난 것. 치질로 입원한 환자 수는 총 11만9천2백54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입원 환자(11만6천1백53명)에 비해 2.6% 증가했다. 치핵으로 인한 요양급여 비용 역시 9백95억9천7백만원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입원을 했다는 것은 결국 견디다 못해 치질 수술을 받았다는 의미다.

변비 심한 여성, 임산부, 술 마시는 사람 특히 위험
치질은 원래 항문에 생기는 질환을 전체적으로 부르는 말로, 치핵이 가장 흔하기 때문에 치핵을 치질로 통칭하기도 한다. 치핵은 정확하게 항문 안쪽의 혈관이 늘어난 부분을 가리키는데, 그 부분이 늘어져 항문 밖으로 나오는 현상에도 같은 말을 사용한다. 혈관이 혈전으로 막혀 터지면 출혈이 생기고 그것을 덮고 있는 점막까지 함께 항문 밖으로 빠져나온다. 일단 치핵이 생기면 항문에 출혈, 통증, 가려움증, 부풀어오름 등의 증상이 생긴다.
치핵은 그 증상의 정도에 따라 1~4도까지 구분한다. 배변 시 출혈만 있다면 초기 단계고 안쪽 점막이 밖으로 밀려 나왔다 다시 들어간다면(환자는 못 느낌) 2기, 항문 안쪽 점막이 바깥쪽으로 밀려 나와 손으로 밀어 넣어야 들어가는 경우는 3기, 치핵이 돌출돼 손으로 밀어 넣어도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 단계가 말기인 4기다. 2기부터는 반드시 수술을 해서 점막을 제거하고 치질을 근본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치핵은 항문관 내 직장 정맥에 압력이 가해져 생길 수도 있다. 이는 변비가 심한 여성이나 임산부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다. 20~40대 젊은 여성의 경우 불규칙한 식습관과 무리한 다이어트 등으로 인한 만성변비, 임신으로 인한 자궁 크기의 변화, 출산 때 압력 등도 영향을 미친다. 자연분만을 시도할 때 항문 주변의 압력이 매우 높아져 증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 이때 발생하는 치질을 혈전성 치질(치핵)이라고 한다. 임신으로 변비가 생겼는데 혈관은 부풀려져 있으니 힘을 세게 주면 혈관이 터지고 혈관을 감싸고 있던 점막도 밖으로 비집고 나온다. 또한 임신과 출산, 폐경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도 치질 발생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스마트폰 등을 들고 들어가 변기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과 운동량 저하도 원인이 된다.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강원경 교수는 “여성의 경우 치질(치핵) 주위 피부와 항문 점막이 남성보다 약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출혈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점막이 밖으로 비집고 나오는 외치질이 남성보다 잘 생긴다”고 설명한다.
남성의 경우 2가지 이상의 치질 증상을 동시에 보이는 복잡 치질 환자가 많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항문선이 깊고 괄약근이 튼튼해 치질에 걸릴 가능성은 적은 대신 배변 후 남은 오물이 세균감염을 일으켜 고름집을 만드는 치루에 잘 걸린다. 하지만 잦은 알코올의 섭취는 항문 내 혈관을 자극하고 부풀려 치루와 함께 치핵이 같이 오는 경우도 흔하다.

섬유질, 유산균 챙겨 먹고 온수 좌욕

겨울이 오면 더 심해지는 국민병 치질 예방&대처법




문제는 치질 환자의 경우 부끄럽다는 이유로 정확한 진단과 진료를 받으려 하지 않고 화를 키운다는 점이다. 특히 임신부의 경우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출산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치질이 더욱 악화되거나 심하면 조산과 유산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임신부는 약물 투여나 수술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물과 섬유질, 유산균 등을 충분히 먹고 매일 2~3차례 각 5~10분씩 온수 좌욕을 해 항문 주변의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치질을 예방해야 한다. 또한 정해진 시간에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기르고 화장실에 앉아 있는 시간은 5분 이내로 조절한다. 치질 기운이 있는 사람은 임신을 계획할 때 미리 약물치료나 수술을 받아야 한다. 비데 사용도 도움이 된다. 항문 주위에는 잔주름이 있는데 이 주름 속에 남은 변분이 염증을 일으키는 세균의 온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꼭 임신부가 아니더라도 초기 치질이거나 치질을 예방하고 싶은 사람들은 위와 같은 방법을 쓰면 치질을 치료하거나 미리 막을 수 있다. 또한 직장 정맥에 압력을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회피하는 게 좋다. 변비는 물론이고 웅크린 자세로 오래 앉아 있기, 오래 서 있기, 잦은 설사, 비만 등이 그것이다. 이는 남성들에게도 해당된다.
강원경 교수는 “그 어떤 경우에도 화장실에 10분 이상 앉아 있으며 항문에 과도한 힘을 주는 것은 피해야 한다. 여성의 경우 직장 앞쪽에 질이 있어 약하므로 치질 외에도 직장이 항문 밖으로 빠져나오는 직장류, 괄약근이 빠져나오는 탈항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치질을 방치할 경우 출혈이 지속돼 빈혈이 올 수 있으며 장 절제를 해야 할 정도로 탈항이 심해질 수도 있다. 그 이후 수술을 받을 때는 통증이 심하고 항문 협착 등이 올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경고한다.

수술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 필요
약물요법이나 생활요법으로 치료가 안 되고 심해진다면 수술을 해야 한다. 출혈만 있고 별다른 증상이 없는 1도 치질의 경우에는 좌욕, 식이요법 등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지만 치핵 조직이 항문 밖으로 밀려 나오는 2도 이상의 치질은 치핵 조직을 근본적으로 잘라주는 수술이 불가피하다. 치핵절제술이 바로 그것. 하지만 치핵절제술은 재발률이 낮고 치핵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통증이 심하고 수술 후 상처부위가 커 회복 시간이 4~6주 정도 걸리는 단점이 있다. 항문 주위에는 말단 신경이 모여 있어 칼을 대면 통증이 무척 심하고 출혈량도 많아진다.
최근에는 통증과 회복 시간을 훨씬 줄인 저통증 치질 수술법 ‘PPH’가 도입돼 대형 병원 대부분에서 활용하고 있다. PPH는 항문이 튀어나오는 탈항 증상으로 인해 직장 점막, 치핵, 항문상피 등이 아래로 내려왔을 경우 특별히 고안된 원형자동봉합기를 사용해 늘어진 직장 점막의 일부를 원형으로 절개 및 봉합해 제자리로 복귀시키는 수술법이다. 항문이 늘어지거나 탈출되는 탈항이나 직장 탈출 등이 치핵과 동반되는 경우 많이 활용하는 수술법이다. 마취 시간을 제외한 수술 시간도 대략 15분에서 45분 정도로 짧다. 하지만 치핵이 항문 밖으로 나온 정도가 너무 심할 때는 이 수술을 받을 수 없다. PPH 수술 후에는 기존 치질 수술법과 비슷한 수준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며 방귀가 자주 나오거나 배변 긴박증이 있을 수 있지만 수술 후 2~6주 내에 자연적으로 호전된다.
치핵이나 점막, 직장이 밖으로 튀어나온 정도가 적은 사람들에겐 할랄(HAL/RAR) 수술법을 권한다. 이 수술은 초음파를 통해 치핵의 근원이 되는 혈관을 정확하게 찾아내 차단하는 방법으로 직접 조직에 칼을 대는 기존 수술법과 달리 통증이 적고 입원할 필요가 없어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괄약근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어 항문협착 등의 합병증 위험도 적다. 강원경 교수는 “수술 후에도 배변 습관을 잘 관리하고 항문 주위는 항상 따뜻한 물로 청결하게 해야 하며, 되도록이면 화학성분이 첨가되지 않은 비누를 사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여성동아 2012년 12월 5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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