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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웃길 줄이야! 공주의 귀환, 김희선의 놀라운 반전

“‘연아 엄마’ 타이틀 당분간 내려놓을래요”

글 | 김유림 기자 사진 | 조영철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12.09.19 11:17:00

6년 만에 퓨전 사극 ‘신의’로 안방극장을 찾은 김희선에게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유부녀도 여전히 귀여울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며 연기력 면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
‘연아 엄마’ 김희선이 다시금 ‘원조 여신’ 김희선으로 돌아오는 순간이다.
이렇게 웃길 줄이야! 공주의 귀환, 김희선의 놀라운 반전


5년 전 김희선(35)이 한 남자의 아내가 된다고 했을 때 충격을 받은 이들이 많다. 명랑 쾌활하고 톡톡 튀는 매력으로 언제나 ‘만인의 연인’일 것 같았던 그가 유부녀 대열에 합류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던 것. 하지만 ‘원조 공주’ 김희선은 여전한 방부제 미모에 넉살 좋은 연기력까지 갖추고 다시 대중 앞에 섰다. SBS 판타지 퓨전 사극 ‘신의’를 보며 이런 생각을 하는 이들이 많지 않을까. ‘김희선이 이렇게 웃길 줄이야! ’
실제로 과거 김희선은 스타성과 연기력이 비례하는 배우는 아니었다. 매번 작품을 할 때마다 밋밋한 연기가 아쉽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그랬던 그가 6년 만에 컴백한 드라마 ‘신의’를 통해 새로운 평가를 받고 있다.
극 중 김희선은 고려 무사 최영(이민호)을 만나 6백60년 전 과거로 납치되는 성형외과 전문의 유은수로 등장한다. 은수는 현실적이다 못해 다소 속물적인 서른셋 ‘청담동 된장녀’로 점쟁이에게 “하늘이 점찍어준 돈 많은 남자를 언제쯤 만날 수 있느냐”고 물어본다.
드라마 첫 회부터 김희선의 원맨쇼가 시작됐다. 자신의 과거 남자를 회상하는 장면에서는 커다란 검정색 뿔테 안경에 요란한 색깔의 체크 셔츠, 분홍색 립스틱 등 인턴 시절 촌스럽고 순박했던 모습을 선보여 큰 웃음을 선사했다. 고려시대로 이동해 영문도 모른 채 노국공주의 상처를 치료한 김희선은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탈출에 성공한다. 저잣거리로 나온 그는 “강남을 가려면 어떻게 하느냐?” “공중전화는 어디있냐” 물으며 현 세계로 가려 하지만 이내 악당에게 붙잡히는데,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명품 백을 악착같이 챙기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이처럼 김희선은 그동안 줄곧 갇혀 있던 청순가련형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기분 좋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김희선의 뛰어난 연기력에 “예뻐 죽겠다” 응원한 송지나 작가
‘신의’ 송지나 작가 또한 김희선에게 무한 신뢰와 애정을 보내고 있다. 얼마 전 송 작가는 자신의 미니홈피에 “너무 예뻐 죽겠다. 정들면 안 되기에 자제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희선은 ‘신의’의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되기 전인 4월부터 수시로 송 작가를 찾아가 캐릭터 분석에 대해 의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송 작가에 의하면 김희선은 대본 리딩 중 자신이 미흡하다 싶으면 “선생님, 제가 또 잘 못한 거죠? 미쳐버리겠어요. 한 번만 다시 해볼게요” 하며 열의를 보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김희선은 요즘 어떤 마음으로 연기에 임하고 있을까. 8월 중순 열린 ‘신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희선은 “시청자들이 5분마다 웃을 수 있는 드라마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김종학 감독님이 항상 강조하시는 게 ‘재미’예요. 사극이지만 ‘신의’는 로맨틱 코미디 요소가 많은 퓨전 사극이죠. 제 성격상 무거운 캐릭터는 아직까지 버거울 것 같고, 톡톡 튀는 재미가 있고 많이 웃을 수 있는 판타지 사극으로 완성되면 좋겠어요.”
하지만 드라마 방영 전 타임슬립(시간여행)이라는 소재가 다소 진부하지 않느냐는 의견과 판타지 드라마를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에 회의를 품는 이들도 많았다. 이에 대해 김희선은 “타임슬립 자체는 공감하기 힘들겠지만 드라마 안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에피소드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오랜만의 드라마 촬영이지만 김희선은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어색하거나 낯설지 않다고 한다. 이미 3년 전 ‘신의’ 시나리오를 받고 오랜 시간 제작진과 함께 고민하고 수정도 하면서 서로 익숙해진 덕분. 또한 함께 연기하는 후배 배우 최필립, 이민호 등의 배려로 쉽게 현장에 적응할 수 있었다고.
“두 분 모두 요즘 핫한 배우잖아요. 처음에는 제가 폐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저보다 동생들이라 그런지 누나 대접도 잘 해주고 정말 착해요(웃음).”
극 중 성형외과 의사로 나오는 만큼 김희선은 실제 성형외과 의사들에게 자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호자 허락하에 간암, 폐암 환자들의 수술도 직접 참관했으며, 방석에 바느질을 하며 의사의 손놀림을 익혔다.

이렇게 웃길 줄이야! 공주의 귀환, 김희선의 놀라운 반전

6년 만에 컴백한 퓨전 사극 ‘신의’에서는 통통 튀는 김희선의 실제 성격이 잘 드러난다.



복귀 앞두고 연기 감 떨어졌을까 걱정



이렇게 웃길 줄이야! 공주의 귀환, 김희선의 놀라운 반전


최근 여배우들의 복귀 과정을 살펴보면, 결혼 후 한동안 육아에 전념하다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랐을 때 비교적 홀가분한 마음으로 작품에 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유부녀라는 꼬리표도 연기 활동에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처녀 적 발산하지 못했던 매력을 뒤늦게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 김희선 역시 이런 유부녀 배우 계보를 잇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솔직히 처녀 때보다 부담이 많이 돼요. 얼마 전 ‘해를 품은 달’ 한가인 씨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셔서 같은 유부녀로서 뿌듯했던 적이 있어요. 또 다행스럽게도 최근 들어 연상연하 커플이 많다 보니 시청자들도 그런 상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시는 것 같아요. 사실 이민호 씨가 저보다 열 살 아래인데, 외모 면에서는 그렇게 차이 안 나지 않나요. 하하. 사실 복귀를 앞두고 걱정했던 게 제가 유부녀라는 것, 상대 배우가 연하라는 점보다 너무 오랫동안 연기를 쉬어서 연기의 감을 잃어버리지 않았을까였죠. 그래서 대본 연습도 더 열심히 하려고 했고요.”
하지만 네 살배기 딸을 둔 엄마로서 품에 끼고 살던 아이를 두고 촬영장에 나오기는 쉽지 않을 터. 촬영 중 아이가 보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희선은 “별로…”라며 크게 웃었다. 남편의 외조가 있기에 가능하기도 하거니와 딸 연아는 벌써부터 독립심이 강해 엄마와 떨어지는 걸 힘들어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예전에는 미술 학원을 보낼 때도 항상 따라 갔는데, 요즘은 촬영이 없는 날에도 아이는 유치원, 학원 보내놓고 집에서 대본 연습을 한다”고 말했다.
과거 김희선은 케이블 방송 tvN ‘현장토크쇼 택시’에 출연해 딸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다. 당시 방송에서 딸 연아는 엄마 김희선과의 전화 통화에서 시종일관 존댓말을 써 MC들을 놀라게 했다. 또‘곰 세 마리’를 열심히 부르는가 하면 “집에 들어갈 때 뭘 사가면 좋겠냐”는 질문에 “쌀뻥튀기”라고 답하는 등 앙증맞은 모습이었다.
이날 김희선은 그간 아이를 둘러싼 루머 때문에 겪은 마음고생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한동안 인터넷에서는 연아가 엄마처럼 예쁘지 않다는 이유로 온갖 추측들이 난무했는데, 이에 대해 김희선은 “남편 성형설도 있더라”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인터넷에 제 아이와 관련해 악의적인 글을 쓰신 분들 중에는 분명 아이 엄마나 아빠는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자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그렇게 얘기하지 못할 거예요. 아이는 그 자체가 순고하고 아름다운 존재잖아요. 그렇다고 그런 나쁜 글을 보고 울진 않았어요. 제 배 속에 열 달 동안 품은 소중한 생명이고, 제 눈에는 그 어떤 아이보다 예쁘거든요.”

이렇게 웃길 줄이야! 공주의 귀환, 김희선의 놀라운 반전

결혼 후 남편, 아이와 관련해 악의적인 루머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실제 누구보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김희선.



가족에 대한 악성 루머, 이젠 끄떡 안 해
한때 김희선은 아이의 이름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자 자신이 연예인이라는 사실에 대해 회의를 느꼈다고 한다. 엄마가 유명하다는 이유로 아이가 몹쓸 짓을 당한 것 같은 자괴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던 어느 날 김희선은 연아와 함께 시상식에서 입을 드레스를 고르면서 자신이 연예인이라는 사실이 아이에게 자부심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지난해 11월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 시상식에서 입을 드레스였는데 제가 빨간색 드레스를 입자 아이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엄마, 정말 멋져요. 우리 엄마 최고! ’하면서 아주 좋아하는 거예요. 그 모습을 보고 고민의 여지없이 바로 레드 드레스를 선택했어요. 그때 처음으로 ‘엄마가 TV에 좋은 모습으로 나오는 게 아이에게는 큰 기쁨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 역시 연아 엄마로서 더욱 떳떳하고 당당하게 일해야겠다고 생각했죠.”
2007년 락산그룹 차남 박주영씨와 결혼한 김희선은 시부모에게도 살가운 며느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댁에 여자 형제가 없어서 제가 대신 딸 노릇을 해드리려고 해요. 시어머니와 코드가 굉장히 잘 맞아요(웃음). 어머니도 저를 편하게 여기시는 것 같고요. 어머니 계 모임에 저를 자주 부르시는데, 저는 어른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런 자리에 가면 연예인 뒷담화도 많이 해드리니까 어머님들도 무척 즐거워하세요(웃음). 또 어머니와 팔짱 끼고 쇼핑하면 친정 엄마로 착각하는 분들도 있어요.”
이처럼 시부모와 돈독한 사이임에도 한때 김희선·박주영 부부는 이혼설, 별거설에 시달려야 했다. 이에 대해 김희선은 “남편이나 나나 술 마시는 걸 좋아해서 둘이 자주 다니는데도 그런 소문이 나더라”며 털털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김희선은 “결혼한 지 5년 되니까 연애할 때와 비교해 많이 달라졌지만, 그래도 사람은 착하다”며 남편을 평했다.
“예전에는 아무리 제가 잘못해서 싸워도 무조건 남편이 먼저 사과를 했는데, 요즘은 뒤끝이 있어요. 김희선과 사는데도 그렇더라고요(웃음). 그래도 남편 요리 솜씨 하나만큼은 기가 막혀요.”
그동안 사생활을 공개하지 않아 이런저런 루머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실상은 누구보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김희선. 이제 그는 여기에 한 가지 욕심을 더 보탠다. 한동안 접어뒀던 연기 열정을 다시 펼쳐내 대중에게 좋은 연기자로 인정받는 것. 이는 그동안 ‘원조 공주’의 귀환을 학수고대하던 시청자들도 바라는 바가 아닐까.

여성동아 2012년 9월 5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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