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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아이돌 은지원, 안방극장 점령기

“진짜 오빠가 돌아왔다”

글 | 권이지 객원기자 사진 | 이기욱 기자, tvN 제공

입력 2012.08.14 13:54:00

어느덧 30대 중반이 된 은지원. 그가 예능에 이어 드라마에 출연해 나이 차가 열 살도 넘는 후배들과 동갑내기 고등학생이 됐다. 배경은 그가 젝스키스로 활약하던 시절.
원조 아이돌 은지원, 안방극장 점령기


1세대 아이돌이라고 불리는 H.O.T.와 젝스키스. 1990년대 후반을 양분하며 대결 구도를 형성했던 그룹이다. 모두 2000년대 초 해체한 뒤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는 드물다. 그중 은지원(34)이 눈에 띈다. 젝스키스 시절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였던 그는 2007년부터 KBS ‘1박2일’에 출연하면서 뺀질대고 잔머리 잘 굴리지만 밉지 않은 은초딩 캐릭터를 구축하며 예능을 통해 또 다른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가 이번에는 드라마에 도전해 눈길을 끈다. ‘1박2일’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우정 작가와의 인연이 이를 가능케 했다.
은지원이 출연하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 ’은 그가 아이돌로 활동하던 시기, 즉 젝스키스와 H.O.T.로 대변되던 1990년대 말 부산을 배경으로 개성만점 고등학생 여섯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복고 드라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고등학생 도학찬 역을 맡았는데, 학찬은 서울에서 군인 아버지를 따라 부산에 전학온 학생으로 부모의 경쟁력, 외모, 카리스마 있는 성격뿐 아니라 놀랄 만한 분량의 ‘성인물’을 소유하고 있어 남학생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는 ‘에로지존’ 캐릭터다.

고교생 ‘에로지존’ 캐릭터에 웃음 터져
예능뿐 아니라 음반 프로듀서, 그룹 ‘클로버’ 멤버로도 종횡무진 활동 중인 은지원이 서울 청담동 씨네씨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나타났다. 함께 출연하고 있는 에이핑크의 은지(본명 정은지·19), 인피니트의 호야(본명 이호원·21), 서인국(25) 등과 은지원의 나이 차는 최소 아홉 살. 한참 어린 후배들 사이에 서 있는데도 은지원에게서 세월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의 외모는 데뷔 시절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동안 유지 비결이 무엇인지 묻자 “딱히 관리를 받지 않아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요즘은 부모님께 감사하고 있다. 철이 들지 않는 것도 비결같다”라고 덧붙였다.
KBS ‘남자의 자격’을 이끌다 tvN으로 자리를 옮긴 신원호 PD는 이우정 작가와 이번 작품을 함께 준비하면서 동안일 뿐 아니라 예능감도 출중한 은지원을 제일 먼저 점찍었다고 밝혔다. 신 PD의 말에 은지원은 “이야기 듣고 나는 당연히 출연하는 걸로 알고 있었다”라며 두 사람에 대한 믿음으로 출연을 결심했다고 답했다.
학찬이 ‘에로지존’ 콘셉트인 것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을 텐데 은지원은 “눈 밑에 다크 서클이 있어서 내가 제격이 아닌가 싶다”며 웃어넘기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신 PD는 “예능에서 보여준 센스를 기대했는데 기대만큼 재미있게 극을 이끌고 있다”며 은지원의 연기를 칭찬했다. 이쯤되면 앞으로 정극에 출연하는 은지원이 기대되는 대목. 캐릭터의 콘셉트보다 그를 더 부담스럽게 하는 것은 바로 고등학생 연기. 어린 친구들과 동갑내기 역을 맡게 된 바람에 은지원은 함께 출연하는 서인국과 촬영 중 잠시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너무도 자연스러운 은지원의 연기에 서인국이 자신도 모르게 “야, 웃냐?”라고 대본에 없던 대사를 말해버린 것. 이에 발끈한 은지원이 녹화 중 정색을 했지만 그 일 빼고는 은지원은 촬영 내내 후배들을 살뜰히 챙기고 또 어려운 점이 있을 때마다 격려해주는 좋은 선배였다고 한다.

철들지 않는 게 동안 비결, 2세 계획은 내년쯤

원조 아이돌 은지원, 안방극장 점령기

누구보다 해맑은 표정을 지닌 은지원. 그의 얼굴을 보면 자연스레 미소가 어린다.





4년 만에 복귀한 ‘신화’ 때문인지,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사이에 활동하던 그룹에 대한 재조명이 함께 이뤄지고 있다. 당시 투톱이었던 젝스키스의 복귀를 바라는 사람도 많을 터, 이에 대해 은지원은 “추억으로 간직해 달라”고 했다.
“예전에 비해 TV 화질도 좋아지고, 시청자들의 수준도 높아져서 저희가 다시 나와도 매력적일 거란 생각이 들지 않아요. 인피니트의 무대를 봤는데 저희 때 안무보다 더 뛰어나더라고요. 젝스키스는 추억 속의 그룹으로 남고 싶습니다. 다시 나오면 주책이에요.”
은지원의 말처럼 ‘우리’의 오빠였던 그도 아이돌 시절을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은 듯했다.
해체 후 개인 음악활동 및 예능계 블루칩으로 한층 더 성장한 은지원은 2010년 하와이에서 첫사랑 이수연(36) 씨와 결혼했다. 이씨는 미스 하와이 진 출신으로 축구선수 이동국의 아내 이수진의 친언니라는 사실이 알려져 결혼 당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이돌 딱지는 벗었지만, ‘은초딩’이라는 별명이 남았듯이 아직 아빠가 될 준비가 되지 않아서 그런 걸까, 은지원은 결혼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구체적인 2세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점점 나이도 먹고 있는데, 아직은 자신이 없어요. 지금 제 모습이 바뀔까 걱정스럽고, 또 두렵거든요. 내년쯤 아빠가 될 생각을 하고 있어요.”
카리스마 넘치던 은지원이 지금은 코믹한 캐릭터로 사랑을 받듯이 그에게 변화란 자연스러운 일이다. 머지않아 아이와 함께 ‘둘리 표정’을 짓는 은지원을 보게 되지 않을까.

여성동아 2012년 8월 5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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