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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맹희 혼외 아들 이재휘씨 모자 양육비청구소송 제기한 사연

글 김명희 기자 사진 현일수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10.08.17 15:17:00

최근 영화배우 출신 박모씨가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 이맹희씨를 상대로 양육비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박씨와 아들 이재휘씨는 이미 4년 전 이맹희씨를 상대로 낸 친자인지청구소송에서 승소를 한 상태. 삼성가의 숨겨진 여인과 아들로 살아온 이재휘씨 모자 파란만장 인생사 & 또다시 소송 제기한 배경.
이맹희 혼외 아들 이재휘씨 모자 양육비청구소송  제기한 사연

고 이병철 회장의 장남 이맹희씨. 그의 소재가 불분명한 가운데 최근 그를 상대로 한 양육비청구소송이 제기됐다.



지난 7월 초 영화배우 출신 박모씨(71)가 삼성가 이맹희씨(79)를 상대로 혼외 아들 이재휘씨(47)의 양육비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박씨는 소장에서 “이맹희씨와 3년간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며 낳은 아들을 그간 혼자 키워왔다”며 “매달 2백만원씩 아들이 20세가 된 시점까지를 기준으로 양육비 4억8천만원를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맹희씨는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 이미경 CJ엔터테인먼트 부회장·이재현 CJ그룹 회장·이재환 CJ 전 상무의 아버지다.
박씨는 지난 2006년, 이미 이맹희씨를 상대로 친자인지청구소송을 제기, DNA 검사 등을 거쳐 아들 이재휘씨가 이맹희씨의 친자임을 법적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가족 상봉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이맹희씨가 외부 접촉을 거의 끊고 두문불출하다시피 지내기 때문이다. 그가 외국에 체류 중이라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이맹희씨는 이미 가정을 꾸린 1961년 박씨를 처음 만났으며 두 사람은 이재휘씨를 낳기 직전까지 동거했다고 한다. 당시 박씨는 갓 데뷔한 배우였다. 영화계 문을 두드린 그해 ‘황진이의 일생’ 주인공에 발탁될 만큼 미모와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이맹희씨와 사랑에 빠지면서 미련 없이 영화계를 떠났다. 하지만 이들의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다. 박씨가 이맹희씨의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이 곧 이병철 회장의 귀에 들어갔고, 이 회장이 크게 화를 내며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은 것. 이맹희씨와 헤어진 두 달 후 박씨는 홀로 아들 재휘씨를 낳았다.
박씨는 2006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맹희씨의 아버지가 헤어질 것을 요구했다. 이맹희씨도 가정이 깨지는 것을 원치 않았고, 나도 그분이 재벌가의 장남이라 이혼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내가 아들을 데리고 떠나면 모든 게 조용해지겠다 싶어 이맹희씨를 떠나 아들을 낳고 내 호적에 올려 키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두 사람의 인연이 끊긴 건 아니었다. 이맹희씨는 집안의 돌림자인 ‘재’자를 넣어 아들 이름을 지어주고 3년 동안 꾸준히 생활비도 보내줬다고 한다. 이를 안 고 이병철 회장은 또다시 불호령을 내렸고 이씨는 이후 10년이 넘도록 박씨 모자를 향한 발걸음을 끊었다고 한다.

아들은 성공한 중견 사업가, 자식들에게 할아버지 존재 알게 해주고 싶어

이맹희 혼외 아들 이재휘씨 모자 양육비청구소송  제기한 사연

이재휘씨 사무실이 있는 강남의 건물. 그는 중견 사업가로 자수성가 했다.



이후 박씨 모자가 이맹희씨를 다시 만난 건 이재휘씨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기 전인 83년. 아버지의 빈자리를 느끼며 자란 아들에게 한 번만이라도 아버지라는 존재를 알게 해주고 싶어 박씨가 자리를 마련했다. 이때 이맹희씨는 아들에게 자신의 이름이니셜이 새겨진 버클과 지갑을 줬다고 한다. 또 이재휘씨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미안하다는 뜻도 내비쳤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박씨는 “17년 만에 다시 만났는데, 아들에게 아버지를 찾아줬다는 뿌듯함보다는 예전의 패기는 오간 데 없이 초라해진 그분의 모습에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후 아들 이재휘씨는 미국으로 떠나기 전 아버지와 해운대 별장, 대구와 서울의 호텔 등에서 세 번 정도 만남을 가졌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흘러 이맹희씨의 소재지가 불분명해지면서 만나지 못하게 되자 박씨는 더 늦기 전에 아들에게 아버지를 찾아주어야겠다는 생각에 친자소송을 제기했던 것이다.
재계에서는 친자소송 승소 후 후속 행보를 보이지 않던 박씨 모자가 4년이 흐른 지금 양육비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을 둘러싸고 많은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박씨 모자의 경제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것 같다는 추측도 있고, 재산분할소송으로 가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본지 확인 결과 박씨 모자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휘씨는 미국에서 미술을 공부하다가 인테리어로 전공을 바꿔 현지에서 관련 회사에 취업했다. 지난 92년에는 그 회사의 한국 지점에 파견돼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독립, 현재는 서울 강남에서 건축·인테리어 회사를 운영하는 성공적인 사업가로 자리 잡은 상태다. 건설경기가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의 사무실은 한 대기업의 공사를 도맡아하고 있어 여유가 있는 편이라고 한다. 그동안 식당을 운영하며 아들을 뒷바라지했던 박씨는 몇 년 전 사업을 접었지만, 아들의 도움으로 안정적인 노후를 보내고 있다고.
이재휘씨는 소송과 관련해서는 “이미 언론에 보도된 것 외에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자신의 자식들(1남1녀)이 언젠가는 할아버지의 존재와 뿌리를 알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4년 전 친자소송을 낼 때도 자녀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승소했지만 삼성가로부터 진정한 가족으로 인정받은 것도 아니고,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자식들에게 당당하게 말할 수 없었다는 것.
박씨가 이번에 양육비청구소송을 제기한 이유에 대해서 이재휘씨의 한 지인은 “어머니의 뜻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어머니가 그동안 홀로 자식을 키우느라 힘든 세월을 보낸 만큼 이재휘씨로서는 어머니 뜻에 따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 측이 이번 양육비청구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재산분할청구소송은 좀 더 수월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이재휘씨의 지인은 “그렇게 멀리까지 내다보기보다 현재로서는 아버지를 찾고 싶은 생각이 간절한 것 같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여성동아 2010년 8월 5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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