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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폭행 피해 막으려면… 예방책 & 해외 사례

글 김유림 기자 사진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10.07.08 09:23:00

2년 전 나영이와 A양,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연달아 벌어지는 것일까. 선진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어린이 보호 정책, 아동 성폭행 예방책을 알아봤다.
아동 성폭행 피해 막으려면… 예방책 & 해외 사례


‘제2의 조두순 사건’이 더욱 충격적인 것은 학교 안에서 발생했다는 점 때문이다. 아이들을 외부 위해 요소로부터 보호해야 할 학교가 끔찍한 범죄 현장으로 지목됐다는 게 국민을 더욱 분노케 한다. 수상한 자를 보았다는 제보도 있었고 당직 교사가 버젓이 자리를 지키고 있던 상황에서, 조금만 관심을 기울였다면 이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외국에서는 외부인이 아무런 제지 없이 학교를 마음대로 활보하고 다니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등·하교 시간을 제외하고 학교 정문은 언제나 잠겨 있으며 외부인이 출입을 원할 경우에는 반드시 학교 측에 허락을 받아야 한다. 미국의 경우 외부인은 가슴에 이름을 적은 명찰을 달지 않으면 학교 출입을 아예 할 수 없다. 학부모도 예외가 아니다. 등·하굣길도 철저히 감시된다. 노란색 학교 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자가용으로 아이를 등교시키는 경우에는 반드시 차량에 ‘학생운송 차량’이라는 스티커를 부착해야 한다. 또한 경찰관과 교장, 교감 및 당번 교사가 아침 등굣길에 교통정리를 돕는다. 하굣길에는 담임교사가 아이들을 인솔해 학교 버스에 오르게 하고, 부모 자가용을 이용하는 아이들은 부모가 올 때까지 담임교사와 당번 학생이 함께 기다려준다. 걸어 다니는 경우에는 학기가 시작되기 전 미리 학부모가 확인서류를 학교에 제출해야 한다. 아이가 아침 일찍 학교에 갔더라도 교사가 오기 전까지는 교실에 들어갈 수 없다. 수업 시작 벨이 울리고 교사가 문을 열어줘야 교실로 들어간다. 대신 일찍 온 아이들은 학교 강당에 모여 교사들의 인솔을 받는다. 잠시도 학생들을 혼자 두지 않겠다는 의지다.

교내 외부인 출입 자제 규칙, 등·하굣길 안전한 아이 인계 방식 반드시 시행돼야
영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12세 미만의 어린이는 반드시 보호자와 함께 등하교해야 하고, 학교 방문을 원하면 반드시 안내 데스크를 거치거나 경비원과 통화를 하고 들어가야 한다. 아이들이 혼자 학원버스를 타고 내리는 건 생각할 수 없다. 방과 후 활동을 하더라도 반드시 부모가 데리러 와야 한다. 나아가 영국에서는 만 16세 미만의 아이를 혼자 방치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프랑스 역시 교사와 사전에 약속이 돼 있지 않으면 학부모라도 교내 출입이 불가능하다. 등·하굣길 통제도 엄격한데, 하교 시 정해진 시간에 학부모가 데리러 오지 않는 학생은 경찰에 인계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아동보호 시스템의 현주소는 어떨까. 우선 학교 문이 언제나 열려 있다. 지역 사회에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는 뜻에서 학교 담장을 없앴지만, 성폭행범이 마음대로 드나드는 공간을 마련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 늦은 밤 학교 운동장이 비행청소년들의 아지트로 이용되는 경우도 많다. 지난 2006년 퇴직 군인이나 경찰, 교사가 학교와 계약을 맺고 학생을 돌보는 배움터지킴이가 도입됐지만 이번 사건처럼 재량휴업일에는 근무하지 않아 아이들이 무방비 상태로 위험에 노출돼 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최미숙 대표는 정부가 학부모 자원봉사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학부모로 구성된 안전지킴이가 있긴 하지만 참가 인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에요. 맞벌이 부부를 제외한 나머지 학부모로 구성해야 하는데, 안전지킴이 외에도 급식어머니회 등 엄마들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모임이 많거든요. 하루에 한 번씩 2인1조가 돼 학교 주변을 돌긴 하지만 형식적이고, 설령 사고가 일어난대도 대처 능력이 부족해요. 노란색 모자와 조끼만 둘렀을 뿐 호신봉 하나 없거든요. 정부의 재정 지원을 늘려 전문적인 안전지킴이 고용이 이뤄져야 해요.”
이런 상황에서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6월10일 ‘365일 24시간 학교 안정망 서비스’를 가동한다고 긴급 발표했다. 정규 수업시간에는 배움터지킴이와 교직원, 방과 후 활동시간에는 관내 경찰과 자원봉사자, 야간과 이른 시간대에는 경비 용역업체를 활용해 휴일을 포함한 24시간 순찰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또 학생의 위기상황 발생 시 출동해 대처할 수 있도록 학교 CCTV 관리자를 지정해 주간에는 교무실 또는 행정실, 야간에는 당직실에서 실시간 모니터링을 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이러한 교과부 대책이 발표되자 일각에서는 기존 대책을 재탕하고, 상당 부분 자원봉사에 의존하는 미봉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서구 각국의 사례처럼 교내 외부인 출입 자제 규칙과 등·하교 때 부모와 교사가 만나 아이를 인계하는 방식은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교사와 학부모에게 경각심을 심어줄 수 있는 예방 교육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여성동아 2010년 7월 5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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