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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 큰아들 홈스쿨링 엄마 신애라의 특별한 선택

글 정혜연 기자 사진 조영철 기자

입력 2010.05.18 11:29:00

언제부터인가 신애라의 이름 앞에는 탤런트에 앞서 좋은 아내 좋은 엄마라는 타이틀이 붙어 다닌다. 아이들마저도 뭔가 특별하게 키울 것 같은데, 신애라는 의외로 “그저 행복하게 크길 바란다”고 말한다.
열세 살 큰아들 홈스쿨링 엄마 신애라의 특별한 선택


신애라(41)는 세 아이의 엄마라는 옷을 입을 때가 가장 편하다고 한다. 그런 그가 최근 케이블방송 스토리온 ‘영재의 비법’ MC를 맡았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얼마 전 종영한 뮤지컬 ‘진짜 진짜 좋아해’를 끝으로 바깥일을 되도록 자제하겠다던 그가 돌연 MC를 맡은 이유는 “아이들 교육의 연장선상에 있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영재’라는 말만 듣고 거부감이 들어서 거절했어요. 영재인 아이들의 삶을 소개하는 것이 위화감만 조성할 것 같았거든요. 알고 보니 그게 아니더라고요. 아이들은 누구나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는데 잘못된 교육환경에서 그런 부분을 꽃피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부모가 그걸 키워줄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었어요. 잘못된 교육법을 개선해보자는 취지가 마음에 들어서 진행을 맡겠다고 했죠.”
신애라가 교육 관련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첫째 아들 차정민군이 어릴 때 EBS ‘육아일기’진행을 맡아, 아이 키우는 정보를 하나하나 배우며 전달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많은 육아 정보를 알게 돼 “정민이는 ‘육아일기’가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저도 그렇고 남편도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아요. 큰아이 낳고 많은 걸 느꼈거든요. 그때는 정말 어떻게 키워야할지 막막하더라고요(웃음). 육아서적을 꽤 읽었는데 책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도 많아서 그때그때 깨치는 경우가 많았죠. 이번에 ‘영재의 비법’을 진행하면서 잘못된 부분을 고쳐나가고 있어요.”
첫아이를 키울 때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는 신애라는 둘째 예진(5), 셋째 예은(3)에게는 좀 더 좋은 교육방식으로 접근하고 싶다고 말한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아이들을 다그치기만 하는 엄마들의 잘못된 모습을 보면서 자신을 뒤돌아보게 됐다고. 마음은 언제나 좋은 엄마이고 싶지만 길을 몰라 답답할 때가 많다는 그도 일반 엄마와 다르지 않았다.

처음에는 난색 표하던 남편 차인표도 지금은 홈스쿨링 만족해

열세 살 큰아들 홈스쿨링 엄마 신애라의 특별한 선택


많은 부모가 아이에게 선행학습을 시키지만 신애라는 이를 거부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시골 시어머니 집을 자주 찾는데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다 보면 창의력은 저절로 키워지고, 두뇌 계발에도 도움이 될 거라 믿고 있다.
“정민이가 작년까지는 학교를 다녔는데 선행학습을 시키지 않았어요.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죠. 하지만 늘 ‘왜 틀렸어?’라고 말하기보다 ‘이것도 맞혔어?’라며 잘한 부분을 칭찬했죠. 사실 제 어릴 때 성적에 비하면 정민이의 성적은 좋은 편이기 때문에 정말로 잘해보여서 칭찬하는 거예요(웃음).”
정규 교육 과정대로라면 정민군은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어야 한다. 하지만 신애라는 과감히 정규 교육을 포기하고 집에서 가르치는 쪽을 선택했다. 해외봉사를 자주 나가는 터라 수업일수를 채우지 못할 때가 많고, 중학교 입학 전 가족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 또 중학교에 가면 충분히 책 읽을 시간도 모자랄 것 같다는 생각에 홈스쿨링을 선택했다고 한다.



열세 살 큰아들 홈스쿨링 엄마 신애라의 특별한 선택


“정민이가 저학년일 때는 홈스쿨링을 생각하지 못했어요. 예진·예은이를 봐야 했기 때문에 정민이까지 신경 써주지 못했죠. 학교에서 돌아오면 밥을 먹인 뒤 바로 학원에 보내고, 저녁에는 또 숙제하라고 다그치기만 했어요. 그런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정민이도 고학년이 되자 스스로 알아서 하더라고요. 늘 챙겨주지 못해 미안했는데 대견했죠. 그런데 어느 날 ‘정민이가 좀 더 크면 내 곁을 떠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침 일도 쉬고 있겠다 딱 1년만 집에서 가르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야겠다 생각했죠.”
그는 홈스쿨링을 주장했지만 가족들은 쉽게 찬성하지 않았다. 남편 차인표도 난색을 표했고, 시어머니를 비롯한 집안 어른들도 “지나친 모험”이라며 반대했다고 한다. 신애라도 주변의 반응에 ‘내가 정말 이상한 건가?’ 싶었지만 다시 돌아오지 않을 아이의 어린 시절을 함께하고 싶다는 신념이 확고해 사람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결국 지금은 모두 그의 선택을 존중하며 따라주고 있다고 한다.
현재 홈스쿨링을 가장 만족해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남편 차인표다. 처음에는 그도 걱정을 했지만 신애라가 시간표를 짜서 필요한 공부를 시키고 함께 음식을 만드는 등 잘 가르치자 즐거워하고 있다고. 그도 자청해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를 데리고 시골로 내려가 텃밭을 일구며 자연학습을 하고 있다. 덕분에 정민군은 “아빠 엄마와 같이 공부하는 게 즐겁다”며 애정을 수시로 표현한다고 한다.
“정민이가 상상력이 풍부하고 예술 감각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컴퓨터를 사주고 디자인하도록 가르치고 있는데 올해는 가족 티셔츠를 만들려고 해요. 홈스쿨링을 하니까 학교에 보낼 때는 미처 알지 못한 아이의 재능이 보여요. 그런 부분을 잘 키워주는 게 부모가 할 일이라고 봐요.”

“상상력 풍부한 아빠 닮은 아들 정민이, 원하는 일 하며 행복하게 크길 바라죠”
홈스쿨링을 하면서 정민군은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을 정리하고 알아서 옷을 챙겨 입는 등 일상생활에서 스스로 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여태껏 다 챙겨주다 보니 모든 면에서 부모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는데 이제는 주도적인 아이가 됐다고.
“요즘에는 대학교 입학해서도 엄마한테 전화해서 어떤 강의 들을지 물어보는 아이들이 많다고 하잖아요. 우리 세대가 어릴 때는 알아서 척척 했던 것까지 요즘에는 부모가 다 해주니까 그런 아이들이 늘어난 것 같아요.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 정민이를 이제라도 주도적인 아이로 키울 수 있게 돼 다행이에요.”
현재 정민군은 엄마와 함께 영어동화책을 번역하고 있다. 이미 작가로서 소설책을 출간하기도 한 차인표에게 번역일이 들어왔는데 그는 작업하는 일이 따로 있어 신애라에게 넘겼다. 이 책을 본 정민군이 자신도 해보고 싶다고 한 것. 정민군이 1차적으로 번역을 하면 신애라가 이를 다듬어주는 형식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아이는 부모를 비추는 창이라고 하잖아요. 아빠가 글 쓰는 걸 곁에서 지켜본 정민이가 요즘은 부쩍 자기도 글을 써보겠다며 달려들어요. 짧은 글짓기를 종종 봐달라고 하는데 발상이 독특하고 재미있더라고요. 가만 보면 아빠를 많이 닮았어요. 인표씨는 상상력이 풍부하고 감수성도 예민한데 정민이가 딱 그래요.”
그는 정민군이 유치원에 다니던 시절 이야기를 들려줬다. 하루는 유치원에서 소풍을 갔는데 정민군이 “선생님, 지금 아프지 않으세요?”라고 물었다고. 의아한 선생이 왜 그러느냐고 묻자 “제가 선생님 그림자를 밟고 있는데 아프지 않으세요?”라 말했다고 한다. 신애라는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인지 모르겠지만 정민이는 정말 독특한 상상을 할 때가 많다”며 아이의 창의성을 계발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열세 살 큰아들 홈스쿨링 엄마 신애라의 특별한 선택


그런 면에서 남편 차인표는 좋은 선생이 돼주고 있다. 남편이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줄 때면 마치 동화구연가가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라고. 그만큼 창의력에 도움을 주는 교육을 할 때가 많아 신애라는 “남편은 우뇌형 인간인 것 같다”고 추측했다. 반면 자신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좌뇌형 인간 같다고. 때문에 부부가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며 아이들을 가르친다고 한다.
“계속 홈스쿨링을 할 것 같지는 않아요. 1년만 이렇게 지내고 내년에는 중학교에 보내야죠. 지금 알아보고 있는데 기독교 대안학교에 보낼 생각이에요. 저희 부부가 워낙 독실한 신자다보니 아이들도 신앙 안에서 컸으면 하거든요.”
둘째 예진이와 셋째 예은이도 홈스쿨링을 시킬 것인지 묻자 신애라는 “정민이를 시켜보니 괜찮은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처음부터 집에서 교육하는 것은 무리라 생각한다고. 일단 학교를 보낸 뒤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적절하게 보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동안 활동 중단하고 아이들 키우는 데 전념할 생각
신애라는 정민군을 홈스쿨링으로 교육하는 동안 연기활동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진행을 맡은 것은 교육적으로 배울 점이 많아 이례적으로 승낙한 것이라고.
“지나고 보니 정민이가 새 학기를 시작할 때마다 제가 드라마를 촬영하고 있었더라고요. 그때마다 아이들에게 미안했어요. 올해는 집에 있을 수 있어 정말 다행이에요. 여태껏 생각만 하고 못 해준 것들을 다 해주려고요(웃음).”
그는 스스로를 100점짜리 엄마는 아니라고 평한다. 1백점이 되고 싶어 하는 50점짜리 엄마에 불과하다고. 일 때문에 어쩔 수없이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방치만 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무엇이든 적당한 선이 있는 것 같아요. 엄마가 매니저처럼 아이의 모든 일과를 책임지는 것도 문제지만 저처럼 방치해두는 것도 문제인 것 같거든요. 이제는 적당한 울타리를 쳐놓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풀을 뜯어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에요.”
신애라는 요즘 아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는 동화 번역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라고 한다. 언제 출간될지 모르지만 아들의 이름을 걸고 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라 기대된다고. 신애라는 인터뷰 내내 스스로를 반쪽짜리 엄마라고 낮췄지만 아이의 단점보다 장점을 먼저 볼 줄 아는 이미 만점짜리 엄마였다.

여성동아 2010년 5월 5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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