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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공길’ 오만석 10년 연기내공 뿜어내다

글 문다영 사진 장승윤 기자

2010. 03. 08

‘오리지널 공길’ 오만석 10년 연기내공 뿜어내다


1천2백만 관객을 모은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 연극 ‘이’가 10주년 기념공연을 갖는다. 이번 공연에는 지난 2000년 초연무대에 섰던 김내하·이승훈·진경 등 원년 멤버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다름 아닌 오만석(35).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재학 중이던 99년 학교 정기공연을 하며 처음 ‘이’를 접한 뒤 이듬해 1대 ‘공길’로서 자신의 첫 공식무대에 오른 인연이 있다. 공연을 앞두고 지난 2월 중순 서울 남산창작센터 연습실에서 만난 오만석은 “2001년, 2003년, 2006년 공연 이후 4년 만에 ‘이’에 합류해 감회가 새롭다”면서 ‘공길’은 그에게 모든 것의 처음이었다고 회상했다.
“99년 여름 ‘이’ 대본을 처음 읽으며 펑펑 울었어요. 그렇게 울었던 적은 제 배우인생에서 전무후무한 일이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희곡을 읽을 수 있고, 그 희곡 속 인물을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건 더없이 큰 행복인 것 같아요. 학교라는 실험무대가 아닌 메인 무대에 올랐을 때 감흥도 지금까지 잊히지 않아요. 또 모든 선배들과 치열하게 연습하고, 연습 후에는 술을 마시며 장면에 관해서 열정적으로 토론하고 헐뜯고 사랑했던 기억도 소중하죠. 그 무엇으로도 잡을 수 없는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게 해준 ‘이’라서 10주년 공연은 꼭 제가 하겠다고 예전부터 얘기해왔어요.”

“공길로서는 마지막 무대, 영화 속 공길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그릴 터”
흔히 ‘공길’ 하면 영화 ‘왕의 남자’의 이준기를 떠올린다. 영화 속 ‘공길’은 예쁘장한 외모와 말투를 지닌, 폭군 연산의 아픔을 감싸안아주고파 했던 연약한 캐릭터로 그려졌다. 하지만 10년의 내공을 쌓아온 오만석의 ‘공길’은 다르다. ‘공길’이 누구보다 정치적 인물이라는 게 그의 해석이다. 오만석은 “광대가 얻을 수 있는 권력은 한계가 있는데 정4품의 벼슬까지 얻었다는 것은 야욕 있는 인물이라는 뜻”이라며 이번 공연에서 정치적인 야욕과 사회성을 드러내는 인물을 표현해내는 동시에 배곯지 않고, 천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 몸부림치던 ‘공길’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세세히 그려낼 작정이라고 한다.

‘오리지널 공길’ 오만석 10년 연기내공 뿜어내다

연습실에서 만난 ‘이’의 출연진. 뒷줄 오른쪽 끝이 연산 역을 맡은 김내하다.



연극 ‘이’의 뮤지컬화 등 발전과정에는 참여하겠지만 연기자로서 무대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오만석. 그는 요즘 다방면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얼마 전 드라마 ‘다 함께 차차차’의 마지막 촬영을 끝낸 그는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연출자로도 나서고 있다. 정신없이 바쁜 나날들이지만 오만석은 그저 즐겁고 재밌다고 한다.
“저는 어느 나라 음식이든 다 좋아하고 잘 먹어요. 음식점에 들어가면 그 순간 냄새에 따라 그 음식을 먹는 사람처럼 자세가 갖춰지죠. 작품도 똑같아요. 여러 분야지만 촬영장에 가면 금세 적응해요. 다만 주위 분들이 무리하는 거 아니냐는 걱정을 해주는 게 부담되긴 하죠. 하지만 저 자신을 가다듬게 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서 한 가지만 하는 것보다는 좋습니다. 그래서 더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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