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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불황시대, 내 남편 지키기③

10년, 20년 후를 끊임없이 고민하라 구체적이고 치밀하고 진지하게!

내 남편을 위한 ‘커리어 관리’

글 이설 기자 | 사진 박해윤 기자 || ■ 참고도서 ‘커리어 차별화의 기술’, ‘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 비밀’

2009. 04. 21

‘커리어 관리’는 어떤 일을 할 것이냐가 아닌 어떻게 살 것인가와 관련된 문제다. 해고 통보는 어느 날 갑자기 날아드는 법. 예상 못한 변화 앞에 무너지지 않으려면 평소 준비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남편과 비전을 나누고 커리어를 고민하는 21세기 현모양처 되기 가이드.

10년, 20년 후를 끊임없이 고민하라 구체적이고 치밀하고 진지하게!


라틴어에서 비롯된 ‘커리어(career)’의 본래 뜻은 ‘수레가 길을 따라 굴러간다’. 한국커리어컨설팅협회 부회장으로 KR&C 커리어교육센터를 운영하는 신정길 대표(54)는 “커리어 관리란 직업뿐 아니라 생애 전 과정을 아우르는 단어”라고 말한다. 수레가 굴러가듯 흐르는 인생 전체를 관리대상으로 보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불황을 맞은 요즘은 실직자나 이직을 고려하는 사람은 물론, 현직에 있는 직장인도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러나 고민을 실천에 옮기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막막하다. 신 대표는 “커리어 관리에 왕도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꾸준한 자기개발 앞에 장사 없다”
Case1


중견 제조업체 중국 현지 공장장 40대 중반의 이모씨. 한 대기업 제조분야에서 13년간 근무하던 그는 틈틈이 중국어를 공부했다. 대부분의 기업이 중국에 제조공장을 설립하는 흐름을 읽었기 때문이다. 그는 3년 전 인사문제로 회사를 나왔지만 3개월 만에 재취업했다. 공장 업무와 중국어에 능통한 그만큼 중국 공장장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은 없었다.
신 대표는 “직업적인 커리어 관리는 다음 5단계로 이뤄진다”고 말한다. 1단계는 나의 현재 위치 분석. 내가 현재 살고 있는 삶, 강점과 약점, 업무 능력 등을 가까운 지인과 함께 면밀히 분석한다. ‘협력을 잘하지만 의견 표현이 부족하다’는 식으로 종이에 구체적으로 적어 내려간다. 2단계는 꿈꾸는 목표 설정. 이때 목표는 ‘프로젝트 마감시간 준수’ 등 단기에 실현가능한 것과 ‘5년 안에 경영학 석사학위 취득’ 등 오랜 기간 노력해야 할 것으로 나눠서 정한다.
3단계는 목표달성을 위한 전략 수립. 내가 원하는 목표에 가까운 롤모델에 비춰 나의 부족한 점을 메우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다. 4단계는 전략 실행. 의지가 부족하다면 시간관리 공책과 멘토의 도움을 받는다. 멘토는 원하는 분야의 선배 또는 존경하는 인생 선배로 정한다. 5단계는 전략의 진척상황 확인 및 축하. 주기적으로 실천 상황을 검토하되 질적 평가를 한다. 스피치 강습을 받아 연설에 대한 두려움을 없앴지만 아마추어 느낌이 많아 3개월 이내에 이미지 컨설팅을 받겠다는 식으로 일지를 쓰면 한눈에 점검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포부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했다면 스스로에게 선물을 한다. 그렇게 키운 자신감은 또 다른 노력의 원천이 된다.


“독하고 부지런한 자가 살아남는다”
Case2

한 지방은행 전산실장으로 25년을 근무한 50대 초반 이모씨. 그는 5년 전 구조조정으로 인해 갑자기 실직했다. 한우물을 파온 그의 바람은 다른 조직에서 같은 분야의 일을 하는 것. 그는 먼저 훗날을 도모하며 역량 강화를 위해 한국전산원에서 전산감리 교육을 받으며 관련 자격증을 땄다. 그 결과 교육을 받던 기관의 주선으로 반년 뒤 전산원의 한 지방 지부장으로 일을 시작하게 됐다.
“좋은 조건으로 이직하려면 역량을 강화하는 방법밖에 없어요. 기업에서 중요시하는 분석력·통찰력·창조력을 기본으로 업무에 필요한 능력을 키워야 해요. 그러기 위해선 부지런히 공부해야죠.”
신 대표는 공부의 방법으로 문화생활과 독서를 꼽았다. 첫째, 문화생활은 변화에 대한 내성과 창조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변화가 두렵다면 커리어 관리를 포기하는 게 낫다. 변화 없이는 현 상황에 머무르는 것 외에 대안이 없기 때문.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직장인이 현재 내 울타리에서 벗어나는 것에 불안과 두려움을 갖고 있다. 이런 틀을 깨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문화생활. 전시회나 음악회 등 생경한 경험을 하다 보면 다른 세상에 대한 불안이 줄어들어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다.
둘째,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단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읽고 나누는 게 좋다. 다른 이들과 같은 책을 읽은 뒤 토론하면 머릿수만큼의 지식과 분석력, 통찰력을 얻게 된다. 또 얼마나 읽느냐보다 무엇을 읽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20대는 전공, 30대는 업무 관련, 40대는 심리, 50대 이상은 영성적 공부를 하라는 말이 있다. 간단하게는 관리자가 되기 전과 후로 범주를 나눠 독서계획을 세워도 좋다. 일반 사원은 경제·경영서나 관련 분야 책을 통해 업무능력과 경제마인드를 키우고, 관리자는 고전을 통해 인문·철학적 소양을 기르는 데 힘써야 한다.



“네트워킹은 최고의 자산”

Case3

30대 중반 박모씨는 소득 없이 1년 동안 계속되던 구직생활을 인맥의 도움으로 단번에 끝냈다. 중소기업 영업기획부에 근무하던 그는 지난해 상사와의 갈등으로 퇴사했다. 그러나 나이 제한과 평범한 경력으로 재취업은 쉽지 않았다. 실패가 거듭되자 마음이 조급해져 가족과 갈등을 겪기도 했다. 무능한 가장이 됐다는 생각에 자신감도 바닥에 떨어졌다. 하지만 다급한 마음이 든 그는 동문회·향우회·라이언스클럽·친목동호회 등 모든 지인에게 털어놓고 도움을 요청했다. 그 결과 지인이 다니는 한 유통기업에 성공적으로 재취업할 수 있었다.
“직장생활은 물론 취업을 하는 데도 인맥이 반 이상입니다. 특히 재취업은 70%가 인맥을 통해 이뤄진다는 통계가 있어요.”
신 대표는 심리적 안정과 인맥 관리를 위해 다음의 해법을 제시한다. 첫째, 가족과 함께 즐기라. 가족을 포기한 워커홀릭이 성공한다는 것은 짧은 생각. 후방이 든든해야 안심하고 일에 몰두할 수 있다. 가족의 지원 없이는 심리적 안정감도 없다. 불안정한 상태에서는 업무는 물론 인간관계까지 흐트러진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가족 없이는 인생설계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다. 가족 간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정서적 유대. 외식과 놀이동산에 가는 등 숙제처럼 가족관계를 형성하는 것보다 짧은 시간이라도 자주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게 좋다.
둘째, 필요한 인맥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라. 인맥은 보통 학창시절의 인맥과 직장시절의 인맥으로 나뉘는데, 모든 인맥이 커리어 관리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업무와 직장생활에서 정보를 교환하고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를 발굴·유지하는 데 힘써야 한다. 이런 면에서 같은 분야 지인과의 관계는 각별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 하면 인맥을 잘 관리할 수 있을까. ‘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 비밀’은 “인맥관리는 온전히 나 자신의 태도와 노력 여하에 달렸다”고 말한다. W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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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길 대표는 “커리어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안정적 가정생활을 위해서는 아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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