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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Interview

전인화 ‘팜므 파탈’ 도전기

제2의 전성기 위해 나섰다!

글 김유림 기자 | 사진 지호영 이기욱 기자

입력 2009.02.19 14:44:00

한동안 사극에만 출연하던 전인화가 10년 만에 현대물로 돌아왔다. 세월을 비켜간 듯한 이기적인 몸매와 우윳빛 피부를 지닌 고혹적인 모습으로.
전인화 ‘팜므 파탈’ 도전기

열두 폭 치마에 가체를 올린 단아한 모습의 전인화(44)는 잠시 잊어야 할 것 같다. SBS ‘여인천하’ ‘왕과 나’에 잇달아 출연하며 ‘사극 전문배우’로 불리던 그가 오랜만에 현대극 외출에 나섰다. KBS 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번’에서 국내 최고 여배우 은혜정 역을 맡은 것. 현대물로 돌아온 건 98년 SBS 드라마 ‘흐린 날에 쓴 편지’ 이후 10년 만의 일이다.
‘중년의 로맨스’를 표방하는 ‘미워도 다시 한번’은 은혜정이 자신의 첫사랑이던 이정훈(박상원)을 사이에 두고, 그의 부인이자 그룹 CEO인 한명인(최명길)과 애증의 삼각관계를 펼친다는 내용. 데뷔 이래 처음 ‘팜므 파탈’ 이미지에 도전한 그는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과 기대감으로 하루하루가 설렌다고 한다.
“불륜이라면 불륜이겠지만, 세 인물 모두 사랑의 아픔과 상처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삼각관계 안에서도 나름의 정당성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최명길 언니와 연적으로 나오는데 과연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정리될지 저도 궁금해요. 아마 같은 여자로서 서로에 대한 연민을 느끼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사실 정훈은 원래 제 남자였어요(웃음).”
캐스팅 과정에서 가장 마지막에 드라마에 합류한 전인화는 이번 작품을 선택하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고 한다. 캐릭터에서 느껴지는 이질감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고정된 이미지를 탈피하는 데 따른 후유증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결국 변신으로 마음을 돌린 그는 촬영을 시작하면서 점점 캐릭터에 빠져들고 있다고 한다. 그는 “파격적인 인물을 연기하는 게 이렇게 재미있는지 몰랐다. 은혜정의 직업이 연기자라는 점에서 실제 내 삶의 일부가 연기에 투영될 것 같다”며 상기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전인화 ‘팜므 파탈’ 도전기

“저도 제가 이런 역할을 하게 될 줄 몰랐어요. 연기자는 누군가로부터 선택받아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당장 1년 뒤 모습도 상상하기 힘들죠. 이번에 출연을 결심한 데는 함께하는 출연진과 연출자에 대한 믿음이 컸어요. 초반에 캐릭터를 잡기까지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감독님과 동료 연기자들을 믿고 따라가려고요. 저는 연기할 때 생각을 많이 하거나 철저히 계산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순간순간 느끼는 감정에 따라 연기하다 보면 진솔한 모습이 표현되는 것 같아요.”

드라마 촬영하는 동안 집안일과 아이들은 남편에게 맡길 생각

그동안 그가 사극에만 출연한 이유가 궁금한데, 그는 “현대극을 일부러 안 한 게 아니라 내게 맞는 역할을 만나지 못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또한 결혼 후 한동안은 아이들을 돌보느라 방송활동을 중단한 것도 그가 많은 작품에 출연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됐다.
“데뷔 때부터 가졌던 나름의 철학이 있다면 ‘모든 것을 순리대로 받아들이자’예요. 억지로 하려고 하면 뭔가 문제가 생기고 결과도 탐탁지 않더라고요. 아이들을 키워보니까 중학생 때까지는 정말 엄마 손이 많이 가요. 그러느라 꽤 오랜 시간 방송활동을 중단했는데 지금은 두 아이 모두 고등학생이라 크게 신경 쓸 일이 없고, 오히려 아이들이 저를 챙겨줘요(웃음). 어느새 자라 엄마의 입장을 잘 헤아려주는 아이들을 보면 뿌듯하고 고맙죠.”
전인화 ‘팜므 파탈’ 도전기

그는 지난 89년 탤런트 유동근(53)과 결혼해 고등학교 3학년 딸, 고등학교 1학년 아들을 뒀다. 자신의 주장을 하기에 앞서 남편과 아이들 이야기를 잘 들어준 것이 그가 밝힌 화목한 가정을 이끌어온 비결. 하지만 그는 촬영에 들어가면 집안일은 잊고 연기에만 몰두한다고 한다. 두 가지 생각을 한꺼번에 하다 보면 이도 저도 안되기 때문. 더군다나 ‘미워도 다시 한번’이 시작할 무렵에는 남편 유동근이 MBC ‘에덴의 동쪽’ 촬영을 마칠 터여서 당분간 아이들과 가정일은 남편에게 맡길 생각이라고 한다.
전인화는 이번 드라마에서 노출이 많고 몸에 달라붙는 의상을 소화해야함에도 촬영 전 특별히 다이어트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평소 소식을 하다보니 지금까지도 체중변화가 거의 없다는 것. 이날 시폰 소재 홀터넥 드레스로 멋을 낸 그는 40대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날씬한 몸매를 자랑했다. 그는 체질적으로 격렬한 운동이 맞지 않아 웨이트 트레이닝보다는 스트레칭 등 정적인 운동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한다. 일주일에 한 번 경기도 이천 공방을 찾아 도자기를 만들며 여가생활도 즐긴다고. 그는 집 지하실에 도자기 만드는 작업실을 따로 마련할 정도로 도예를 좋아하고, 자신의 작품을 여러 개 진열해놓았다고 한다.
그는 모처럼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하는 드라마가 탄생한 것이 반갑다며 시청자들이 아련한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관록이 느껴지는 중년의 사랑과 삶의 고뇌를 진솔하게 표현하고 싶다고 한다.

여성동아 2009년 2월 5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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