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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이주헌의 그림읽기

아름다움의 의미 깨닫게 하는 변화무쌍한 자연 봄

2009. 02. 10

아름다움의 의미 깨닫게 하는  변화무쌍한 자연 봄

저멀리 먹구름이 보입니다. 방금 비가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곧 먹구름이 걷히고 하늘은 다시 맑고 푸른 얼굴을 드러내겠지요. 해님의 미소인 양 왼편에 무지개가 화사하게 걸려 있네요. 들판 한쪽에도 햇살이 비쳐 주위의 어두움과 대비를 이룹니다. 매우 드라마틱한 봄 풍경입니다. 유난히도 변화무쌍한 유럽의 봄 날씨를 생생하게 전해줍니다.
프랑스 화가 밀레는 땅을 사랑하고 농부를 사랑한 화가이지요. 농사일은 오로지 자연의 자비에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자연이 우리에게 늘 친절한 것만은 아니지요. 그래도 농부들은 끝까지 자연을 믿고 의지합니다. 그렇게 해서 아름다운 땅의 결실을 세상에 내놓지요. 그 덕에 우리가 이처럼 배부르게 먹고 건강하게 살아갑니다.
그러나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이처럼 먹을 것과 삶의 터전을 주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그 무엇보다 자연은 우리에게 아름다움이란 어떤 것인지를 가르쳐줍니다. 궂은 날씨도, 드센 바람도, 거친 들판도 결국 아름다움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역할을 하는 거죠. 꾸물꾸물한 하늘이 있어 무지개가 저토록 아름다운 것 아니겠어요?
변화를 통해 아름다움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자연은 하나의 기적과 같습니다. 그 기적의 상징으로 오늘도 무지개는 뜹니다. 저 무지개를 보며 다짐해봅니다. 세상사가 아무리 어려워도 언젠가 밝게 빛나는 날이 올 테니 실망하지 말고 성실히 살자고 말입니다. 우리의 마음속에도 무지개는 반드시 뜨게 돼 있습니다.

한 가지 더~ 밀레는 바르비종파 화가입니다. 바르비종은 파리 근교에 있는 마을로 깊고 울창한 숲과 넓은 들판의 경계에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 풍경이나 농촌을 그리고 싶어하는 화가들이 많이 모여들었지요. 그들을 바르비종파라고 불렀는데 밀레 역시 그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밀레, 봄, 1868~73, 캔버스에 유채, 86×111cm, 오르세 미술관

장 프랑수아 밀레(1814~75)
그는 농부의 아들입니다. 그래서 농촌을 사랑하고 농민을 즐겨 그렸습니다. 감동적인 밀레의 농민 그림은 ‘신과 성인이 등장하지 않는 종교화’라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이주헌씨는…
일반인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서양미술을 알기 쉽게 풀어쓰는 칼럼니스트. 신문기자와 미술잡지 편집장을 지냈다. 어린이들이 명화 감상을 하며 배우고 느낀 것을 스스로 그림으로 풀어볼 수 있게 격려하는 책을 집필 중이다. 한 일간지에 연재 중인 ‘이주헌의 알고 싶은 미술’ 칼럼을 엮은 단행본도 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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