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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일본에서 비자 연장 거부돼 귀국한 계은숙 심경 고백

글·김명희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8.09.18 15:33:00

지난해 11월 각성제 소지 혐의로 일본에서 체포돼 실형을 선고받아 비자 연장이 거부된 계은숙이 지난 8월 초 조용히 귀국했다. 입국 며칠 후 서울 신사동 집에서 만난 그는 우울증·대인기피증을 앓고 있다는 세간의 소문과 달리 편안한 모습이었다. 그가 직접 각성제 사건에 대한 입장과 현재의 심경, 그리고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들려주었다.
일본에서 비자 연장 거부돼 귀국한 계은숙 심경 고백

지난해 11월 일본으로부터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다. 80년대 중반부터 ‘엔카의 여왕’으로 군림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던 가수 계은숙(46)이 마약 성분이 포함된 각성제 0.47g을 소지한 혐의로 도쿄 자택에서 체포됐다는 것이다. 이후 보석금 1백만 엔을 내고 풀려난 계은숙은 12월 말 도쿄지법으로부터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일본 정부가 실형을 선고받은 그의 비자 연장을 거부함에 따라 계은숙은 지난 8월 초 김포공항을 통해 비밀리에 입국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일본에서 톱스타로 활동하던 그의 귀국은 세간의 화제가 됐지만 계은숙은 외부와의 접촉을 일절 피한 채 조용히 지내고 있다. 그런 그를 8월 중순 서울 신사동 집에서 만났다. 티셔츠와 바지 차림으로 집을 나서던 그는 대인기피증·우울증 등에 시달리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달리 비교적 밝고 안정된 모습이었다. 얼굴의 주름살 등에서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지만 여전히 단아한 몸매와 갸름하고 고운 얼굴을 간직하고 있었다.
기자와 마주친 그는 잠시 망설이더니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자 “여름에 비 맞고 감기 들면 고생한다”면서 현관 앞으로 자리를 옮기자고 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인터뷰가 시작됐다.
각성제 사건 이후 그가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 소문으로 듣던 것보다 밝아 보인다고 하자 그는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 있지만 건강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 내 모습에서도 알 수 있듯 각성제 복용은 모함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복용한 각성제는 두통약 등에 포함된 성분이라고 주장했다.

신앙생활하며 마음 추스르는 중
귀국 후 그는 여든이 넘은 노모와 함께 살고 있으며 가끔 인근에 사는 언니와 외출을 하거나 신앙생활을 하며 지낸다고 한다. 그는 “요즘은 가수보다 교회 집사로 불리는 게 더 좋다. 초등학교 때부터 교회에 다녔고 지난 몇 년 동안 힘든 일을 겪으면서 믿음이 더욱 깊어졌다”고 말했다.
지난 77년 CF모델로 데뷔한 계은숙은 79년 가수로 진로를 바꿔 ‘기다리는 여심’ ‘노래하며 춤추며’로 국내에서 많은 인기를 누리다가 일본 가요 관계자의 눈에 띄어 85년 일본에 진출했다.
일본에서 비자 연장 거부돼 귀국한 계은숙 심경 고백

그의 일본 데뷔곡인 ‘오사카의 모정’은 엄청난 히트를 기록해 일본 가수들까지 TV에 나와 그 노래를 부를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한 인기는 90년대까지 이어져 계은숙은 NHK의 유서 깊은 연말 가요 프로그램인 ‘홍백가합전’에 한국 가수 최초로 7년 연속 출연하는 기록을 세웠다. 고이즈미 준이치 전 일본 총리는 허스키한 계은숙의 목소리를 좋아해 그의 팬클럽 회장을 맡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성공가도는 99년 한국인 사업가 남편과 이혼하면서 내리막길로 접어들었고 일을 도와주던 매니저가 자살하는 사건까지 벌어지면서 계은숙은 정신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고 한다.
계은숙은 2006년부터 전국 투어 콘서트를 하며 활동을 재개했지만 피로누적으로 실신하는 등 컴백이 순조롭지 못했다. 그러던 중 각성제 사건까지 불거지자 일본 팬들은 그에게서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국내 가요계 관계자들은 그가 주변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일본인으로 귀화하지 않고 한국 국적을 계속 유지한 점도 일본인들이 그를 외면한 이유 중 하나로 보고 있다.
그를 잘 아는 한 지인은 “톱스타 반열에 오르긴 했지만 계은숙은 일본에서 생활하며 몹시 외롭고 힘들어했다. 일본인은 그의 노래를 좋아했지만 직설적인 그의 성격은 속내를 잘 내보이지 않는 일본인의 성향과 잘 맞지 않았고 그런 차이로 인해 마찰을 빚는 일이 잦았다”고 말했다.
계은숙이 불명예스럽게 귀국하자 가수 남진을 비롯한 가요계 선후배들 사이에서는 그의 복귀를 돕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원조 한류 스타로서 최선을 다해 활동한 점 등을 참작해 다시 한번 기회를 주자는 것. 이에 대해 계은숙은 “여러 경로를 통해 선후배들이 애써주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감사하지만 뛰어난 후배들이 많아서 잘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아직은 컴백 여부를 결정하기 이른 것 같다”고 말하며 여운을 남겼다.
그와의 인터뷰가 끝날 즈음, 무섭게 퍼붓던 빗줄기도 잦아들었다. 계은숙은 “좋지 않은 모습으로 돌아와 걱정 끼쳐드린 점 죄송하다.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앞으로 베풀고 살도록 하겠다. 마음을 추스른 다음 정식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그간의 일을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다”라는 말로 인터뷰를 끝맺었다.

여성동아 2008년 9월 5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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