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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아픔을 딛고

동생 잃은 아픔 뒤로하고 연기활동 재개한 이동건

글·김민지 기자/사진·조영철 기자

2008. 07. 17

지난 3월 불의의 사고로 호주에서 유학 중이던 동생을 잃은 이동건이 슬픔을 뒤로하고 방송에 복귀했다. 부모의 걱정을 덜어드리고 싶어 빠른 시일내에 연기활동을 재개했다는 그를 만났다.

동생 잃은 아픔 뒤로하고 연기활동 재개한 이동건

지난 3월 호주에서 유학 중이던 동생을 불의의 사고로 잃은 이동건(28)이 MBC 새 월화드라마 ‘밤이면 밤마다’로 연기활동을 재개했다. ‘밤이면 밤마다’는 바람둥이 고미술학자 김범상과 문화재 단속반원인 허초희(김선아)가 국보를 찾기 위해 좌충우돌하다가 사랑에 빠지는 내용. 그는 문화재 감정 분야에서 독보적인 능력을 지녔지만 알고 보면 욕심 많고 속물인 김범상을 연기한다. 이동건은 “김범상은 다중적인 캐릭터로 인해 극중에서 다소 코믹하게 그려진다”며 “그런 김범상이 나의 실제 모습과 달라 다소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그의 엉뚱한 모습을 연기하면서 마음껏 웃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동건은 동생의 갑작스런 죽음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깊은 절망감에 휩싸였던 그가 이처럼 빨리 감정을 추스르고 연기활동을 재개하게 된 것은 바로 부모님 때문. 이제는 자신이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기에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는 “드라마 속에서 하나뿐인 보물을 찾아 헤매는 연기를 하면서 내 인생에 있어 ‘가족과 친구’가 바로 그런 보물 같은 존재가 아닐까란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말한다.
“사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좋아하실 분은 저희 부모님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많이 힘들어하시지만 드라마 속 제 모습을 보면서 부모님도 조금씩 웃음을 찾아가실 거라고 믿거든요. 저 또한 촬영하면서 웃을 일을 만들어가니 자꾸 밝아지는 것 같고요.”
그는 동생의 사건을 계기로 바뀐 연애관과 결혼관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털어놓았다. 외모에 상관없이 인생 경험이 많고 어른스러운 사람이면 좋겠다는 것.
“내년쯤 군대에 가려고 해요. 그전에 제게 맞는 사람이 있다면 결혼까지 하고 싶어요(웃음). 그래야 제가 군대에 가도 부모님이 빈자리를 느끼지 않으실 테니까요.”
그러나 그는 자신이 워낙 낯가림이 심하고 사람을 쉽게 사귀지 못하는 편이라 그 소망을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한다.
한때 자신의 인생에 대해 욕심을 품고 바쁘게만 살아왔다는 이동건. 그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인생에 대한 좀 더 유연한 사고방식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예전에는 ‘무조건 다 잘해야 된다’ ‘더 많이 해야 된다’ 같은 욕심에 저 자신을 가두고 피곤하게 살았어요. 하지만 여러 가지 세상일을 겪다 보니 꼭 그것만이 인생의 행복은 아니라는 것을 배우게 됐어요. 이렇게 연기하면서 ‘살아 있다’는 기분을 느끼고, 사람들이 제 연기를 통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으로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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