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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열애 끝에 사랑 결실 맺은 아나운서 커플 김일중·윤재희

글·김수정 기자 / 사진·현일수 기자 || ■ 장소협찬·시간의 숲(02-730-0097)

입력 2008.05.23 15:44:00

SBS ‘긴급출동 SOS 24’를 진행하는 김일중 아나운서가 YTN 윤재희 앵커와 지난 4월 중순 결혼했다. 2003년 처음 만나 결혼에 이른 두 사람을 만나 알콩달콩 러브스토리를 들었다.
3년 열애 끝에 사랑 결실 맺은 아나운서 커플 김일중·윤재희

190cm의 ‘거대한’ 남자친구는 160cm의 ‘아담한’ 여자친구를 위해 무릎을 굽히고 허리를 낮췄다. 계속된 촬영으로 지칠 법도 하건만 행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여자친구는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 남자친구를 걱정스레 바라보다가도 부끄러운 듯 두 볼이 발그스름해졌다.
“우리 색시 참 예쁘죠? 인터넷에 결혼 소식 기사가 뜨자 ‘머슴 같은 놈, 땡 잡았네’ 같은 댓글이 여러 개 달렸어요(웃음). 사람들이 팔불출이라고 놀릴지도 모르지만 여자친구 예쁘다는 말이 최고의 칭찬으로 들려요.”
SBS ‘긴급출동 SOS 24’를 진행하는 김일중 아나운서(29)는 YTN 윤재희 앵커(27) 앞에서 ‘미소천사’가 된다. 김 아나운서의 ‘솔메이트’ 윤재희 앵커는 2003년 YTN 공채 8기 아나운서로 입사해 현재 보도국 PD로 순환근무하고 있다.
4월19일 서울의 한 성당에서 백년가약을 맺은 김일중·윤재희 커플을 결혼식을 보름 앞두고 만났다. 각자 방송을 마치고 온 두 사람은 “지난해 성당을 예약하면서 결혼준비를 해왔지만 웨딩촬영을 마친 지금도 실감나지 않는다. 결혼식이 먼 일 같았는데 시간이 정말 빨리 흐르더라”며 수줍게 웃었다.
“아나운서국 남자 선배들이 많은 조언을 해주셨어요. 특히 박찬민 선배는 신혼 초반에 기선을 제압해야 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셨죠(웃음). 아나운서 커플이기 때문에 반듯한 가정의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부담감이 있지만, 가장 호흡이 잘 맞는 파트너가 생긴다는 생각에 마음이 든든합니다.”

3년 열애 끝에 사랑 결실 맺은 아나운서 커플 김일중·윤재희

매일 밤 서울과 춘천 오가며 사랑 키워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지난 2003년, 한 방송아카데미를 다니면서부터. 처음에는 각자 다른 반을 수강했지만 김 아나운서가 수강신청한 반이 갑작스레 폐강되면서 윤 앵커가 수강신청한 반과 합쳐졌다고 한다.
“10여 명의 수강생 중 남자가 두 명 있었는데, 큰 키에 까무잡잡한 피부 때문인지 오빠가 눈에 확 들어오더라고요. 하지만 첫인상이 좋지 않았어요. 하루는 빈자리를 찾아 두리번거리는데, 마침 오빠 옆자리가 비어 있었어요. ‘실례지만 가방 좀 치워주시겠어요?’ 하고 조심스레 물었더니 오빠가 매섭게 쳐다보더라고요. 마음이 상해 결국 다른 자리에 앉았고 ‘뭐 저런 사람이 다 있어’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죠.”
하지만 김 아나운서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 일”이라며 겸연쩍게 웃었다. 김 아나운서는 “오히려 수강생 중 여자친구가 가장 눈에 띄어 일찌감치 점 찍어뒀다. 아마 여자친구의 갑작스런 접근에 놀라 표정관리가 안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방송아카데미를 수료한 뒤에도 수강생들과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인연을 이어갔다고 한다. 그때까지만 해도 김 아나운서와 윤 앵커는 절친한 오빠 동생 사이였다고. 하지만 2003년 말 윤 앵커가 YTN에 입사하고 2004년 초 김 아나운서가 춘천 MBC에 입사하면서 자주 못 만나다 보니 서로에 대한 그리움이 싹텄다고 한다.
“단둘이 만나자고 하면 부담스러워할까봐 처음에는 스터디 멤버를 전부 불러 모임을 가졌어요. 그러다가 ‘서울 지리를 잘 모르겠다. 너희 집 앞에서 기다릴 테니 약속 장소에 같이 나가자’면서 잠깐이나마 둘만의 시간을 보냈죠. 같은 상황이 반복되자 처음에는 눈치를 못 채던 스터디 멤버들도 슬슬 밀어주는 분위기였어요.”
윤 앵커는 이런 김 아나운서의 적극적인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직장 상사로부터 꾸지람을 듣거나 방송 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곁에서 보듬어줘 많이 의지했다고. 그래서 2004년 11월 “정식으로 교제하자”는 김 아나운서의 제안을 선뜻 수락했다고 한다.
“‘사람은 누군가를 좋아할 때 그 사람의 장점 때문에 좋아하고 단점이 보이는 순간 그 사람의 단점으로 인해서 사랑하게 된다’는 어느 영화 속 대사를 읊으면서 ‘지금은 장점밖에 안 보이지만 앞으로는 단점까지 사랑하겠다’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재희가 말없이 제 손을 꼭 잡더라고요. 이후에는 매일 퇴근 후 경춘고속도로를 오가면서 사랑을 키웠어요.”
하지만 그 때문에 김 아나운서는 아찔한 순간을 몇 차례 겪었다고 한다. 서울에 올 때는 설레는 마음에 들뜨지만 춘천으로 돌아갈 때면 헛헛한 마음이 들고 피로가 몰려와 졸음운전을 한 것. 윤 앵커는 “졸음운전을 하다가 자칫 사고가 날까봐 마음을 졸였다. 그래서 춘천에 도착할 때까지 전화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일이 바빠 주로 서울 근교의 공원을 산책하면서 데이트를 즐겼다고 한다. 윤 앵커는 김 아나운서가 좋아하는 감자고로케, 유부초밥 등을 만들어 도시락을 쌌다고. 그러는 동안 김 아나운서는 서울에 직장을 얻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여자친구를 가까이 두고 싶었던 것. 그래서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내고 2005년 SBS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응시했다.
“오빠가 사표를 냈다고 했을 때 걱정하는 기색 없이 ‘잘했다’고 격려해줬어요. ‘시험에 떨어지면 부모님 사시는 대전에 내려가 다시 시작해야 해’ 하고 걱정하기에 ‘내가 매주 대전 내려갈게’라면서 안심시켰고요. 그 말에 용기를 얻었는지 오빠는 합숙훈련까지 잘해냈고 그해 합격했어요.”

3년 열애 끝에 사랑 결실 맺은 아나운서 커플 김일중·윤재희

1~2년간 신혼생활을 즐긴 뒤 아이를 낳을 예정이라는 두 사람은 “작은 일에도 큰 행복을 느끼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SBS에 입사한 뒤 김 아나운서는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커플링을 낀 김 아나운서를 본 한 기자가 “여자친구 있어요?”라고 물었을 때 “마음에 둔 사람이 있다”고 솔직하게 대답했다고. 하지만 그것이 화근이 돼 두 사람은 헤어질 뻔한 위기를 겪었다고 한다.
“곧바로 인터넷에 ‘김일중 아나운서, 윤재희 앵커와 결혼 전제로 교제 중’이라는 기사가 올라온 거예요. ‘유명인도 아닌데 괜찮겠지…’ 싶었는데 그날 장모님께 전화가 왔어요. 장모님은 ‘아직 두 사람 모두 나이도 어리고 상견례도 안 했는데 무슨 결혼이냐. 그렇게 성급한 사람인 줄 몰랐는데 정말 실망했다’며 헤어지라고 하셨죠. 눈앞이 캄캄했어요. 저희 부모님은 ‘여자 쪽에서 충분히 그렇게 반응할 수 있는 일이다. 어서 찾아뵙고 자초지종을 설명하라’고 하셨죠.”
윤 앵커 역시 인터넷 기사에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두 사람은 마침 윤 앵커의 아버지가 생신을 맞자 함께 고향인 대구에 내려갔고 다행스럽게도 윤 앵커의 아버지가 당시의 상황을 차분하게 설명하는 김 아나운서를 마음에 들어한 덕분에 이후 본격적으로 결혼 얘기를 하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도 갈등은 있었다. 담배를 끊기로 다짐했던 김 아나운서가 약속을 어긴 것이 화근이었다.
“재희가 눈치 챌까봐 만날 때는 물론 차 안에서도 담배를 피우지 않았는데, 어느 날 재희가 자기 집 앞에서 제가 담배 피우는 모습을 몰래 본 거예요. 전화를 한 재희가 싸늘한 목소리로 ‘나한테 뭐 할 말 없냐, 숨기는 거 없냐’면서 ‘잔뜩 찌푸린 얼굴로 담배 피우는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 오빠의 거짓말에 지금까지 쌓아온 믿음이 흔들린다’고 말하는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어요.”
그러나 윤 앵커는 지난해 ‘긴급출동 SOS 24’ 촬영 때문에 김 아나운서가 필리핀으로 떠났을 당시 뉴스를 진행하던 중 필리핀 마닐라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했다는 속보를 전해 듣고 남자친구에 대한 자신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새삼 깨달았다고 한다.
“어느 지역으로 간다는 말을 못 들었기에 덜컥 겁이 났어요. 속보를 전해 듣자마자 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아무리 해도 안 받더라고요. 2시간 동안 뉴스를 진행해야 하는데 그동안 오빠에 대한 걱정 때문에 프롬프터(진행자가 카메라를 보면서 원고를 읽을 수 있도록 돕는 장치)가 눈에 안 들어왔죠.”
다행히도 뉴스가 끝나자마자 김 아나운서에게서 무사하다는 전화가 왔다고 한다. 필리핀의 통신상태가 좋지 않아 전화연결이 안되고 윤 앵커가 보낸 문자도 한참 후에야 받았다는 것. 윤 앵커는 원망과 안도의 감정이 섞여 한참 동안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사귄 지 1천일 되는 날 프러포즈
김 아나운서는 교제한 지 1천일 되는 날 윤 앵커에게 프러포즈를 했다고 한다. 두 사람이 자주 데이트하던 공원에서 자동차 안에 윤 앵커를 앉혀놓고 차 밖에서 춤을 추면서 더 네임의 ‘사랑은’을 립싱크했다고.
“차에서 내린 오빠가 부산하게 움직이기에 ‘혹시 청혼하려나?’ 하고 기대했어요. 노래가 끝난 뒤에는 무릎을 꿇고 꽃다발과 반지를 내밀더라고요. 웃음이 나면서도 은근히 로맨틱했어요.”
김 아나운서의 부모는 윤 앵커를 딸처럼 예뻐해준다고 한다. 김 아나운서가 평소 애교가 부족한 윤 앵커에게 ‘텔미 댄스’를 가르쳐주는 등 ‘애교 특훈’을 한 덕분이라고.
“가족 중에 재희처럼 아담한 체구를 가진 사람이 없어서인지 꼭 인형을 보듯 신기해해요(웃음). 얼마 전 어머니는 ‘재희가 찜질방에 함께 가자고 했다’면서 제게 자랑하시더라고요.”
두 사람은 1~2년간 신혼생활을 즐긴 뒤 아이를 낳을 예정이라고 한다. 김 아나운서는 “아직 둘 다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당장 아이를 가질 계획은 없지만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면 긴 팔다리는 나를 닮고 뽀얀 얼굴과 아기자기한 성격은 여자친구를 닮으면 좋겠다”며 윤 앵커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았다.

여성동아 2008년 5월 5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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