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한 햇살 같은 연기자 임정은

처음 본 순간 ‘참 착하게 생겼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순수한 매력을 가진 연기자 임정은(26). 요즘 그는 SBS 아침드라마 ‘물병자리’에서 주인공 ‘명은서’로 사느라 일주일 내내 정신없이 바쁘게 지낸다. 매일 오전 8시30분이면 촬영장소로 이동하면서 DMB폰으로 자신이 출연하고 있는 드라마를 보며 모니터링하는 것은 빼놓지 않는 일과 중 하나. “매일 아침에 방영하는 일일드라마라 자칫하면 시간을 놓칠 수 있어서 이동 중에 휴대전화로 봐요. 제가 어떻게 나왔는지, 연기는 어땠는지 일단 확인해보고, 촬영 후 집에 돌아와 꼼꼼히 다시 보면서 모니터링하죠.”
그가 이번 드라마 출연에 욕심을 낸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드라마 전체에 아침드라마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불륜 코드가 없다는 것.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좀처럼 접하기 힘든 복잡한 심리를 가진 매력적인 역할 때문이라고. 그가 연기하는 ‘은서’는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고 고아원에서 자매처럼 자란 언니에게 자신의 삶을 고스란히 빼앗기지만 후에 자신의 삶과 아이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다.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아이 엄마까지 한 번에 많은 변화를 겪게 돼요. 그리고 교통사고 후 기억상실로 초등학생 정도의 정신연령이 되는 평범치 않은 캐릭터라 연기하기 어려우면서도 재미있어요.”

오간지 소재의 옐로 네크라인 디테일로 포인트를 준 풍성한 실루엣의 시폰 원피스에 독특한 디자인의 아크릴 굽이 포인트인 밴디드 슈즈를 매치했다. 원피스 가격미정, 밴디드 슈즈 가격미정 이상봉. 헤어 장식, 니삭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현재 촬영 중인 분량은 대부분 병원에서 진행되는데, 병원 근처에서 만난 사람들이 알아보고 인사할 때면 아침드라마의 위력을 실감한다고 한다.
“드라마 시작 전까지 저를 알아보시는 분들이 드물었거든요. 그런데 근처 편의점에만 가도 할머니가 저를 보시고는 ‘은서 왔구나’ 그러면서 알은체를 해주세요. 역시 영화보다는 드라마를 많은 분이 보시는 것 같아요(웃음).”
그는 연기자 생활을 영화로 시작해 벌써 몇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수원대학교 연극영화과를 나와 2002년 송승헌·권상우 등이 출연한 영화 ‘일단 뛰어’로 데뷔했다. 이후 ‘사랑하니까 괜찮아’에서 첫 주연을 맡았으며 지난해 로맨틱 멜로 영화 ‘내사랑’과 공포영화 ‘궁녀’에 출연해 안정된 연기로 호평받았다.
첫 데뷔작인 ‘일단 뛰어’에 대해 그는 “그때는 부끄러움을 잘 타고 소극적인 성격이어서 연기하기 힘들었다”고 말한다. 그 영화에 출연하고 나서 연기에 대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고 이후 1년간 연기 연습에 온 힘을 쏟았다고 한다. 연극을 하면서 연기에 대한 기초를 다시 다졌다고. “연기만큼은 잘해내야겠다는 생각에 저 자신을 혹독하게 관리했어요. 저에게는 무척 힘든 시간이었지만 지금 와서 보니 그때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시간이 없었다면 제가 이만큼 오는 것도 힘들었을 거예요.”

아일릿 소재의 네크라인 장식으로 로맨틱한 느낌을 더한 화이트 슬리브리스 톱에 독특한 커팅의 버블 스커트로 개성을 강조했다. 슬리브리스 톱 가격미정, 아일릿 네크라인 장식 가격미정 정희정. 버블 스커트 가격미정 이상봉. 샹들리에 네크리스 20만원대 스와로브스키. 민트 컬러 네크리스 가격미정 티피앤매튜. 위빙벨트 1만8천원 호수스타일닷컴. 스트랩 슈즈 20만원대 더슈. 헤어 장식, 니삭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엄마와 한강 둔치에서 운동하거나 찜질방에서 수다 떨면서 스트레스 풀 때가 제일 행복해요”
겉으로 보기에는 고집이나 오기가 없는 듯 보이지만, 그는 일단 한번 마음을 먹으면 꼭 해내고야 마는 근성도 갖고 있다. “데뷔한 지 얼마 안 돼 오디션을 보러 갔는데, 저더러 너무 통통해서 화면이 잘 안 받는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충격을 받고 운동에만 매달려 결국 살을 뺀 적이 있어요.”
그는 아침에 일어나 헬스장에 가서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2개월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운동만 했다. “피트니스·수영·스쿼시·에어로빅 등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모두 다 들었어요. 밥도 제때 식사만 하고 군것질도 일절 하지 않았죠. 친한 동생과 둘이 했는데 함께 하다 보니 힘들지 않고 재미있게 뺄 수 있었어요.”
몸무게는 3~4kg밖에 빠지지 않았지만 온몸에 근육이 생기고 살이 찌지 않는 체질로 바뀐 것이 그때 얻은 가장 큰 수확이라고. 평소 격렬한 스포츠를 좋아한다는 그는 보드나 웨이크보드, 스킨스쿠버로 체력을 다진다. 요즘은 시간이 없어 운동을 잘 못하지만 잠깐씩 짬이 날 때마다 엄마와 한강 둔치를 빨리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으로 대신한다고.
원래 부산에 살고 있는 어머니는 그의 뒷바라지를 위해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촬영이 없는 날에는 엄마와 운동을 가거나 찜질방에서 수다를 떨면서 스트레스를 푸는데 그때가 가장 마음이 편하다고 한다.
“딸이 저 혼자라 그런지 엄마와 친구처럼 편하게 지내요. 요즘 제가 바빠서 엄마와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해 아마 섭섭해하실 거예요. 그래도 제가 집에 있는 것보다 나가서 일하는 게 더 좋다고 하세요(웃음).”

러플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블라우스에 슬리브리스 톱과 쇼츠로 화사하게 연출했다. 블라우스 가격미정, 옐로 슬리브리스 톱 가격미정 릴리컴즈by전미영. 쇼츠 가격미정 정희정. T스트랩 슈즈 가격미정 이상봉. 선글라스 20만원대 펑크by더오푸스. 니삭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예쁘고 청순한 역할 대신 기억에 남을 만큼 개성 강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어요”
데뷔 초부터 ‘포스트(post) 심은하’라는 별명으로 불린 그는 배우 심은하를 닮은 매력적인 이미지로 사랑받아왔다.
“처음 그렇게 불렸을 때는 무척 기분 좋았죠. 그러다가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연기자가 아닌 제 이미지만 보는 것 같아 속상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아요. 제 몫을 제대로 해내면 언젠가 저를 알아봐줄 테니까요.”
그는 ‘심은하 닮은 연기자’라는 꼬리표보다 ‘참하게 생긴 얼굴’ 때문에 오히려 신경이 쓰인다고 말한다. “실제 성격은 솔직하고 털털한 편인데 사람들은 제 겉모습만 보고 오해하는 것 같아요. 특히 캐스팅 때문에 감독이나 PD들을 만날 때면 강한 이미지가 아니다보니 저를 또렷하게 각인시키지 못해 속상하기도 해요.” 그래서 그는 자신이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을 때는 4~5번씩 감독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가지면서 자신의 모습을 알린다고.
그는 청순하고 조용한 이미지에 갇히는 것이 싫어 좀 더 개성 있고 다양한 캐릭터를 고르려고 노력한다. 지난해 말에 개봉했던 공포영화 ‘궁녀’ 촬영 때는 온몸에 피를 묻혀야 하는 장면에서 피를 최대한 많이 묻혀달라고 조를 정도로 연기에 대한 애착이 강한 편이다.
“데뷔 초에는 아무래도 화면에 예쁘게 나오는 것에 관심이 많았어요. 지금은 그런 것이 중요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저를 보여줄 수 있는 개성 강한 캐릭터를 맡고 싶고, 그 역할로 인해 기억에 남는 연기자가 되는 것이 꿈이에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보다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자’고 마음먹었다는 그는 앞으로 6개월간 계속될 이번 드라마에 당분간 온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한다. 당차고 솔직한 성격처럼 드라마를 통해 자신의 매력을 한껏 드러낼 수 있는 개성 있는 연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