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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격정 토로

무수한 소문의 주인공 나훈아 심경 고백

“베일에 쌓여있던 지난 1년간의 생활, 온갖 소문에 대한 입장”

글·송화선 기자 / 사진·조영철 장승윤 기자

입력 2008.03.21 15:21:00

지난 1년여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온갖 소문에 휩싸였던 가수 나훈아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는 그간 자신을 둘러싸고 세간에 떠돌던 중병설, 신체훼손설, 후배 연예인 부인과의 불륜설 등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무수한 소문의 주인공 나훈아 심경 고백

나훈아(61)는 건강했다. 지난 1월 말, 검정색 수트 차림에 긴머리를 하나로 묶은 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그의 얼굴엔 특유의 미소와 자신감이 가득했다.
나훈아는 지난 2006년 12월30일, 바로 그 호텔에서 열린 연말 디너쇼를 끝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한 뒤 각종 괴소문에 휩싸여왔다. 중병설, 신체훼손설, 후배 연예인 부인과의 불륜설 등 치명적인 소문에도 불구하고 침묵을 지켜왔던 그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13개월 만의 일. 나훈아는 이날 “오늘 아침 날씨가 내 속마음만큼 시리고 차갑다”며 말문을 연 뒤 1시간 동안 작심한 듯 그동안 마음에 담고 있던 이야기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나훈아와 관련된 소문이 시작된 건 지난해 2월. 그의 이름으로 예약돼 있던 서울 세종문화회관 공연장 대관이 취소되면서 증권가 등을 중심으로 ‘나훈아가 잠적했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나훈아는 “잠적 기사가 처음 나오던 날 나는 우리 스태프들과 휴가를 가고 있었다”며 “최초에 기사를 쓴 사람들이 소속사 관계자를 한 번만 만났으면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꿈을 채우기 위해 떠났을 뿐, 세상에 부끄러운 일 한 적 없다”
그는 “나처럼 40년 동안 쉬지 않고 공연을 해온 사람에게는 무엇보다도 ‘꿈’이 중요하다. 그런데 5~6년 전부터 꿈이 고갈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2007년에는 공연 일정을 잡지 않고 재충전을 하려 했다. 한 스태프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세종문화회관에 대관 신청을 해뒀던 데서 이 사태가 시작된 것”이라며 “스태프 입장에서는 공연을 하게 될 때를 대비해 가장 대관 신청이 까다로운 세종문화회관에 예약을 걸어뒀던 것인데, 나는 그 사실조차 몰랐다. 만약 내가 돌연 공연을 취소했다면 전국의 공연장에서 같은 현상이 이어졌어야지 왜 세종문화회관에서만 문제가 생겼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내가 나서서 해명하지 않은 이유는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나는 오랫동안 가수 생활을 했기 때문에 연예계 습성을 잘 안다. 무엇보다 자존심이 무척 상했다. 그래서 침묵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동안 가수로서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는 ‘꿈’을 마음에 담기 위해, 공연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여러 노력을 했다고 한다. 나훈아는 “모자를 눌러쓰고 얼굴을 가린 채 전라도 남원 뱀사골에서 경상도까지 깊은 산골짜기를 걸어다녔다. 사람들 눈에 띄지 않으려고 밥 때를 피해 할머니 혼자 운영하는 인적 드문 식당만 이용하곤 했다. 서울에 올 때는 강원도 삼척·춘천·강릉 지역에서 서울까지 옛 선비들이 한양을 오갈 때 이용한 ‘옛길’을 이용해 걸어왔다. 걷지도 않던 사람이 그렇게 걸으려니 죽을 것 같았지만, 마음속에 꿈이 하나 둘 들어오는 느낌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나훈아는 지난해 2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관을 돌연 취소한 뒤 중병설과 은퇴설, 신체훼손설, 후배 여배우와의 염문설 등 각종 소문에 휘말려왔다. 그와 관련된 소문의 확산과정을 정리했다.

2007년 2월 세종문화회관 대관 예약을 돌연 취소하고 운영하던 기획사 아라기획 사무실 폐쇄.
2007년 10월 중병설, 해외 도피설, 은퇴설 등 확산. 일부 언론 보도.
2007년 12월 중순 신체훼손설, 야쿠자 관련설 등 괴소문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확산.
2008년 1월 초 나훈아가 서울 시내에 나타났다는 제보 이어짐.
2008년 1월17일 염문설의 주인공으로 지목된 김혜수와 김선아가 소속사를 통해 괴소문 연루설 전면 부인.
2008년 1월21일 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신체훼손설 등 근거 없는 것으로 잠정 결론.
2008년 1월22일 나훈아 소속사 통해 “기자회견 갖겠다” 발표.
2008년 1월25일 나훈아 기자회견 열고 1시간에 걸쳐 각종 소문에 대해 밝힘.


무수한 소문의 주인공 나훈아 심경 고백

나훈아는 1년여 만에 공식 석상에 선 자리에서 바지를 벗으려는 행동까지 하며 자신을 둘러싸고 확산되던 갖가지 소문을 모두 부인했다.(좌)


그러나 긴 여행 끝에 서울에 돌아왔을 때 그를 기다리고 있던 건 후배 연예인 부인과의 불륜설이었다고 한다. 나훈아는 “내가 남의 마누라를 빼앗았다고, 가정파괴범이라고 하더라. 실제는 물론이고 꿈에서라도 내가 남의 마누라를 탐했거나 가정을 파괴했다면 나는 ‘개XX’”라며 원색적인 단어를 쓰면서까지 그 같은 세간의 소문을 부인했다.
“우리나라는 간통죄가 있는 법치국가다. 만약 실제 그런 일이 있었다면 법적으로 벌써 문제가 됐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인 그는 “사람들이 수군수군대는 걸 참을 수 없어 전국을 샅샅이 돌고 싶던 원래 마음을 접고 하는 수 없이 외국에 나갔다”고 말했다.

“후배 연예인 부인과의 불륜이 사실이면 나는 개XX” 원색적 표현 쓰며 소문 부인
무수한 소문의 주인공 나훈아 심경 고백

그는 외국에서 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한 대학의 특별 프로그램에 입학해 영어로 강의를 듣고 숙제하느라 수시로 밤을 지새우며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았다고. 나훈아는 “한참 나이 어린 교수에게 ‘얼리 버드(early bird·일찍 일어나는 새, 부지런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성실하게 생활했다”며 “하지만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한국인들이 나를 알아보기 시작해 1년 목표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그만두고 말았다”고 밝혔다.
“그러고는 한국에 들어와 보니 이젠 멀쩡한 사람을 죽이더라. 부산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후두암에 걸렸다, 온갖 몹쓸 병·죽을병에 걸렸다…. 나는 지난해 초부터 부산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내가 같은 장소에 3분만 서 있으면 ‘나훈아가 어디 갔다’고 소문이 난다. 그런데 누구 하나 나를 봤다는 사람도 없이 소문만 났다.”
감정이 격앙된 나훈아는 “물론 내가 잘못한 것이 있겠고, (나도 모르게) 뭐 한 게 있을 수도 있지만, (사람들은) 나를 단두대에 올려놓고, 숨통을 조이고 북을 치고 장구를 쳤다. 그래서 다시 떠났다”며 말을 이었다.
그는 이때 출국한 뒤 14개국을 방문하며 세계를 돌아다녔다고 한다. 이집트 카이로, 모로코 카사블랑카 등을 여행했는데 한번은 갑자기 귀와 코에서 피가 쏟아져 나왔다고. “하지만 (죽을병에 걸렸다는 세간의 소문과 달리) 약도 없이 다 나았다”고 한다. 나훈아는 이 사건을 거론하며 “나는 건강하다. 암에 걸리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이후 기자회견의 클라이맥스가 시작됐다. 그가 자신을 두고 떠돌던 두 후배 여배우와의 염문설과 야쿠자에 의한 신체훼손설을 정면으로 거론한 것이다. 나훈아는 “외국 여행에서 돌아와 보니 이젠 삼류 소설이라고도 볼 수 없는 얘기가 떠돌더라. 야쿠자가 나오고…, 기가 막힌 거다”라며 격앙된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가다 갑자기 “내가 공부했던 말 중에 ‘씽 이즈 빌리빙(Seeing is believing·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이란 게 있다. 이제 여러분이 원하는 대로 하겠다”고 말하더니 허리띠를 풀고 지퍼를 내리면서 탁상 위로 뛰어올랐다. 이어 “밑에가 잘렸다는데, 5분을 보여드리겠다. 아니면 그냥 믿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눈 깜짝할 새 벌어진 일에 회견장이 술렁였다.
나훈아의 기자회견을 보기 위해 참석했던 팬클럽 ‘나훈아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 등이 “믿습니다”라고 소리치자 바지를 추스른 뒤 자리에 앉은 그는 “오늘 내가 나온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라며 “나 때문에 (나와 염문설이 떠돈) 김혜수·김선아 두 후배가 피해를 보는 것을 견딜 수가 없었다. 나는 이미 엉망진창이 됐지만, 두 후배에 대한 잘못된 소문은 꼭 바로잡히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66년 ‘천리길’로 데뷔한 나훈아는 70년대 남진과 함께 최고의 남자 가수로 군림했고 이후에도 ‘사랑’ ‘잡초’ ‘갈무리’ ‘무시로’ 등 숱한 히트곡을 발표해왔다. 지난 83년 후배 가수 정수경과 결혼해 1남 1녀를 둔 그는 지난 2006년 데뷔 40주년 기념 콘서트를 여는 등 쉼 없이 활동해왔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40~60대 팬 30여 명이 참석해 ‘나훈아님, 사랑합니다’ ‘나훈아님, 힘내세요’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그를 응원했다. 그러나 나훈아가 이날 회견 말미에 “제 가슴에 꿈이 없으면 (더 이상 공연을) 못합니다. 여러분들에게 떼밀려서가 아니라 제가 못합니다. 제가 힘듭니다”라는 말을 뒤로한 채 회견장을 떠나 이것이 연예계 은퇴를 시사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기자회견 후 다시 모습을 볼 수 없는 나훈아의 근황을 알기 위해 소속사에 전화를 해봤지만, 소속사 관계자는 “당분간은 공연 계획이 없으며, 기자회견 후 어떻게 지내는지에 대해서는 우리도 잘 모른다”고 말했다.
그가 각종 괴소문으로 인한 마음의 고통을 이기고 다시 팬들 곁으로 돌아오길 기대한다.
‘나훈아에게 전처 빼앗겼다’ 소문 당사자 연예인 A씨 입장

나훈아는 기자회견에서 후배 연예인 A씨 전처와 부적절한 관계였다는 소문에 대해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못박았다. 이에 앞서 A씨는 지난 2006년 한 스포츠신문와의 인터뷰에서 “톱스타에게 전처를 빼앗겼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당시 A씨는 한 스포츠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톱스타와 자신의 전처는 80년대 초반부터 서로 알고 지낸 사이로, 전처는 자신과 결혼한 후에도 톱스타와 만남을 지속했고 이 문제로 결국 파경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A씨가 언급한 톱스타가 나훈아라는 루머와 함께 소문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나훈아는 기자회견에서“만약 내가 남의 부인을 탐했거나 그런 마음을 조금이라도 품었다면 여러분들의 집에서 키우는 개XX다”라며 소문을 강력히 부인했다.
나훈아가 기자회견을 연 직후 A씨는“사업 차 외국에 나가 있었기 때문에 기자회견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내용은 알고 있다. 황당했지만 더 이상 이 사건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 과거 일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 무엇보다 아내에게 미안하다. 아내가 이 일로 몹시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재혼해 현재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40~60대 팬 30여명과 7백 명가량의 내외신 기자가 참석해 나훈아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글·김명희 기자


여성동아 2008년 3월 5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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