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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표현력 키우는 예술 놀이

예술가 아빠 2인이 일러줬어요~

기획·박경화 기자 / 사진·현일수 기자 조세일‘프리랜서’

입력 2008.03.11 17:38:00

창의력·표현력 키우는 예술 놀이

아트디렉터 아빠 천재용의 미술놀이
창의력·표현력 키우는 예술 놀이

미술도구만 있으면 자연스럽게 그림을 그리는 니은(왼쪽)과 그래(오른쪽).


아이들을 위한 문화예술체험 공간인 헤이리의 ‘딸기가 좋아’ 기획과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아트디렉터 천재용씨(30). 밖에서는 쌈지의 인테리어와 전시·상품을 기획하는 디렉터이자 ‘천재용그림’ 전시회를 연 작가로 바쁘게 활동하지만, 집에 돌아오면 두 딸 니은(4)과 그래(2)의 다정한 아빠로 변신한다.
“아이들에게 특별히 미술을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당장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오감을 통해 미술을 보고, 듣고,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해요. 아이의 마음속에 이런 감상들이 차곡차곡 쌓이면 자연스럽게 창의력이나 표현력, 감수성이 발달하지 않을까요?”
천씨는 아이들이 자유롭고 재미있게 미술을 느낄 수 있도록 신경 쓴다. 꽃은 이렇게, 나무는 저렇게 그리라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크레파스와 스케치북 등 미술재료를 던져준 뒤 아이들 스스로 상상력을 발휘해 그리게 하는 것. 무엇이든 ‘미정‘의 상태로 두면 생각에 따라 무궁무진한 답이 나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기 위해 틈날 때마다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져요. ‘니은아, 사랑이 뭐야?’라는 식으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들의 의미를 아이에게 묻지요. 같은 질문을 반복해도 상황에 따라 아이의 답이 달라지는 것을 보면 하나의 어휘 속에 얼마나 많은 뜻을 담을 수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미술뿐 아니라 교육에서 중요한 건 아이 스스로 배워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천씨는 앞으로도 아이들이 세상을 신기하고 재미있는 곳으로 받아들이고 관찰과 자극을 통해 스스로 생각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배려할 계획이다.
내 맘대로 미술놀이 아이에게 커다란 스케치북과 신문지, 잡지, 파스텔 등 다양한 미술재료를 준 다음 마음껏 놀게 내버려둔다. 아이 스스로 재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엄마나 아빠는 옆에서 지켜보면 된다. 아이가 신문지를 찢어 눈처럼 뿌리면 “펑펑 눈이 내리네”라고 호응해주는 것도 효과적. 미술놀이를 하는 중간 중간에 “니은이가 그리는 것은 뭐야?”라는 식으로 질문하며 아이의 생각을 표현하도록 유도한다.
그림 그리며 글자 공부하기 숫자나 한글을 가르칠 때 단순히 형태와 이름을 외우게 하지 말고 그림처럼 접근해본다. 숫자나 글자카드를 주고 모양을 따라서 그리게 유도하면 OK! 처음에는 뒤집어진 숫자나 전혀 엉뚱한 모양을 그릴 수도 있지만 몇 번 반복하면 아이가 자연스럽게 모양을 기억하게 된다. 이때 “이 숫자의 이름은 일이야”라고 알려주면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숫자나 글자를 익힐 수 있다.

창의력·표현력 키우는 예술 놀이

가족이 모여 동요를 부르거나 멜로디언으로 간단한 멜로디를 연주하는 등 작은 음악회를 열면 음악을 재미있고 친근하게 여길 수 있다.


바순 연주자 아빠 임성훈의 음악놀이
창의력·표현력 키우는 예술 놀이

임성훈씨가 연주하는 바순(왼쪽). 어릴 때부터 음악을 접해서인지 아이들 모두 음악을 놀이처럼 즐겁게 생각한다(오른쪽).


근주(12)와 근우(8) 두 아들의 아빠이자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에서 수석 단원으로 바순을 연주하는 임성훈씨(41). 아내 김유미씨(41) 역시 바순 연주자라서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부모가 연주하는 낮고 깊은 음색의 바순연주를 듣고 자랐다.
“음악교육 하면 무조건 악기를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잖아요. 악기를 배우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건 음악을 제대로 감상하는 것이에요. 음악만 잘 들어도 3~4종류의 악기를 배우는 것보다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임씨는 아이를 붙들어 앉혀놓고 음악을 듣게 하면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강조한다.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아이들이 무의식적으로 멜로디를 외울 수 있을 만큼 계속해서 들려주는 것이 포인트. 음악을 감상하면서 무슨 악기가 사용됐는지, 어떤 느낌이 드는지, 작곡가는 누구인지 등 다양한 화젯거리를 만들어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다. 근주와 근우의 경우 어릴 때부터 모차르트의 바순협주곡을 자주 들려줬더니 어느 날 연주회에 간 근주가 연주자의 틀린 음을 바로 알아차렸다고 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클래식, 재즈 등 다양한 종류의 음악회에 아이들을 데려가는 것도 좋아요. 음악회에 가기 일주일 정도 전부터 공연될 음악을 미리 들려주는 것도 방법이고요. 아이들이 공연장에서 지루함과 답답함을 느끼는 건 음악이 낯설고 생소하기 때문이에요. 집에서 들어 익숙해진 음악이 실제로 연주되는 것을 보면 흥미를 느끼며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어요.”
음악감상은 창의력과 감성 발달에 영향을 미치고 ‘듣는’ 일에도 도움을 준다. 음악을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듣기 훈련이 돼 청각이 발달하는 것이다.
“아이들 모두 처음 영어를 배울 때 몇 번 들어보지 않은 단어도 정확하게 발음하더라고요. 음악을 통해 귀가 예민해져서인지(?) 생소한 단어도 명확하게 듣는 것 같아요. 음악을 들으며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로 자라고 덤으로 듣기 능력까지 향상되니 일석이조 아니겠어요(웃음).”
연주 속에 나온 악기 찾기 아이들과 음악을 들을 때 어떤 악기가 사용됐는지 찾게 한다. 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재미있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고, 좀더 집중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오케스트라의 현란한 곡은 악기 찾기가 어려우니 피아노나 바이올린 협주곡처럼 찾아내기 쉬운 곡으로 시작해 4중주, 5중주로 늘려간다. 악기의 소리와 함께 악기 모양을 아는 것도 중요하므로 연주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함께 보며 음악을 감상하는 것도 방법.
가족들만의 작은 음악회 어릴 때부터 음악이 재미있다고 느끼며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악이 낯설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이라는 인상을 주려면 가족 음악회를 여는 것이 효과적. 음악회라고 해서 거창한 건 아니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배운 동요를 부르거나, 멜로디언이나 리코더 같은 악기를 이용해 간단한 멜로디를 연주하면 된다. 신나는 분위기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하면 음악을 친근하게 여기는 것은 물론 가족간의 정도 돈독해질 수 있다.

여성동아 2008년 3월 5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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