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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논술 실력 높이는 독서습관 들이기”

전국독서논술경시대회 초등부 대상 김지민양 엄마 윤정희씨 조언

기획·송화선 기자 / 글·최지영‘자유기고가’ / 사진·조세일‘프리랜서’

입력 2008.01.12 13:33:00

초등학교 1학년생 김지민양은 매일 아침 일어나면 아침밥을 먹기 전에 책부터 꺼내드는 ‘책벌레’다. 그 덕에 최근 초등학생 대상 논술대회에서 최고상을 받았을 만큼 논술 실력도 탄탄하다. “책이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장난감”이라고 말하는 지민양의 엄마 윤정희씨를 만나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독서교육에 대해 들었다.
“아이 논술 실력 높이는 독서습관 들이기”

최근 동아일보사와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가 공동 주최한 전국독서논술경시대회에서 초등부 대상을 받은 김지민양(9)은 책읽기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그에게 책읽기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놀이 가운데 하나라는 것.
“지민이는 ‘하루 종일 책만 읽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책을 좋아해요. 그래서 독서논술경시대회에 내보냈죠. 대상까지 받을 줄은 몰랐는데 심사위원들이 지민이를 보고 창의력과 표현력이 뛰어나 자기 연령대를 넘어서는 수준 높은 책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겠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하더라고요. 그 얘기를 듣고 비로소 지민이가 그 부분에 남다른 재능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지민양 엄마 윤정희씨(38)는 “경시대회에 대비해 특별히 공부를 시킨 것도 없는데, 평소 꾸준히 책을 읽어온 게 좋은 결과로 나타난 것 같다”며 입을 열었다. 윤씨는 중학교 영어교사로 일하는 ‘워킹 맘’. 그래서 “다른 엄마와 비교하면 자녀교육에 들이는 노력이 절반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지민양이 독서와 논술 쪽에 두각을 나타내는 건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독서를 공부가 아닌 생활로 여기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지민이는 제 배 속에 있을 때부터 책을 읽었어요. 제가 태담을 많이 했거든요. 쉼 없이 말을 걸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책도 읽어줬죠.”
지민양을 낳은 뒤 1년간 육아휴직을 신청해 직접 아이를 키운 윤씨가 가장 신경 쓴 점도 책과 친해지게 만드는 것이었다고 한다. 윤씨는 지민양이 생후 6개월 될 무렵부터 어린이용 전집류를 구입한 뒤 매일 창작동화·과학·전래동화 등 파트별로 한 권씩 뽑아서 총 5권의 책을 큰 소리로 읽어줬다고.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태담으로 독서교육, 조금 큰 뒤에는 전집류 구입해 매일 5권씩 읽어줘
“참 신기했던 게, 제가 책을 읽기 시작하면 그 어린아이가 장난을 치거나 다른 짓을 하지 않고 열 권이면 열 권의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집중해서 들었다는 거예요. 좀 더 커서 혼자 앉을 수 있게 된 뒤에는 제가 책을 읽어주다가 ‘책장 넘겨’ 하면 스스로 책장을 넘기기도 했죠. 지민이가 첫아이였기 때문에 전 세상 모든 아이가 다 그렇게 책을 좋아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나중에 네 살 터울의 둘째를 키워보니 그게 아니더군요(웃음). 타고난 기질이 다른 것일 수도 있지만, 제 생각엔 둘째를 가졌을 때는 여러모로 바빠서 지민이에게 한 만큼 열심히 태담을 하지 않은 이유도 있는 것 같아요.”
윤씨는 책을 읽어주다가 어려운 단어가 나오면 쉽게 설명해줬고, 아이가 좀 더 자란 뒤부터는 책을 다 읽어준 뒤 내용에 대한 느낌을 함께 나누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독서교육’도 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지민양은 저절로 한글을 배워 다섯 살 때부터 혼자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아이 논술 실력 높이는 독서습관 들이기”

김지민양은 평소 꾸준히 책을 읽는 것으로 논술 공부를 대신한다.


“아이가 막힘없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가장 고민된 것 가운데 하나가 어떤 책을 골라주느냐 하는 거였죠. 신문·잡지 등에는 너무 정보가 많아서 오히려 뭘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제가 선택한 방식은 엄마들 사이에 퍼지는 입소문에 따라 책을 고르는 거였어요. 앞서 아이에게 책을 읽힌 적 있는 엄마들의 조언이 가장 정확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소리가 나거나 장난감이 붙어 있는 요란한 책, 학습 만화 등은 되도록 사주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고 한다. 책 읽는 습관을 들이려면 이야기로만 돼 있는 책이 적절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 또 단골 서점과 도서대여점을 정해놓고 그곳에서만 책을 구입하거나 빌림으로써 아이의 성장 단계마다 적절한 책을 추천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단계에서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는 단계로 넘어갈 때 가장 중요한 건 ‘재미있는 책’을 골라주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엄마의 이야기를 듣는 것과 직접 책을 읽는 건 완전히 다른데, 그 변화의 과정에서 책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게 하려면 ‘재미’가 꼭 필요하다는 거죠. 그래서 저는 위인전이나 사회탐구 전집처럼 제가 읽히고 싶은 책보다 창작동화 같이 아이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먼저 챙겼어요.”
윤씨는 지민양이 자신만의 책 읽는 취향이 생긴 뒤부터는 원하는 책을 스스로 고를 수 있는 기회도 주기 시작했다고 한다. 함께 서점에 가서 아이가 읽고 싶다는 책을 사준 것. 대신 지민양과 손가락을 걸고 ‘네가 읽고 싶은 책뿐 아니라 엄마가 골라주는, 꼭 읽어야 하는 책도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고는 한 달에 네 권씩 다양한 장르의 책을 추천해주는 독서교실에 등록했어요. 아이가 재미를 위해 읽는 책과 함께 1주일에 한 권 정도씩만 좋은 책을 읽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윤씨는 서재, 거실, 아이 방 등 집안 곳곳에 책장을 마련해둬 지민양이 책을 가까이하며 언제든 읽을 수 있게 만들어두기도 했다고 한다. 그 덕분인지 지민양은 가끔 “위인전은 너무 지루해요”라고 투정을 부리기도 하지만, 꾸준히 책을 읽고 있다고. 윤씨는 이 과정에서 아이의 논리력과 사고력이 부쩍 자라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초등부 저학년 논술 문제는 창작동화 ‘오웬과 음제’의 일부분을 읽고 좋은 친구에 대해 쓰라는 것이었어요. 지민이는 ‘이 책을 읽고 누구나 마음만 통하면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좋은 친구를 사귀려면 노력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글을 썼죠. 그걸 보면서 아이가 책읽기를 통해 조금씩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정리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것 같아 뿌듯했어요. 앞으로도 지민이가 책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도록 꾸준히 도와줄 생각입니다.”

여성동아 2008년 1월 5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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