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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한은희 강추! 가족여행지

충남 서천

아름다운 해넘이와 다양한 해양생물 표본·한산모시 구경해요~

기획·송화선 기자 / 글 & 사진·한은희‘여행작가’

2007. 12. 20

한 해가 저무는 12월이면 서해안은 해넘이 여행객들로 북적인다. 그중에서도 충남 서천은 일출과 일몰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인기 높은 곳. 우리나라 대표 특산품인 한산모시의 본고장으로 한산모시 새벽 5일장과 한산모시전시관 등도 둘러볼 수 있는 서천에서 한 해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해보자. 첫째 날 비인 5층 석탑-마량포구-점심식사-서천해양박물관-서천이색체험마을-저녁식사-숙박 둘째 날 서천이색체험마을-한산모시 새벽 5일장(매 1일·6일)-아침식사-한산모시관-꽃시루떡방아간-서천수산물특화시장-점심식사-귀가

충남 서천

마량포구의 해돋이 풍경.


첫째 날
충남 서천

백제시대 석탑 건축양식을 보여주는 비인 5층 석탑.


백제시대 석탑 건축양식 보여주는 비인 5층 석탑
서천군 비인면 성북리 18번지에 있는 비인 5층 석탑은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백제계 석탑으로 역사적 의미가 깊다. 신라는 고구려·백제를 정복해 3국을 통일한 뒤 완전한 통일을 이루기 위해 전통문화를 파괴했다. 이 때문에 전국적으로 백제시대에 건축된 석탑을 찾아볼 수 없으며 백제의 석탑 기술을 활용해 고려시대에 지어진 탑도 손에 꼽힐 정도로 적다. 보물 제224호인 비인 5층 석탑의 특징은 단층기단에, 탑신석(석탑의 몸체를 이루는 돌) 모서리에 기둥을 세웠다는 점. 옥개석(석탑 위에 지붕처럼 덮는 돌)이 기단보다 더 넓어 어딘지 모르게 불안정해 보이는 게 매력이다. 도로변에 눈에 띄는 이정표가 있어 찾아가기는 어렵지 않으나 마을에 감싸여 있어 멀리서는 탑이 잘 보이지 않는다. 성북리 마을 입구에 주차장이 있으니 그곳에 차를 세우고 마을 안 골목으로 걸어 들어가자.
찾아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춘장대IC로 나와 우회전, 서천 방향 21번 국도를 따라가면 성내사거리에 닿는다. 이곳에 비인 5층 석탑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있다.

일출과 일몰을 한자리에서~ 마량포구
바다를 향해 생선 꼬리지느러미처럼 튀어나와 있는 마량포구는 매년 11월 말부터 이듬해 2월 초순까지 일출과 일몰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곳. 양쪽에 바다를 품고 있는 독특한 지형 구조 덕분에 한자리에서 등만 돌리면 아침 해와 저녁 노을을 모두 볼 수 있다. 매년 12월31일이면 전국의 해맞이객들이 몰려들어 해넘이해돋이 축제를 연다. 상세한 축제정보는 서천군청 홈페이지(www.seocheon.go.kr) 축제마당을 참고할 것. 마량포구 인근에는 아름다운 동백 8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마량리 동백숲도 있다. 찾아가는 길 비인 5층 석탑에서 나와 성내사거리에서 우회전. 607번 지방도를 따라가면 길이 마량포구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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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해양박물관에 전시된 거대한 브라이드 고래 골격과 바닷소리를 들을 수 있는 대형 소라.


다양한 해양생물 표본 보며 바다의 매력에 푹 빠지는~ 서천해양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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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해양박물관에서 내려다보이는 전경.


지난 2002년 서천군 서면 마량리 언덕 위에 문을 연 서천해양박물관은 우리나라 바다를 비롯, 아시아 지역에 살고 있는 다양한 어패류와 산호류를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전시관에는 길이 1.2m의 식인조개를 비롯한 패류 15만여 점, 고래상어·흑새치·대형가오리 등 어류 2천여 점, 초가집산호·벌집산호 등 산호류 5백여 점, 암모나이트·어룡화석 등 화석류 1백여 점, 바다가재·닭새우 등 갑각류 1천여 점의 표본이 전시돼 있어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거대한 브라이드 고래의 골격과 대형 철갑상어·가오리·바다뱀 등 5백여 마리의 어종이 자유롭게 헤엄치는 대형 수족관도 인기. 하지만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것은 풍선처럼 불룩하게 부풀어오른 몸을 뾰족한 가시가 온통 뒤덮고 있는 가시복어 표본이다. 아이들은 그 앞에서 얼굴 가득 바람을 머금고 복어를 흉내 내다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기 일쑤다. 전시관이 끝나는 지점에는 아이들이 직접 물고기를 잡아볼 수 있는 터치풀이 마련돼 있어 체험학습장 역할도 한다. 철갑상어와 작은 열대어가 들어 있는 터치풀에서 손 사이로 빠져나가는 물고기와 한바탕 씨름한 뒤엔 바로 뒤에 있는 파도소리 체험장으로 가자. 이곳에서는 둥근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대형 소라를 귀에 대고 바닷소리를 들을 수 있다.
전시관을 나와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오르면, 3D 입체영화 상영관이 있다. 박물관 관람객은 무료로 화면에서 상어가 튀어나오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바다 이야기 입체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해양박물관에서 마지막으로 관람할 것은 충남애니메이션고 학생들이 그린 박물관 외벽 그림. 벽 가득 다양한 해양 생물이 그려져 있어 다채롭고 아기자기한 느낌을 준다. 박물관 관람을 마친 뒤 나와서 다시 한 번 그림을 보면 하나 둘 새롭게 알게 된 해양 생물의 모습이 보일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해양 생물 찾기 게임을 하면 방금 배운 내용을 자연스럽게 복습하며 또 하나의 추억을 쌓을 수 있을 듯하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입장료는 어른 4천원, 어린이 2천5백원이다. 문의 041-952-0020 www.scmm.co.kr 찾아가는 길 마량포구에서 5분 거리로, 서천읍으로 되돌아나오는 길 오른쪽 언덕 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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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식물예술원에 전시돼 있는 예쁜 모양의 옹기.(좌) 서천이색체험마을에서 엄나무 칼국수 만들기를 체험하는 모습.(우)


다양한 옹기와 아름다운 정원 보고 엄나무 칼국수 만들어 먹어요~ 서천이색체험마을
서천군 기산면 화산리 서천이색체험마을은 다양한 체험을 한자리에서 할 수 있는 시골체험마을이다. 분재정원·연꽃정원·미로정원·분재전시장 등으로 구성된 서천식물예술원과 엄나무체험장 등이 모여 있다. 마을 안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돌담에 둘러싸인 분재정원이 눈에 띈다. 건너편으로는 연꽃정원과 미로정원이 보인다. 지난 2003년 기산초등학교 교장에서 퇴임한 김재완씨가 사비를 털어 조성한 이 정원에는 다양한 분재와 김씨가 전국에서 모은 옹기(질그릇)·탑·솟대·전통 석물 등이 전시돼 있다. 김씨가 직접 기른 분재의 예술성도 눈길을 사로잡지만, 그보다 더 눈에 띄는 건 희귀한 수집품들이다. 특히 김씨가 지난 59년부터 수집해온 1천여 점의 옹기가 인상적이다. 눈·코·입을 그려넣은 소줏고리(양조주를 증류시켜 소주를 만들 때 쓰는 옹기), 뱀 모양 막대기로 장식된 굴뚝, 나비와 잉어 그림이 그려져 있는 커다란 물독 등 독특한 옹기가 많다. 분재정원을 나와 연꽃과 옥잠화 등이 심어져 있는 연꽃정원을 지나가면 새로운 정원이 이어진다. 태아가 엄마의 자궁 안에 누워 있는 모습이 미로로 만들어져 있는 미로정원이다. 잔디 대신 애란(잔디처럼 정원을 장식하는 지피식물)이 깔려 있어 정취를 더하는 이 정원을 돌아보고 난 뒤엔 분재전시장에서 분경을 해보자. 분경은 화분에 화초 등을 심어 자연의 경치처럼 꾸민 것을 가리키는 말로, 방문 1주일 전까지 체험을 신청하면 전시장에서 작은 화분과 분재, 마사토, 장식돌 등을 제공해 분경을 체험할 수 있다. 온 가족이 함께 분경하는 데 드는 비용은 3만원 선이다. 서천식물예술원을 다 둘러본 뒤 마을에서 마련하고 있는 ‘엄나무 칼국수 만들기’ 체험을 해도 좋다. 약재로 쓰이는 엄나무 어린잎을 따서 말려 곱게 빻아놓은 가루를 밀가루에 섞어 반죽한 뒤 둥글게 밀어 적당한 크기로 썰고, 서천 갯벌에서 채취한 싱싱한 바지락을 듬뿍 넣어 끓여내면 완성. 마을에서 담근 김치와 곁들여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엄나무 칼국수 만들기 체험료는 1인당 5천원. 이 마을에서는 민박을 할 수 있는데 가격은 방 한 개당 3만원이며, 미리 주문하면 1인당 한 끼 5천원에 식사도 준비해준다. 문의 011-9823-6116(방세종 위원장), http://esec.go2vil.org 찾아가는 길 서천해양박물관에서 나와 21번 국도 따라 서천읍으로 진입. 서천외곽도로를 타지 말고 서천읍내로 들어가 서천특화시장 앞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이용하면 읍내를 통과하게 된다. 진행하다 한산 방향 이정표를 따라가면 길 왼쪽으로 서천이색체험마을 진입로가 보인다.

둘째 날
우리나라 대표 특산품 한산모시 제작과정 생생히 관찰할 수 있는 한산모시 새벽 5일장
충남 서천

한산모시와 다양한 물건이 거래되는 한산모시 새벽 5일장.


한산모시로 잘 알려진 서천군 한산면은 매달 1일과 6일로 끝나는 날에 이른 아침을 맞이한다. 모시의 완성품인 ‘필모시’와 태모시를 이로 쪼개 가늘게 이어붙인 ‘모시굿’, 모시의 원료가 되는 ‘태모시’ 순으로 장이 열리기 때문. 모시는 새벽 백열등 밑에서 바라볼 때 훨씬 반지르르하고 곱게 보이기 때문에, 모시의 상품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장이 이른 새벽에 열린다. 이 장날 풍경을 구경하려면 가장 먼저 갈 곳이 한산모시판매장. 새벽 5시경 이곳에 가면 손에 손에 모시를 든 아주머니들이 하나 둘 모여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은 모시의 폭과 길이가 규격(모시 1필=폭 31.5cm×길이 2160cm)에 맞는지를 검사한 뒤 ‘검사필’ 도장을 찍어주는 곳으로 이 도장을 받아야만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상인들은 가장 먼저 이곳에 들른다. 이후 모시장이 서는데 중국산이 대거 수입되면서 가격이 많이 떨어져 상품 50만원, 중품 40만원, 하품 25만원 선에 거래가 이뤄진다고 한다. 요즘처럼 모시 비수기 때는 가격이 더 떨어지므로, 구매를 원하는 이에게는 오히려 적기일 수 있다. 필모시 거래가 얼추 끝나면 바로 모시굿 시장이 열린다. 모시굿은 베틀에 걸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모시실로, 필모시를 판 상인들이 모시를 짜려면 이 실을 사야 한다. 모시굿 시장이 파해가고 서서히 날이 밝아오는 오전 7시, 한산모시판매장 밖 광장에는 다시 장이 선다. 이번엔 태모시장이다. 모시풀을 베 껍질을 벗겨 만든 태모시는 모시굿의 원료로, 좀 전 장에서 모시굿을 판 상인들이 다시 태모시를 구입해 장을 떠난다. 모시 제작과정이 필모시·모시굿·태모시 등으로 분업화돼 있어 각자 자기 직업에 필요한 재료만 순차적으로 구입하는 이런 시장이 열리는 것. 이곳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특산품 가운데 하나인 한산모시의 모든 것을 생생히 관찰해보자. 찾아가는 길 서천이색체험마을에서 나와 좌회전해 가다가 삼거리에서 29번 국도를 따라 왼쪽으로 진입하면 한산모시전시관 앞을 지나 한산면소재지에 닿는다. 면소재지로 진입해 오른쪽으로 한산버스터미널이 보이는데, 모시장은 터미널 뒤쪽에 있는 한산모시협동조합(041-951-7747) 앞 광장에서 열린다.

모시기능자들의 모시 제작과정 볼 수 있는 한산모시전시관
충남 서천

한산모시전시관에서 관람할 수 있는 모시짜기 시연 모습.(좌) 모시는 백열등 아래에서 보면 훨씬 반지르르하고 곱게 보인다.(우)


모시는 통풍이 잘되고 땀 흡수력이 좋아 여름옷을 만들 때 널리 쓰이는 우리의 전통 옷감이다. 특히 서천군 한산지역에서 만든 모시는 ‘한산모시’라 하여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서천군 한산면에 있는 한산모시전시관은 한산모시에 관한 모든 것을 보여주는 곳. 모시의 역사가 기록된 옛날 서적과 모시를 만드는 데 필요한 베틀, 다양한 모시 제품 등이 전시돼 있다. 또 모시기능자들이 번갈아가며 작업하는 전통 공방이 있어 모시풀에서 실을 잣고 새하얀 모시를 만들어내는 제작 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개관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입장료는 어른 1천원, 초등학생 3백원이다.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문의 041-951-4100 찾아가는 길 한산모시협동조합 앞 광장에서 나와 다시 29번 국도를 타고 왔던 길을 되짚어 가면 오른쪽으로 잔디밭과 한산모시전시관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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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넣어 떡을 만드는 꽃시루떡방아간.(좌) 싸고 싱싱한 횟감을 구입할 수 있는 서천수산물특화시장.(우)


꽃향기 가득한 전통 떡 백화점~ 꽃시루떡방아간
서천군 화양면 봉명리 망천마을에는 꽃을 넣어 떡을 만드는 ‘꽃시루떡방아간’이 있다. 이 마을에서 직접 농사지은 쌀가루에 제철에 따서 손질해둔 꽃을 넣어 만드는 꽃떡은 이 마을 특산물이다. 떡에 들어가는 꽃의 종류는 무척 다양해서 서천의 대표적인 꽃인 붉은 동백꽃부터 아카시아꽃·맨드라미꽃·무궁화꽃·홍화꽃·원추리꽃·장미꽃 등이 모두 재료로 사용된다. 화전처럼 떡 위에 꽃을 얹는 게 아니라 떡을 만들 때부터 아예 꽃을 넣는 것으로, 동백꽃떡은 갈색, 홍화꽃떡은 노란색 등 아름다운 천연색을 자랑한다. 이 방아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떡은 동백흑미인절미·홍화캔디떡·구름떡 등인데 배송 주문 등이 많으므로 방문 전 떡 종류를 골라 미리 주문해두는 것이 좋다. 문의 041-951-0824 찾아가는 길 한산모시전시관 앞에서 29번 국도를 따라 좌회전해 가면 화양면소재지 입구에 닿는다. 그곳에서 오른쪽으로 진입하면 다리 건너 화양초교 앞으로 이어진다. 화양초교 지나 바로 나오는 버스정류장 못미처 농로를 따라 우회전해 들어가면 방앗간이 보인다.
알아두면 좋아요
먹을 것

충남 서천
서천군 서천읍 군사리에 있는 서천수산물특화시장에서는 싸고 싱싱한 횟감을 구입할 수 있다. 1층 수산시장에서 횟감을 사가면 2층 식당에서 반찬과 함께 상을 차려준다. 매운탕과 공기밥 포함, 1인당 4천원. 오전에 하나 둘 문을 열어 수산물시장은 오후 8시, 2층 식당들은 오후 10시까지 영업한다. 게장백반을 잘하는 샘터식당(041-953-7717)과 순두부가 맛있는 향토식당(041-952-4186)도 유명하다. 샘터식당 영업시간은 낮 12시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1인분에 7천원이다. 향토식당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하며 순두부 1인분에 5천원이다. 두 식당 모두 명절 외에는 쉬지 않는다.

잠잘 곳

한산모시 새벽 5일장을 보려면 서천이색체험마을에서 숙박하는 것이 좋다. 인근에 있는 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 내 오두막집도 괜찮다. 이용료는 규모에 따라 3만2천원부터 9만원 사이. 문의 041-953-2230 www.huyang.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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