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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아버지와 아들

설운도·이승현 부자 인터뷰

“어릴 적 아버지 모습에 반해 가수 꿈 키웠어요”

글·김명희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7.07.23 11:47:00

아버지와 아들은 굳이 가르치고 배우려고 하지 않아도 핏줄을 통해 대물림되는 그 무엇을 통해 닮기 마련이다. 아버지의 재능을 이어받아 가수 데뷔를 준비하고 있는 이승현군과 자신과 같은 길을 가려는 아들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는 설운도를 만났다.
Father‘s Story “아빠가 젊었을 적엔 말야~”
설운도·이승현 부자 인터뷰

지난 83년 ‘잃어버린 30년’으로 데뷔한 이래 지금까지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수 설운도(49·본명 이영춘). 가요계에서 그는 신산한 삶을 버텨내며 성공한 입지전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서울 생활을 시작한 지 30년 가까이 된 지금까지 버리지 못하고 있는 투박한 경상도 억양은 고달팠던 지난날의 흔적이자 그의 자부심의 원천이다.
부산 해운대에서 유복한 가정의 3남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때 아버지의 사업 실패와 병환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한동안 형제 모두가 학교 끝나기 무섭게 집으로 달려가 일을 해야 생계를 꾸릴 수 있는 생활이 계속됐다. 친척의 도움으로 어머니가 사업을 시작, 생계 고민에서 벗어나자 그는 어릴 적부터 갈망하던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군 복무를 마친 직후였다.
“늦은 밤 서울에 도착했는데 갈 데가 없었어요. 통금시간은 다가오고 할 수 없이 역 주변에 세워져 있던 청소 리어카 속에 들어가 자다가 도둑으로 몰려 파출소로 끌려갔어요.”
서울 생활 첫날부터 쓴맛을 톡톡히 본 그는 그럴수록 이를 악물었다. 낮에는 식당, 주유소, 청과물상회, 김밥공장에서 일을 하고 밤에는 자신이 설 무대를 찾아 클럽을 전전했다.
“마땅한 거처가 없어 주인 없는 빈 점포에서 박스 깔고 담요 한 장으로 겨울을 나기도 했죠.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얼어 있었지만 그래도 그 시절엔 그게 고생인 줄 몰랐어요.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성공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옷 한 벌 달랑 들고 무대를 찾아 헤매면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자 주변에는 조금씩 그를 알아주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했다. 노래를 꽤 잘한다는 소문이 돌았고 한 매니저의 눈에 띄어 본격적으로 피아노와 작곡 공부를 시작했다. 그로부터 5년 동안 그는 미친 듯이 음악공부에 매달렸고 82년 KBS에서 주최한 ‘신인 탄생’이라는 프로그램에서 5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83년 6월, 전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남북이산가족 찾기’는 그에게도 잊을 수 없는 일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로 시작되는 데뷔곡 ‘잃어버린 30년’이 이산가족 찾기의 주제곡처럼 불리면서 그 역시 하루아침에 스타덤에 올랐기 때문. 그 후로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원점’‘나침반’‘다함께 차차차’‘쌈바의 여인’ ‘여자 여자 여자’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그는 “젊은 시절의 시련이 오늘의 나를 있게 했다”고 말한다.
“돌아보면 잘 걸어온 것 같고 혹독한 시간을 이겨낸 데 대해 감사해요. 어려움을 겪은 덕분에 항상 자만하지 않고 열심히 하루를 소중히 생각하며 활동할 수 있는 저력이 생긴 거라 생각합니다. 힘들 때는 항상 어려웠던 시절을 생각하며 기운을 내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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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s Story “가수가 되려고 한 달 만에 20kg 뺐어요”
설운도·이승현 부자 인터뷰

설운도가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달려왔다면 아들 승현군(17·미국 LA 페닌슐라 하이스쿨 10학년)은 지금 막 시험 주행을 마치고 탄탄한 고속도로 출발점에 서 있다. 설운도와 배우 출신인 부인 이수진씨(46) 사이의 2남1녀 중 장남인 승현군은 현재 중국 베이징 CCTV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비목어’의 주제곡 ‘오늘만 울거야’를 부른 데 이어 한국에서는 ‘U’라는 예명으로 올가을쯤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얼마 전에는 설운도가 출연했던 한 TV 토크 쇼에 잠깐 얼굴을 비쳤던 것을 계기로 인터넷 검색어 순위 상위에 랭크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손바닥으로 가려질 듯한 작은 얼굴에 커다란 눈 코 입이 꽉 들어차 있어 만화 주인공을 연상케 하는 승현군은 ‘공부를 잘하면 좋겠다’는 부모의 바람과는 달리 일찍부터 연예계 진출을 꿈꾸었다고 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 손에 이끌려 자주 공연장에 따라가곤 했는데 무대에 선 아버지 모습이 무척 멋있어 보였거든요. 유명한 가수 형, 누나를 만나는 것도 좋았고요(웃음).”
승현군은 지난 1년 반 동안 유학생활을 하면서도 공부보다 합창부 활동을 더 열심히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설운도는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물려받은 아들이 자랑스럽긴 하지만 가수가 되는 것에는 선뜻 동의할 수 없었다고 한다.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다져온 자신과는 달리, 온실 속 화초처럼 곱게 자란 아들이 정글 같은 연예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승현군의 열정을 가늠해보기 위해 작은 테스트를 해보기로 했다.
“저 녀석이 지난해까지만 해도 98kg이 나갔어요. 아무래도 그 몸으로는 가수를 하기 힘들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지나가는 말로 ‘가수를 하려면 살을 좀 빼야 될 텐데’라고 살짝 떠봤죠.”
승현군은 아버지의 말이 나오기 무섭게 다이어트에 돌입, 한 달 만에 20kg을 감량했다.
“고기를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일단 식단을 채식 위주로 바꾸고 저녁 5시 이후론 음식을 입에 대지 않았어요. 그리고 눈만 뜨면 러닝머신 위를 달렸죠. 일단 조금씩 몸이 가벼워지기 시작하니까 자신감이 생겼어요. 무엇보다 입고 싶은 옷을 마음껏 입을 수 있는 점이 좋아요. 하지만 쉽게 살이 찌는 체질이라 지금도 채식 위주로 식사 조절을 하며 체중관리를 하고 있어요.”
“집념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보기 위해 몸무게 이야기를 꺼냈던 건데…. 아, 내 아들이지만 독한 면이 있더라고요(웃음). 그 정도면 뭘 해도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젊은 시절 나를 보는 것도 같고…. 나도 한번 마음을 먹으면 독하게 해냈거든요. 결혼 초까지만 해도 하루 세 갑씩 담배를 피웠는데 집에 들어와 아내와 아이들이 잠든 모습을 보면서 문득 측은한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 가족의 미래를 위해서는 내가 건강해야 하고 그러려면 담배를 끊어야 될 것 같더라고요. 술은 원래 안 마시니 말할 것도 없고…. 그날부터 담배를 딱 끊고는 지금까지 손도 안대고 있어요.”

Betogether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가족, 그리고 노래…”
설운도는 자신의 뒤를 따라 가수의 길을 걷게 된 아들을 보며 요즘 어머니에 대한 마음이 더욱 애틋해진다고 한다. 그에게 노래 솜씨를 물려주었고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도록 정신적으로 뒷받침을 해주었던 어머니가 현재 심한 당뇨와 합병증으로 투병 중이기 때문이다.
“당뇨에 좋다는 건 다 구해다 드렸는데 합병증으로 병세가 악화돼 신장 등 온몸의 장기가 모두 약해진데다가 시력도 현저하게 떨어져 거동하기도 불편하세요. 제가 대신 아파드릴 수도 없고…. 답답한 노릇이죠. 제가 노래에 대한 열정을 갖게 된 것도, 힘겨운 나날들을 딛고 인기를 얻은 것도, 슬럼프에 빠졌다가 재기한 것도 모두 자식들을 위해 고통을 묵묵히 이겨내신 어머니 덕분인데….”
이제 그의 꿈은 아들과 함께 한무대에 서는 모습을 어머니께 보여드리는 것이라고 한다. 승현군 역시 아버지와 할머니를 실망시키지 않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제가 공식적으로 데뷔를 하기 전에 얼굴을 알린 건 분명 아버지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는 운이 좋죠. 하지만 앞으로는 누구의 아들이 아닌, 오롯이 제 실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할 생각입니다.”

여성동아 2007년 7월 5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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