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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김명희 기자의 스타 건강학

뮤지컬 배우 최정원

글·김명희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7.05.18 16:12:00

무대 위에 서면 늘 엄청난 열정을 뿜어내는 뮤지컬 배우 최정원. 친정엄마와 딸과 함께 운동을 하며 건강을 다지고, 집 앞 텃밭에서 채소를 직접 키워 식탁에 올린다는 그가 들려준 행복하고 건강한 삶의 비결.
뮤지컬 배우 최정원

남자를 유혹하는 섹시한 아가씨(‘렌트’의 미미), 말괄량이 노처녀(‘듀엣’의 소냐), 딸의 결혼을 앞둔 40대 주부(‘맘마미아’의 도나)까지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폭넓은 배역을 소화해내고 있는 뮤지컬 배우 최정원(38). 그를 처음 본 순간 내일모레 마흔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까무잡잡한 피부와 긴 팔다리는 타고났다 해도 아직까지 23인치 허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건 노력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배에 왕(王)자도 새겨져요(웃음). 아침에 윗몸일으키기를 백 번씩 하거든요. 몸매를 예쁘게 가꾸는 건 배우로서 생명력을 길게 가지기 위한 기본자세 중 하나예요.”

Health Secret - “신선한 채소를 매일 따먹을 수 있는 텃밭은 딸의 체험학습장이기도 해요”
뮤지컬 배우 최정원

그는 학창시절 체력장에서 ‘특A’ 등급을 받을 만큼 운동신경이 뛰어난 편이다. 지금도 100m를 15초 내에 주파할 자신이 있는 그는 특히 수영, 수상스키, 스쿠버다이빙 등 물에서 하는 운동은 다 좋아한다고 한다. 지난 2000년 수중분만으로 딸을 낳았는데 물을 두려워했다면 이 역시 불가능했을 것이다.
“뮤지컬을 시작했을 때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호흡이었어요. 계속 춤을 추면서 흔들림 없이 노래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폐활량을 늘리려고 잠수 훈련을 받았어요. 수영장에 가면 오래오래 잠수만 하는 거죠. 잠수로만 100m까지 간 적도 있어요. 그 이후로 물과 친해졌고 물 속에 있으면 인어공주가 된 듯 편안해지더라고요.”
그의 가장 좋은 운동 파트너는 친정어머니. 모녀가 같이 수영을 시작했는데 엄마의 수영 실력은 그보다 한 수 위라고 한다.
“얼마 전 수영장에 갔는데 누가 접영을 멋지게 하고 있더라고요.‘누굴까’ 궁금해 하며 넋을 놓고 보고 있는데 풀에서 나오는 걸 보니 저희 엄마더라고요(웃음). 처음엔 실력이 비등비등했는데 이젠 제가 따라잡지 못하겠어요.”
친정엄마와 함께 운동을 하는 건 바깥일을 하는 자신을 대신해 살림을 맡고 있는 엄마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이기도 하다. 항상 “고맙다”고 말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끼기에 함께 운동하고, 사우나에도 가고, 가끔은 술도 한 잔씩 기울이며 속 깊은 대화를 한다는 것.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걸 좋아하는 그는 3년 전부터는 스쿼시를 시작했다. 골프를 배우려고 스포츠센터에 등록했다가 맞지 않아 스쿼시로 바꿨는데 짧은 시간에 큰 운동효과를 얻을 수 있어 배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골프는 실내연습장에서 퍼팅만 하고 있기가 따분하더라고요. 그렇다고 필드에 나갈 시간은 없고…. 스쿼시는 끊임없이 몸을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역동적인 걸 좋아하는 제 성격에도 잘 맞고 100% 유산소 운동이라 심폐기능 강화에도 도움이 돼요. 그리고 무엇보다 벽면에서 튕겨나오는 경쾌한 공 소리를 들으면 쌓였던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느낌이죠.”
일하는 주부가 가족 건강까지 챙기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면에서 그는 무척 부지런하다. 아파트 화단에 작은 밭을 만들어 상추며 깻잎, 고추 등 채소를 직접 길러 먹는데 건강에 좋을 뿐 아니라 교육효과도 만점이라고.
“집이 아파트 1층인 점을 십분 활용, 화단에 여러 가지 채소를 심었더니 여느 시골 집 부럽지 않은 텃밭이 됐어요. 직접 키운 채소에 간장, 식초, 레몬즙, 올리브 오일을 섞어 만든 드레싱을 뿌려 간단한 샐러드를 만들어주면 남편과 아이가 무척 좋아하죠. 요즘은 갓 나온 여린 상추가 샐러드용으로 가장 좋아요.”
집 앞에 텃밭이 생긴 후 가장 좋아한 이는 바로 수중분만으로 태어나 엄마만큼 유명세를 탄 딸 수아(8)다. 초등학교 2학년인 딸에게 텃밭은 살아 있는‘체험학습장’이라는 것.
“아이가 많은 것을 배우는 계기가 됐어요. 씨를 뿌리고 돌보는 과정에서 사랑을 주어야 잘 자란다는 걸 알게 됐고 그렇게 소중하게 키운 재료로 만든 음식을 남기는 게 나쁜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됐으니까요.”
그의 집 냉장고에는 ‘고기는 적게 채소는 많이, 소금은 적게 식초는 많이, 설탕은 적게 과일은 많이’라는 글귀가 붙어 있다. 친정어머니로부터 대물림해온 집안의 요리 철칙인데 어려서부터 그렇게 만들어진 음식에 익숙해진 그에게도 간간하고 단 음식에 대한 유혹은 늘 있다고 한다. 때문에 음식을 만들 때마다 그 글귀를 한번씩 읽어보고 꼭 지키려고 노력한다고.

Lifestyle - “딸에게 공부 강요하기보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도록 돕고 싶어요”
뮤지컬 배우 최정원

딸과 그는 대화를 통해 정서적 교감을 느끼려 애쓴다. 집 안에는 항상 음악을 틀어놓고 발레 동작, 스트레칭을 같이하기도 한다고. 또 한 달에 한 번은 공연을 보여준다.


결혼 10년째에 접어드는 그는 동갑내기 남편 임영근씨(38)와 지금껏 권태기 없이 잘 살고 있다고 한다. 오히려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 지금이 신혼 초보다 훨씬 행복하다고.
“남편은 아직도 제 공연을 볼 때면 떨린대요. ‘배우 최정원’이 자기 아내인 게 실감이 안 난다고…. 남편은 훌륭한 동반자이자 제가 배우임을 느끼게 해주고 힘을 주는 최고의 팬이죠.”
그런 남편을 닮아 딸 역시 엄마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자기 친구들이 ‘수아 엄마’라고 알은척을 하면 꼭 ‘아니야, 뮤지컬 배우 최정원이야’라고 고쳐 말하죠. 얼마 전엔 제 공연을 보고 ‘엄마가 자랑스러워요, 엄마의 입 속에는 좋은 노래와 이야기가 많이 들어 있는 것 같아요’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더라고요. 제가 하는 일을 인정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마음이 고맙게 느껴져요.”
주말은 가족과 함께 보내는 보통 직장인들과 달리 그의 주말은 항상 공연 스케줄로 꽉 채워져 있다. 때문에 남편과 딸에겐 늘 미안한 마음이 앞서지만 남편과 딸은 또 그들대로 다른 스케줄을 만들어 자신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남편이 아이를 데리고 자주 여행을 가는데 얼마 전에는 일본에 다녀왔어요. 수아가 ‘이웃집 토토로’같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만화를 좋아해서 일본에 관심이 많거든요. 여행을 다녀와서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일본어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는 딸이 그렇게 조금씩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나갈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이라고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끊임없이 노력해온 그로서는 당연한 선택일 듯하다.
“학창시절 친구들에게 “넌 뭘 하고 싶니?”라고 물어보면 “글쎄, 점수에 맞춰 대학에 가보면 알겠지”라고 답하는 친구들이 많았죠. 저는 “그건 잘못된 거야. 우리가 왜 야간자율학습을 해야 하니? 정말 네가 하고 싶은 게 뭐니?”라고 되묻곤 했죠.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는데 그런 생각을 갖게 된 데는 어머니의 영향이 컸어요. 제가 고등학교 졸업을 코앞에 두고 오디션에 합격해 학교를 그만둔다고 했을 때 어머니는 단 한 번도 ‘넌 왜 그러니’라고 하지 않으셨죠. 오히려 학교에 찾아가 제가 졸업장을 받을 수 있도록 선생님들을 설득하셨어요. 어머니가 그렇게까지 하시는데 제가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지 않았겠어요(웃음).”
밝고 긍정적인 성격 역시 어머니 덕이다. “엄마, 나는 왜 다른 아이들보다 피부가 까매? 왜 영화배우처럼 예쁘지 않아?”라고 물으면 어머니는 ‘“너는 긴 다리와 쑥 빠진 몸매를 가졌잖아”라며 용기를 주었다.
그 역시 자신의 딸과 대화를 통해 정서적 교감을 느끼려 애쓴다. 집 안에는 항상 음악을 틀어놓고 발레 동작, 스트레칭을 같이하기도 한다고. 또 한 달에 한 번은 공연을 보여준다. 또래에 비해 키가 크고 무용을 잘 하는 딸이 자신의 뒤를 이어 뮤지컬 배우가 되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저 마음속으로만 바랄 뿐이다.
“제 작은 분신이 뮤지컬을 한다면 더없이 행복하겠죠. 다른 이유에서가 아니라 제가 선배로서 해줄 수 있는 부분이 많으니까. 수학을 전공한다면 제가 무엇을 하겠으며, 사진을 한다면 제가 어떻게 하겠어요(웃음).”

Mind Control - “열심히 노력해서 후회 없을 때 불꽃처럼 사라지고 싶어요”
뮤지컬 배우 최정원

그는 89년 ‘아가씨와 건달들’의 6번 아가씨로 뮤지컬에 데뷔했다. 남들이 다 돌아간 밤 12시까지 연습실에 혼자 남아 연습을 하던 그에게는‘춤 잘 추는 6번 아가씨’라는 별명이 붙었고 두 번째 작품에서 그는 바로 주연을 꿰찼다.
“‘아가씨와 건달들’ 이후 ‘가스펠’에 코러스로 캐스팅됐는데 주인공 역이 멋있어 보여 대사를 다 외우고 주연배우의 말투까지 따라 연습했어요. 그런데 마침 주연으로 캐스팅됐던 선배가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제게 기회가 오더군요. 노력하면 분명히 꿈이 이뤄진다고 믿어요. 설령 이뤄지지 않더라도 그 꿈을 위해 노력한 결과는 제 안에 남게 되죠. 시험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그 내용이 시험에 안 나왔다고 해서 공부한 게 머릿속에서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서울 광진구 나루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듀엣’을 공연 중인 요즘도 후배 배우들보다 먼저 연습장에 나가 자리를 지킨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래야 마음이 편하고 즐겁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잘할 수 있고 그것을 직업으로 가진 아주 축복받은 경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공연을 시작하기 전 항상 감사기도를 드리고 이번 공연이 첫 공연이자 마지막 공연이라는 생각으로 임하죠. 그래도 부족함을 느끼기 때문에 더 연습해서 다음 공연을 준비하는 거예요. 열심히 노력해서 후회가 없을 때, 이 이상 완벽하게 할 수 없겠다 싶을 때 불꽃처럼 조용히 사라지고 싶어요.”
나이가 들어간다는 데 불안감은 없을까, 무대 위를 뛰어다니며 에너지를 발산해야 하는 뮤지컬 배우에겐 하루하루가 다르게 느껴질 텐데, 오히려 그는 “고무적”이라고 한다.
“제가 언제까지 젊고 예쁜 목소리를 낼 수는 없겠지만 깊이는 연륜에 비례한다고 생각해요. 타임머신이 있다 해도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건 경험을 잃고 싶지 않아서죠. 다만 주름이 늘고, 피부도 처지고…. 여자로서는 많이 안타깝죠. 아직도 멋진 남자를 보면 가슴이 쿵쿵 뛰는데…(웃음).”
그는 지난 4월 중순부터 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 신동과 함께 MBC 어린이 프로그램 ‘뽀뽀뽀 아이 조아’의 진행을 맡았다. 공연 일정만으로도 바쁘지만 워낙 아이들을 좋아하는 터라 제안을 받고 흔쾌히 응했다고 한다.
“배우는 맑아야 해요. 하얀색이어야 하죠. 그래서 저는 항상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끼고 다녀요. 그런데 하얀색에 가장 가까운 게 어린이들의 마음인 것 같아요. 좀 더 지난 후에는 배우를 지망하는 불우한 아이들에게 연기를 가르칠 생각이에요. 누구든 열심히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거든요.”

여성동아 2007년 5월 5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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