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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아이와 함께 보는 명화 ①

발레리나들의 끝없는 열정과 노력 담은 ‘발레 교습’

2007. 03. 28

발레리나들의 끝없는 열정과 노력 담은 ‘발레 교습’

에드가 드가, 발레 교습, 1874, 캔버스에 유채, 85×75cm, 파리, 오르세 미술관


발레 공연을 보면 매우 아름답습니다. 어쩌면 저렇게 예쁘게 생겼을까 싶은 무용수들이 화사한 옷을 입고 멋진 춤을 추어 무대 위의 세상을 환상적인 꿈나라로 만듭니다. 그들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은 그러나 혹독한 훈련과 노력의 결과이지요. 완벽한 춤을 추기 위해서는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야 합니다.
얼마나 고생스럽게 연습을 하는지는 발레리나의 발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어여쁜 얼굴, 가녀린 몸매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발은 마디마디 굳은살과 흉터투성이입니다. 가녀린 몸도 사실 극단적인 절식을 통해 만든 것이니 상상 이상의 고통을 감내한 결과이지요.
드가의 ‘발레 교습’에서 우리는 그 힘겨운 연습 광경을 엿볼 수 있습니다. 굵은 지팡이를 짚은 선생님이 무섭게 노려보는 가운데 거울 앞의 발레리나가 열심히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다른 발레리나들은 춤사위를 연구하기도 하고 지친 몸을 달래느라 앉아 쉬기도 합니다. 앞쪽 피아노 위에 걸터앉은 발레리나는 손을 뒤로 돌려 등을 긁고 있습니다. 힘없이 고개를 뒤로 젖힌 소녀의 모습에서 그가 지금 얼마나 피곤한 상태인지 쉽게 눈치 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힘겨워도 아무도 춤을 포기하려는 생각은 없는 것 같군요. 스스로 발레 동작에 몰입해 있거나 쉬면서도 온통 발레 생각뿐인 모습입니다.
옛말에 ‘미쳐야 미친다(不狂不及)’라는 말이 있지요? 미쳐야, 그러니까 미친 사람처럼 좋아하는 일에 정신없이 매달려야, 미친다, 곧 어떤 경지에 이른다는 뜻이지요. 그림 속의 발레리나들은 아직 어린 나이이지만 그 말의 뜻을 잘 아는 소녀들 같습니다.

한 가지 더∼ 발레는 ‘춤을 추다’라는 뜻을 지닌 이탈리아어 ‘발라레(ballare)’에서 왔습니다. 음악과 의상, 무대장치의 도움을 받아 이야기 줄거리나 주제를 춤으로 표현하는 극무용입니다. 동작은 춤과 팬터마임·연기로 구성돼 있으며, 우아하고 물 흐르는 듯하면서도 정확해야 합니다.

에드가 드가(1834~1917) 드가는 금융업에 종사하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화가가 됐습니다. 명문 학교에서 공부를 했고 유명한 선생님들에게서 배운 탓에 정확한 데생과 고전적인 균형감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화풍에 익숙해 있었습니다. 하지만 도회적인 감각을 지니고 일상을 표현하는 데 관심이 많았던 그는 인상파 화가들과 친해진 뒤로는 진취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게 됩니다. 발레리나와 목욕하는 여인들, 승마, 일하는 여성 등을 보수성과 진보성이 함께 어우러진 붓터치로 멋지게 묘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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