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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프라이버시 인터뷰

5년 만에 브라운관 복귀, 가슴 아픈 사랑 연기하는 이미연

글·김명희 기자 / 사진·김성남, 지호영 기자

입력 2007.03.21 11:07:00

자신의 약혼자를 죽인 남자와의 운명적인 사랑, SBS 드라마 ‘사랑에 미치다’에서 이미연이 빠져든 사랑의 모습이다. 드라마 제목처럼 “미치도록 사랑을 하고 싶다”는 그를 만나 연기 소감과 사랑에 관한 속내를 들어보았다.
5년 만에 브라운관 복귀, 가슴 아픈 사랑 연기하는 이미연

“자신의 모든 걸 던져야 미치도록 사랑한다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계산 없이 가슴으로 하는 사랑을 하기 힘든 것 같아요.”
지난 2월3일부터 방영되고 있는 SBS 드라마 ‘사랑에 미치다’ 주연을 맡아 오랜만에 안방극장을 찾은 이미연(36). 드라마 제목처럼 “미치도록 사랑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러게 말이에요” 하며 운을 뗀 뒤 잠시 호흡을 가다듬었다. 2000년 이혼한 그는 지난해 첼리스트와 결혼을 전제로 교제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으나 최근 헤어졌다. 두 사람은 좋은 친구로 남기로 했다고 한다. 질문을 받고 잠시 망설이던 그는 그러나, 곧 예의 씩씩함을 되찾았다.

5년 만에 브라운관 복귀, 가슴 아픈 사랑 연기하는 이미연

결혼 전제로 사귀던 첼리스트와 최근 헤어져
“참…, 어…(웃음). 그래도 미치도록 사랑을 하고 싶어요. 그래서 이번 드라마에 출연하게 된 것 같아요. 사랑, 그리고 사랑이야기를 좋아하다 보니….”
드라마에서 그가 맡은 인물은 결혼식을 이틀 앞두고 약혼자를 교통사고로 잃은 항공사 엔지니어 서진영. 진영은 일곱 살 때 부모를 잃고 할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외로운 유년시절을 보냈지만 한없이 따뜻한 감성을 지니고 있다. 사랑하던 남자를 잃은 슬픔을 가슴에 묻고 꿋꿋하게 살아가던 그는 다시 사랑을 시작한 상대가 약혼자를 죽게 만든 남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혼란에 빠진다. 현실 속에서 과연 그런 사랑이 가능할까.
“말이 안 된다고요? 아니에요. 사랑이 무엇인지 아직도 잘 모르지만 불가능한 사랑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픔을 딛고 일어난 여자가 시간이 지난 후 어렵게 사랑에 빠지고 나중에 그가 약혼자를 죽인 사람이란 것을 알게 된다…, 물론 상상하고 싶지 않은 일이긴 하죠.”
그의 드라마 출연은 2002년 방영된 ‘명성황후’ 이후 5년 만이다. 하지만 아직도 그에게는 명성황후의 강인한 이미지가 남아 있다. 여기에 솔직하고 소탈한 실제 성격까지 더해져 한동안 그는 ‘여자 최민수’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의 운명적인 사랑에 시청자들도 공감하기 위해서는 이전 이미지를 떨쳐내야 하는 부담이 있을 듯하다.
“명성황후 이미지가 아직도 남아 있다는 게 나쁘지는 않아요. 제가 많은 애정을 쏟은 작품이기도 하고 많은 분이 기억해주는 게 고맙기도 하고요. 하지만 저는 아직 완성된 연기자가 아니기에 그저 한 작품씩 하면서 배워나가고 있어요. 기존 이미지가 제 모든 것일 수는 없죠. 연기에 대한 평가는 제가 연기를 마칠 때쯤 이루어지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배우가 작품과 인연을 맺는 건 말이 선택이지, 운명처럼 정해진 게 아닌가 싶다”는 그는 이미 서진영이라는 인물에 흠뻑 빠져든 듯했다. 무엇보다 그의 꿋꿋하고 밝은 성격이 부럽다고.
“그간 연기했던 캐릭터들에 실제 제 성격이 조금씩 녹아 있지만 이번엔 서진영이라는 인물로부터 많이 배우려고 해요. 밝은 면은 실제 제 성격과 비슷하지만 힘든 일이 닥쳤을 때 그걸 극복하는 모습에서는 진영이 훨씬 건강한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들을 차례로 잃고도 꿋꿋하게 견뎌내는 그런 면들…. 사실 저는 어렵게 한고비씩 넘겨왔거든요.”
극중 이미연은 ‘연하남’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친구로 출연하는 이종혁은 세 살, 윤계상은 일곱 살이 어리다. 특히 윤계상의 경우 군 제대 후 처음 출연하는 드라마여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촬영장에서 그는 실제 ‘누나’처럼 따뜻하고 넉넉하게 후배들을 다독여준다고 한다.
“선배들과 작업을 하면 의지가 돼서 좋은데, 연기를 오래 하다 보니 이제는 선배보다 후배들과 함께 일할 때가 많아요. 후배들의 열정에 제가 자극받을 때도 많죠. 친해지기 위해 따로 만나 사적인 얘기를 하기도 하고 후배들의 작품을 보면서 저 스스로 거리감을 좁히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내친김에 그에게 ‘연하남’과의 사랑에 대해 물어보았다.
“글쎄, 특별히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집안에서 막내라 사랑을 받고만 자라서 그런지 저보다 어린 남자한테는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렇지만 사랑에 빠지게 되면 나이는 중요하지 않을 것 같아요. 사람마다 다 다른 법이니까. 나이 들어도 어린아이 같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려도 어른스러운 사람이 있잖아요.”

매일 아침 생수와 홍삼주스, 과일·야채 챙겨 먹으며 건강관리
5년 만에 브라운관 복귀, 가슴 아픈 사랑 연기하는 이미연

오랜만에 만난 그는 얼굴의 고운 선, 시원한 이목구비, 허스키하면서 차분한 목소리와 말투는 변함이 없었지만 작은 얼굴에선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 “나이 드는 것만은 어쩔 수 없더라”는 그는 드라마 촬영을 시작한 후 최상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절대 감기에 걸리지 말자’고 마음을 굳게 먹었다고 한다.
“예전엔 몰랐는데 요즘엔 예쁘다는 인사가 그렇게 고마울 수 없어요. 여배우가 오랜만에 TV에 나오면 얼마나 늙었을까, 얼마나 변했을까 궁금해서 작품을 본다는 얘기를 들었어요(웃음). 자연스럽게 나이 들기 위해서도 그렇고 촬영장 분위기를 밝게 이끌려면 건강이 최우선일 것 같아 무엇보다 먹는 데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몸이 힘들면 짜증이 나니까요. 아침에 일어나 생수를 한 잔 마시고 과일주스와 홍삼주스를 차례로 마셔요. 그다음엔 사과를 먹고 비타민과 영양제도 꼭 챙겨 먹죠. 노력을 많이 하지만 그렇다고 나이 드는 걸 막지는 못하겠더라고요(웃음). 밤샘 촬영을 한 다음 날엔 피부가 엉망이 되는데 감독님도 그걸 아시는지 조명에 신경을 많이 써주세요.”
열여섯 살이던 87년 미스 롯데에 뽑혀 88년 드라마 ‘사랑이 꽃피는 나무’, 89년 영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등에 출연하며 이른 나이에 스타로 자리매김한 그는 얼마 전 한 인터뷰에서 학창시절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일찍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생활인으로서는 모자란 면이 많아요. 혼자 버스를 타본 적도 없고 은행에 가본 적도 없고 혼자 무언가를 한 기억이 없어요. 어떻게 말하면 굉장히 바보 같아 보일 수 있죠.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간다면 평범한 학생으로 살고 싶어요. 열심히 공부하고 여행도 다니고 남자친구도 자유롭게 만나면서….”
“남들은 연기자라서 좋겠다고 하지만 정작 나는 많이 외롭고 힘들었다”는 그가 지금 이 순간 “미치도록 사랑하는” 것은 ‘연기’라고 한다.
“빨리 가정을 꾸려 안정을 찾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어요.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은 연기를 하는 게 가장 행복해요. 그 어떤 수식어보다 배우라는 말이 좋거든요.”

여성동아 2007년 3월 5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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